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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실체, 우리가 배울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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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실체, 우리가 배울 것은?
  • 안계환(독서경영연구원장)
  • 승인 2013.04.15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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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대인 이야기’ 홍인희 지음 | 출판행성:B잎새 펴냄 | 2만8000원

우리가 유대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지극히 단편적인 지식에 불과하다. 유대인의 역사나 유대인에 대한 정보 또한 우리의 시각으로 저술된 것은 거의 없다. ‘민족적 자부심이 뛰어나다’ ‘환경은 척박하지만 교육열이 높다’ 등 우리 민족과의 유사점을 찾으며 ‘유대인을 배우자’고 말들을 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유대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극히 파편적이고 피상적이다.

최근 박근혜 정부의 주요 키워드인 ‘창조경제’를 두고 말들이 많다. 제대로 된 방향성이 정립되어 있지 않기에 어떻게 정책이 실현될 것인지 정부 내부에서도 혼선이 있는 중이다. ‘창조경제’라는 용어는 <창업국가 StartUp Nation>라는 책에서 비롯되었다. 창조과학부 2차관에 내정된 윤종록이 2009년도에 번역하였는데 이스라엘의 벤처산업과 여기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의 성장과 리더십을 다룬 책이다. 또 하나의 이스라엘 관련 도서는 이영선이 지은 <경제기적의 비밀>이다. 1948년 독립 후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인 약소국이 어떻게 지금의 경제를 이루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유대인이야기>는 유대인의 실체와 그들이 세계사에 끼친 영향을 체계적으로 기술한 대하 역사서다. 일반적으로 패망한 민족은 다른 나라 사람들과 섞이는 과정에서 그 문화에 젖어들어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 민족에 귀속되기 마련이다. 아니면 승자가 되어 큰 나라를 이루다가도 세월이 지나면 그들의 본 모습이 바뀌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데 유대민족은 이 이런 흐름을 깨뜨리고 있다. 자신들이 살던 땅을 잃어버리고 4000여년 동안 전 세계를 떠돌며 온갖 핍박과 설움을 겪으면서도 그들만의 유일 신앙과 독특한 이상을 가지고 살아왔다. 정치적 박해는 받았지만 주변 민중들의 99%가 문맹인 속에서 구성원 대부분이 글을 읽고 쓸 줄 안다는 그들의 경쟁력은 ‘부의 역사’를 일구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가?

첫 번째는 실리적인 소통의 중요성이다.
유대인은 계급이 없고 평등 의식이 몸에 배어 있다. 저자는 역사상 최초로 민주주의체제를 만든 것은 유대인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권력자를 신으로 모시고 그 권력을 실행할 뿐 인간인 절대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상이다. 그럼으로써 어느 누구와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실리적인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부에 대한 긍정적 관점과 신용의 중요성이다.
대부분 종교가 부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가르치고 부에 대해서 초월하라고 말하지만 유대교에서는 그렇지 않다. <탈무드>를 비롯한 유대교 경전들에서는 부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신용에 대해 가르친다. 이는 경제적 활동에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해서 새로운 시장이나 산업을 개발하는데 밑바탕이 되었다. 중세 암흑기를 거쳐 근대를 지나 나치시대의 박해에도 그들이 전 세계의 돈줄을 쥐고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한편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국 등 유대인들이 박해를 피해 옮겨간 나라들의 가장 번성했던 시기는 유대인들이 그곳에서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했던 시기였다. 스페인이 갑작스럽게 몰락한 것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번성과 이후 패권이 영국으로 넘어간 것도 모두 유대인의 활동 때문이었다. 그 어떤 역사가도 이러한 고찰을 해 내지 못했다.

셋째로 배움과 교육의 중요성을 말해 준다.
오늘날 미국의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노벨상을 휩쓰는 능력은 그들의 교육에 있었다는 것은 새삼 깨닫게 한다. 그들이 뛰어난 환경과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노벨상을 많이 타고 금융계에서 탁월한 역량을 갖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끊임없이 대물림 하는 학습과 핵심가치의 전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관점은 공동체간 강력한 유대감이다. 수없이 많은 역사적 박해를 받았어도 가난한 이웃과 사회의 약자들을 보살필 줄 아는 배려가 있었다는 점이다.

오늘의 독서경영을 통해 새삼 학습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개인의 능력은 절대 집단의 크기를 벗어날 수 없다. 오늘날 유대인의 성과는 한두 사람만의 노력으로 된 것이 아니다. 이번 대에 안 되면 다음 대에는 이룰 수 있도록 당대에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나는 공부를 안 하지만 너는 해야 한다고 자식을 몰아세우지 말았으면, 나는 불행하지만 너는 행복해지라고 자식을 떠밀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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