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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아프가니스탄은 어떤 나라인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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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아프가니스탄은 어떤 나라인가 (하)
  • 이계홍
  • 승인 2021.09.0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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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아프간 사태를 돌아보고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방향을 살펴보자
아프가니스탄 현지 모습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게다가 아프간 병사들(국민)은 외세에 얹혀 싸울 의사가 없다. 아무리 품질좋은 미국식 민주주의를 접목시켜도 국민이 싫어하는데는 방법이 없다. 아프간 대통령 또한 어느 한 민족의 일원이어서 돈 때문에 친미 성향을 보일 뿐, 근본적으로는 미국을 따를 의사도 없는 사람이다. 아프간이 패망하자 돈만 가득 비행기에 싣고 튀어버린 것이 이를 증명한다.  

미국은 막대한 현금과 원조물품, 군사무기 등 1조달러 이상을 퍼부었지만(일설엔 2-3조달러), 친미 정권은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썩어서 구호품을 빼돌리고, 지원금 횡령, 무기까지 적에게 넘겨주었다. 이런 배신감만을 맛보며 미국은 체면 때문에 전쟁을 수행했으나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여기고 철군하고 말았다.

부정과 부패가 만연한 나라에 더 이상 지원할 이유는 없다고 바이든 정부는 판단했다. 그러나 아프간은 버릴 수 없는 매력을 지닌 국가다. 세계 최대 2차 전지 리튬이 매장돼있고, 텅스텐의 원석인 중석과 희토류, 그리고 북부지역에는 석유가 무진장 매장되어 있다. 이중 리튬은 전자 카메라나 노트북 컴퓨터의 재충전이 가능한 전지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또 전기 자동차에도 리튬전지가 쓰이고 있어 전기 자동차 사용이 일반화된 오늘날 최대 자원국이 될 수 있다. 척박한 사막과 산악지형의 땅을 열강들이 탐내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아프간의 최근 전쟁사를 다시 정리해보자.

러시아(당시는 소련)는 1980년부터 10년간 아프간과 전쟁을 했으나 피해만 입고 철수했다. 이것이 소련이 붕괴, 해체되는 결정적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미국은 9.11테러 후 알카에다와 손잡은 아프간을 침공, 집권 탈레반 정부를 축출하고 친미 정부를 세웠다. 20년 동안 많은 인명피해는 물론 수조 달러의 전비를 쓰고 최근 물러났다. 미국은 몽골-영국-러시아에 이어 네 번째 강대국의 패배 기록을 남긴 셈이다.  

아프간의 저주는 진행 중이다. 이번에는 그 대상이 중국이라고 한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아프간 민족과 같은 계열의 무슬림 종족이다. 이들은 탈레반 정권과 교감이 깊고, 이슬람 수니파가 주류라서 아프간과 같은 계열이다. 신장 위구르는 오래전부터 독립을 갈구해왔다.  

아프간의 미군 철수는 미국이 아프간 바통을 중국에 떠넘기는 타이밍을 잡은 것 뿐이라는 외신 분석도 있다. 신장 위구르 독립전쟁을 탈레반이 돕거나 함께 싸우도록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중국을 분열시킬 수 있다고 보는 전략이다. 

아프가니스탄 국기

앞으로 상황은 중국과 아프간과의 관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필연적으로 두 나라는 전쟁을 할 것이라고 미국은 보고 있다. 미국이 깔아놓은 판 위에서 전쟁을 하게 되니 역설적이게도 중국은 적국이나 다름없는 미국의 대리전을 치르게 되는 셈이다. 이러니 이념전쟁도 아니고, 종교전쟁도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굳이 얘기하자면 강대국과 약소국의 이권 전쟁이다.

그런데 미국이 오판을 하는 점이 있다. 중국과 아프간은 국경을 맞대고 있으니 충돌하더라도 중국이 미국처럼 막대한 전비를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두 나라 모두 게릴라전으로 나라를 세운 전통이 있다. 서로 산악전에 능하다. 그래서 중국의 액션이 관전 포인트가 되지만, 역으로 우호 선린국가로 갈 수도 있다.

양국이 대립보다 협력으로 나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탈레반 정부는 무너진 나라를 접수한만큼 나라를 부강하게 해야 할 책무가 있다. 싸워서 얻는 것은 궁핍이고 피폐상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제2의 베트남의 길을 갈수도 있다고 내다보는 학자들도 있다. 철천지 원수 베트남과 미국은 지금 우방국이 되어있다.

아프간은 또 막대한 국가 건설비용을 한번도 싸우지 않은 중국에게 손을 내밀 수 있다. 서방의 시각으로 보니 필연적으로 중국과 아프간이 싸울 것이라고 보지만, 그 기대대로 가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이간질의 명수 강대국의 개입으로 이런 협력 국면이 깨질 개연성은 더 높다.

이제 미국에 빌붙어 호의호식했던 아프간의 관료나 기득권층 청산이 남아있다. 무슬림의 교리는 무서운 보복정신이 중심이다. 응징을 해야 다시 나쁜 일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함무라이 법전이 있다. 즉 도둑질하면 팔을 자르고, 강간을 하면 생식기를 잘라버리는 율법이다. 물론 살인을 하면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결국 미국 우산하의 지배층은 그간의 호의호식 댓가로 목숨을 내놓아야 할 판이다.(그러니 나라를 잘 운영했어야 했다).

아프간에는 탈레반보다 더 강경한 IS(이슬람) 테러집단이 있다. IS가 벌써 탈레반을 미국과 타협하는 수정주의자로 몰아붙이고 카불 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것은 아프간의 앞날을 어둡게 점치게 하는 신호탄이다. 독한 놈 위에 더 독한 놈이 나타난 꼴이다.

그동안의 세계사는 약육강식의 무대였다. 근현대 들어 자본주의-식민주의-제국주의가 지배하면서 강대국의 탐욕이 끝없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강대국의 마름이 된 국내 세력이 돈과 권력을 독점한 지배계층을 형성한다. 아프간의 친미정부에서 이를 여실히 볼 수 있다. 약소국 국민이 자기 땅 빼앗기고 총알받이가 되는 처지에 그들은 부와 권력을 챙기는 것이다. 우리의 지난 세월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자국민을 외세의 총알받이로 내세우는 한편으로 착취하고 억누르는 지배계급. 이들의 이익과 승리를 위해 국민들은 목숨을 바치는 비극을 떠안았다. 그 전형을 이번 돈 싸들고 도망간 아프간 대통령에게서 본다. 이러니 병사들이 사명감이 있을 리 없고, 미국 병사들 또한 빠져나갈 기회가 오니 기뻐하지 않는 병사가 없었다고 한다.

식민주의 시대에 외세에 기생하여 지배계급이 된 우리의 경우도 냉철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근현대 역사 공부를 한 사람들은 처참한 우리 역사의 자화상을 아프간전쟁을 통해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자본/식민주의 강화와 지속을 위해 제국주의 전쟁의 희생물이 되었던 우리가 과연 지금까지 민족자주, 평화로운 독립을 저해한 세력이 꼭 외세만이었나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주국방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지도자들이 먼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안된다.  누구보다 지도자들이 바른 역사관과 인생관을 정립해야 한다. 지도자 하나 잘 만나나 못만나나가 민족의 운명을 좌우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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