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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동 ‘아람약국’, 세종 최초 심야약국이 갖는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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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동 ‘아람약국’, 세종 최초 심야약국이 갖는 의미는?
  • 이주은 기자
  • 승인 2021.04.19 13:56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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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부재한 ‘심야약국’, 30대 약사 스스로 자정까지 문 열어
소방서에서 오히려 약국으로 이어주기도... 밤늦게 응급환자 생각보다 많아
“누구 한 사람은 밤에도 약국을 열어야죠!”
세종시 아름동 보듬3로 143번지에 위치한 '아람약국' 전경. 365일 연중무휴로 오전 9시부터 오후 12까지 약국 운영을 하고 있다. ⓒ 정은진 기자

[세종포스트 이주은 기자] “오히려 약국을 찾는 분들이 고맙다고 하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세종시 아름동에 위치한 ‘아람약국’. 불이 모두 꺼진 상가에 자정까지 불을 밝히고 있어 응급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용철(33세·사진) 약사는 4월부터 약국을 밤 12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 시작한 '연중무휴'에 이어 그에게는 두 번째 도전인 셈이다.

강용철 아람약국 약사. 지역 주민들에게 아람약국은 항상 친절한 약국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 정은진 기자

보통 오후 8~9시면 문을 닫는 약국들이 많고, 늦어야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는 세종시 약국의 현실 속에서 시민들의 불편을 예상해 스스로 문을 늦게까지 열기로 한 것.

“4년 전에 처음 세종시에 와서 당연하게 심야약국을 시작했는데 그때는 오시는 분들이 없어 운영이 잘 안 됐어요”라는 그는 최근 심야약국에 대한 시민들의 요청과 수요를 파악하고 재개하게 됐다.

고향인 광주는 자정을 넘어 1시까지 운영하는 약국들이 10여 개 이상으로 많은 데 반해, 4년 전 세종시 처음 와서 밤에 문을 여는 약국이 아무 데도 없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고 한다.

물론 밤늦게 오는 응급환자들이 없으면 좋지만, 실제로 응급환자는 밤늦은 시간과 주말 등의 시간에 더 많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

최근에는 주말 밤에 대평동에서 심야약국을 찾다가 아름동까지 오신 손님도 있었다.

강용철 약사는 “문을 안 닫고 열어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지만, 사실은 이런 이야기가 오가지 않도록 세종시에도 심야약국이 활성화되면 좋겠다”며 “아동친화도시만큼 주말이나 밤에 아이들의 발열이나 응급 통증 등 4년 전에 비해 꾸준하게 약국을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고 전한다.

아름약국 내부 전경. 빼곡한 약 만큼 시민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강용철 약사는 평소 약 정보와 건강 상식을 시민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다. ⓒ 정은진 기자

최근에는 소방서에서 심야약국을 찾는 시민들에게 ‘아람약국’을 연결해주겠다고 먼저 연락이 오기도 했다. 119로 심야약국을 문의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심야약국을 운영한다고 해서 시 차원에서 지원금이나 혜택은 전무한 상태다.

아직 밤에 열려있는 약국을 모르는 시민들이 많지만, 알음알음 멀리서도 찾아오셔서 보람이 있다는 강 약사. 그는 평소 사람을 워낙 좋아해 약을 주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기 좋아한다. 특히 어르신 단골이 많을 정도로 약국에서 약뿐만 아니라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누면서 마음과 몸을 치유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저 약만 사 가시는 곳이 아니라, 오가는 따뜻한 관심에 기분이 좋아지는 약국이 됐으면 한다”는 그는 “밤에 문을 여는 것이 아직은 손해가 되지만, 어딘가 한군데는 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젊었을 때 도전할 수 있는 것을 다해보고 싶다는 그는 심야약국을 재개한 취지는 ‘정확한 정보 전달과 몸에 맞는 복약지도’에 있다. 인터넷이 활성화된 요즘, 스스로 판단으로 잘못된 약의 복용사례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많은 시민이 지친 요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마음이 큰 동기부여가 됐다.

심야약국에 대한 정보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세종시 소식을 듣고 강 약사 친구가 직접 제작해준 홍보 전단. 남다른 결단으로 심야약국을 운영하고 있지만, 주변에서는 "꼭 그렇게까지 열심히 사냐?"는 우려 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고.

여기에 밤에 약국으로 오는 상담 전화도 보람을 느끼고 있다. 급한 마음에 전화한 시민들에게 “이럴 때는 약국이 아닌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해주거나, 다른 방법을 제안하며 시민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갑자기 아이가 아프거나, 응급 상황일 때 전문가의 정성이 담긴 말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껴본 사람은 아는 기분일 터.

“약사를 떠나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기분이 좋습니다”라고 전하는 젊은 약사 강용철.

시민과 병원, 소방서와 응급환자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 뿐 아니라, 마음과 마음마저 이어주는 ‘따뜻한 심야약국’이 아름동을 넘어 세종시를 빛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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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휘 2021-05-07 21:07:30
좋아요

김은선 2021-04-21 20:14:15
약사님 친절하시고 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전진희 2021-04-19 23:33:25
늦은시간 까지 약국을 열어 주신덕분에 아이에게 약 잘 먹일 수 있었어요~^^ 약사님 너무 친절하고 감사했습니다~!!

현숙 2021-04-19 23:27:08
정말 친절하세요.^^ 저도 응원합니다.

임가영 2021-04-19 16:12:23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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