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휴양림 숲 내에 살아 숨 쉬는 역사
주변 개심사·해미읍성·천주교 성지도 둘러봐야
▲ 개심사 |
서산시 운산면 가야산과 상왕산 줄기에서 내려오는 용현계곡은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항상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고 있다. 계곡을 따라 천연 산림욕장도 즐비하다.
▲ 해미읍성의 야경 |
▲ 용현계곡 |
고풍저수지와 향수를 느낄만한 터널을 지나 용현계곡에 다다르는 길은 주변이 아름다워 그야말로 좋은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처럼 내내 기분 좋고 상쾌하다. 용현계곡 초입에 다다르면 돌무지 위에 우뚝 서 있는 미륵불이 국보 84호인 마애삼존불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이어 산길을 200m쯤 오르면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서산 마애삼존불상이 보인다. 암벽 가득히 세 부처가 볼이 터질 듯 미소를 머금고 있는 모습이다. 마애삼존불상은 하도 꾸밈없이 밝고 너그러워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데 햇빛의 각도에 따라 얼굴표정과 미소가 달리 보인다. 천진난만하면서도 한없는 사랑과 자비를 담은 표정이 일품이다.
이곳을 내려와 약 1.5km정도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커다란 주차장이 나온다. 차를 주차하고 내리면 상류와 하류 양쪽에 펼쳐진 산림욕장이 시원하다. 주차장에는 조그마한 가게가 있어 필요한 물품은 직접 살 수 있다. 또 인근에는 크고 작은 민박집과 음식점이 즐비해 아무런 준비 없이도 넉넉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곳 용현 계곡은 계곡 자체가 굽이굽이 흐르는 것도 볼거리지만, 무엇보다 산세가 수려하고 물이 맑고 차갑다. 인근에는 신라 말기 세워졌던 보원사 옛터가 있는데, 석조(보물102호), 당간지주(보물 103호), 오층석탑(보물104호), 법인국사 보승탑(보물 105호), 보원사지 법인 국사 보승비(보물 106호) 등이 남아 있다.
용현계곡에서 해미읍성을 가다 보면 충남 4대 명찰로 백제시대에 세워진 개심사가 있다. 입구부터 홍송(紅松)이 자태를 뽐낸다. 솔바람소리에 강한 송진향이 코끝에 전해진다. 절 앞으로 길게 뻗은 연못 중앙의 나무다리를 건너 경내로 들어서면 개심사 특유의 아름다움이 눈앞에 펼쳐진다.
여기에 해강 김규진이 전서체로 멋스러우면서도 장중하게 쓴 '상황산개심사'란 현판글씨도 범상치 않다. 명부전을 지나 왼쪽 산등성이 솔밭에 자리한 산신각까지 올라가면 개심사의 자태가 한눈에 들어온다. 또 멀리 서해까지 흐르는 산자락을 바라볼 수 있다.
개심사에서 자가용으로 5분 정도 가다보면 해미읍성이 나온다.
해미읍성은 조선 성종 22년(1491년)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 쌓은 읍성, 고창의 모양성, 순천의 낙안읍성과 함께 원형이 잘 보존된 성이다. 2㎞ 둘레의 성벽은 매우 훌륭한 산책코스. 본래 해미읍성은 충청도 병마절도사의 영, 즉 사령부가 있었던 곳으로 조선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해미읍성은 우리나라에 남은 읍성 중 보존상태가 가장 양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처절한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성으로 가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100여 년 전에는 일제에 대항한 마지막 의병이 장렬한 최후를 맞은 곳이며, 그보다 앞서 동학혁명 때는 북접군의 본거지로 사용되었고 병인박해 당시에는 천주교인 1천여 명이 고문과 생매장으로 집단 순교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류재민 기자 jaeminwow@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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