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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으로 풀어보는 '하늘이 하늘색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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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으로 풀어보는 '하늘이 하늘색인 이유는?'
  • 황성민 박사
  • 승인 2021.04.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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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 황성민 박사의 보다 가까운 과학 칼럼 (2)]
하늘이 하늘색인 진짜 이유
파란색의 하늘 ⓒ황성민

맑은 파란 하늘은 항상 기분을 개운하게 만드는 풍경이다.

그리고, 호기심 넘치는 어린 아이들의 수많은 질문 중 부모를 가장 난처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는 "하늘은 왜 파란색이에요?" 일 것이다. 이 물음은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던 것이라 "공기 분자가 짧은 파장의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에 하늘이 파랗게 보인다"는 공식처럼 통용되는 답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빛과 색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다음 의문이 바로 떠오를 것이다. 

빛의 파장에 따라 만들어지는 무지개 색의 순서를 보면, 파란색 다음에 보라색이 있다. 보라색 빛의 파장이 파란색 빛보다 더 짧은데, 왜 하늘에 보라색이 보이지 않을까? 이것 역시 "사람의 눈은 보라색보다 파란색에 훨씬 민감하기 때문이다"라고 많이 설명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인포그래픽: 빛의 파장과 색. 사람의 눈에 보이는 가시광의 파장은 400~700nm 정도이며, 파장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인다. 보랏빛보다 파장이 짧은 빛은 자외선(UV), 빨간빛보다 파장이 긴 빛은 적외선(IR)이다. ⓒ황성민

◎ 빛의 파장과 색

빛은 FM 라디오나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각종 무선기기들이 사용하는 전파와 동일한 전자기파다. 

다만 빛은 FM 라디오 영역인 87.5~108MHz나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무선기기들이 사용하는 2.4GHz, 5GHz보다 주파수가 훨씬 높기 때문에 빛을 설명할 때는 1초에 진동회수인 주파수 (1MHz는 1초에 백만번 진동, 1GHz는 1초에 십억번 진동) 대신 전자기파의 길이 특성인 파장을 사용한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파장은 짧아지는데, 전자기파의 경우 FM 라디오 98.5MHz의 파장은 3m이며, 블루투스 2.4GHz의 파장은 12cm다.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의 영역인 가시광의 파장은 400~700nm(나노미터; 10⁻⁹m) 정도로, 1mm의 2백만분의 1 수준이다. 무지개의 일곱 색 중 빨강 쪽 파장이 길고 보라 쪽 파장이 짧다.

인포그래픽(좌) 햇빛이 대기권에서 산란되어 하늘이 파랗게 보인다. 해질녘에는 햇빛이 비스듬하게 대기권으로 들어오면서 공기 중 산란으로 파란빛이 줄어들어 붉게 되며, 하늘도 마찬가지로 붉게 물들게 된다.
인포그래픽(우) 공기 중 빛의 산란. 공기의 기체분자에 의해 빛의 일부 방향이 바뀌는 것을 빛의 산란이라고 한다. 파장이 긴 파란빛은 파장이 긴 빨간빛에 비해 4배 정도 산란이 많이 일어난다. ⓒ 초6 문성빈

◎ 공기 중 빛의 산란

공기는 투명하지만, 공기 중 각종 먼지는 물론, 공기를 이루는 각종 기체 분자 자체에 의해서도 빛의 방향이 일부 바뀌는 산란 현상이 있다.

그 중, 기체 분자에 의한 산란은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많이 일어나고 파장이 길수록 적게 일어나는데, 빨간빛에 비해 파란빛이 4배, 보랏빛은 5배 더 많은 산란이 일어난다.

그런데 왜 하늘에는 보라색이 보이지 않을까?

보라색을 가진 꽃과 사람 망막에 있는 세 가지 원추세포의 색 영역별 감도를 개괄적으로 그린 그래프. 가장 긴 파장의 빛을 감지하는 L-원추세포는 보랏빛도 약하게 감지한다. ⓒ황성민

◎ 사람의 눈이 보는 빛과 색 — 보라색이 파랑 + 빨강인 이유

사람의 눈에서 빛을 감지하는 망막은 기둥 모양의 간상세포와 길쭉한 원뿔 모양의 원추세포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색을 감지하는 원추세포에는 L-원추세포, M-원추세포, S-원추세포 등 세 가지 종류가 있으며, 각각 긴 파장, 중간 파장, 짧은 파장의 빛을 주로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S-원추세포는 보라색과 파란색의 영역에서, M-원추세포는 초록색 주변 영역에서, L-원추세포는 노랑-주황-빨강을 중심으로 하는 영역에서 민감하다.

사람의 뇌에 있는 시각중추는 이 세 가지 원추세포의 반응을 종합해 색을 판별하는데, L-원추세포는 특이하게도 M-원추세포는 감지하지 못하는 보랏빛도 약하게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의 눈은 보랏빛을 깊은 파란색에 빨간색이 약하게 섞여있는 것으로 인지한다. 이렇게 사람의 눈이 보랏빛을 인지하는 특성은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에서도 사소하지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미지 센서를 단순히 빨간빛, 초록빛, 파란빛에 각각 민감한 센서로 구성한 카메라로 무지개를 찍은 사진에는 보라색이 보이지 않고 파란색으로 무지개가 끝나거나 보라색이 아주 희미하며, 제비꽃 같은 보라색 꽃은 짙은 파란색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는 이미지 센서의 빨간빛 센서를 사람의 L-원추세포처럼 보랏빛도 약하게 감지하도록 만들고, 이런 카메라로 무지개를 찍은 사진에는 파란색 아래에 보라색이 제대로 나타난다.

인포그래픽: 왼쪽 - 빨간빛 센서를 보랏빛 영역도 약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만든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 디지털 카메라로 찍는 경우에는 무지개의 보라색이 제대로 보인다. 오른쪽 - 일반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경우에는 무지개의 보라색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초6 문성빈 그림

◎ 하늘이 하늘색인 이유

맑은 정오의 햇빛이 공기 중 기체분자에 의해 산란되는 빛을 색에 따라 나눠보면, 파란빛 100% 기준으로, 보랏빛은 80%, 초록빛은 60%, 빨간빛은 30% 정도 된다.

인포그래픽: 햇빛과 하늘에서 산란된 빛의 각 색영역에 대한 빛의 강도를 개괄적으로 그린 그래프. 하늘에서 산란된 빛은 햇빛 자체에 비해 훨씬 약하지만, 비교를 위해 비슷한 수준으로 그렸다. 빛의 파장이 짧은 보라-파랑 영역에서 산란이 많이 일어나는 반면 빛의 파장이 긴 초록-노랑-빨강 영역에서는 산란이 적게 일어난다. ⓒ황성민

하지만 사람의 눈은 빛의 색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망막에 있는 세 종류의 원추세포가 각각 빛을 감지하는 비율에 따라 색을 인지한다.

우리가 하늘을 바라볼 때, 우리 눈에는 햇빛이 공기 중에서 산란된 것만 들어오게 되는데, 여기서 파란빛과 보랏빛에 민감한 S-원추세포는 강한 신호를, 그렇지 않은 M-원추세포와 L-원추세포는 약한 신호를 만들게 된다.

공기 중에서 산란된 빛에는 M-원추세포가 주로 민감한 초록빛이 L-원추세포가 주로 민감한 노랑-주황-빨강 영역의 빛보다 강하지만, L-원추세포는 M-원추세포와는 달리 보랏빛에도 약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M-원추세포와 L-원추세포가 만드는 신호는 전체적으로 비슷하게 된다.

사람의 시각중추는 이렇게 세 종류의 원추세포가 보내는 신호를 강한 파란빛과 약한 흰빛(백색광)이 섞인 것으로 해석하고, 우리는 하늘을 파란색과 하얀색이 섞인 하늘색으로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 일몰 직후 하늘과 붉은 노을 / 인포그래픽: 해질녘의 햇빛은 대기권에 비스듬히 지나가는데, 대기권의 두께는 지구반경에 비해 매우 얇다. 그래서 해질녘의 햇빛은 정오의 햇빛에 비해 최대 40배 정도로 긴 공기층을 지나가게 된다. ⓒ황성민
사진: 일몰 직후 하늘과 붉은 노을 / 인포그래픽: 해질녘의 햇빛은 대기권에 비스듬히 지나가는데, 대기권의 두께는 지구반경에 비해 매우 얇다. 그래서 해질녘의 햇빛은 정오의 햇빛에 비해 최대 40배 정도로 긴 공기층을 지나가게 된다. ⓒ황성민

◎ 덤으로, 노을이 붉은 이유

해질녘 햇빛은 대기권에 비스듬히 지나가기 때문에 한낮에 비해 공기층을 지나는 거리가 최대 40배 정도로 더 길어지는데, 그 이유는 지구의 반지름이 6371km인데 비해, 대기층 공기는 대부분 고도 15km 안쪽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햇빛이 대기권을 이렇게 길게 지나가면, 파란빛처럼 파장이 짧은 빛은 거의 다 공기 중 산란으로 사라지는 반면, 빨간빛처럼 파장이 긴 빛은 산란이 훨씬 적게 일어나므로 햇빛 자체가 짙은 붉은색이 된다. 햇빛 자체에 워낙 빨간빛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공기 중 산란되는 빛에도 빨간빛이 가장 많아서 해질녘 서쪽 하늘 낮은 부분이 붉게 보이는 것이며, 이 햇빛이 비추는 구름은 더욱 깊은 붉은 색을 띠게 된다. 

황성민 박사
황성민 박사

◎ 필자 소개 

어릴 때부터 넘치는 호기심으로 일찍이 과학의 길로 발을 내디딘 황성민 박사.

그는 고려대학교 물리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은 후 2005년 동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미국 University of Pittsburgh School of Medicine에서 P-A(Postdoctoral Associate) 과정을 거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박사후연구원 근무 후 현재 동 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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