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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後스토리] 네이버가 '동네 이웃'을 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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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後스토리] 네이버가 '동네 이웃'을 말하는 이유
  • 정해준 기자
  • 승인 2021.04.01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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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後(후)스토리'는 이슈가 발생한 '이후'를 조명합니다. 쏟아지는 뉴스 속에 묻혀버린 '의미'를 다룹니다. 놓쳐버린 뉴스 이면의 '가치'를 되짚어봅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2018.7.5/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세종포스트 정해준 기자] 네이버가 카페 서비스를 지역 기반으로 재편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는 지난 26일 동네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이웃 톡' 서비스를 열었다. 코로나19 이후 주변 지역 중심의 소비와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자 기존 지역 기반 카페들을 중심으로 편의성을 개선해 지역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의 유사성을 지적한다. 당근마켓 측도 네이버의 움직임에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우리 동네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디디고 있다. 지역 커뮤니티 중심의 '하이퍼로컬' 시장이 열리고 있는 영향이다.

◇'이웃 톡'은 '당근마켓' 카피캣?…방식 다르지만 서비스 영역 겹쳐

네이버 카페 '이웃 톡'은 지역 커뮤니티에 중점을 둔 서비스다.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이웃 인증'을 완료하면 게시글을 작성해 동네 이웃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이다. 현재 모바일 웹과 네이버 카페 앱의 '이웃' 탭에서 이용 가능하다. 여기서 동네 맛집, 새로 생긴 카페 등을 공유하거나 동네와 관련된 소소한 소식들을 주고받는 식이다.

이 같은 방식의 동네 커뮤니티 기능은 앞서 당근마켓이 지난해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9월 전국 단위로 확대 적용된 당근마켓 '동네생활' 서비스는 동네 이웃끼리 연결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크게 '우리동네질문', '동네분실센터', 관심사 별 게시판으로 나뉘어 세분화된 주제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위치 인증 기반으로 동네 이웃들 간 게시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네이버 카페 이웃 톡과 겹친다.

네이버카페 '이웃 톡' 서비스 (네이버 제공) © 뉴스1

 

당근마켓 '동네생활' 서비스 (당근마켓 제공) © 뉴스1

네이버는 지난해 12월부터 카페 서비스를 동네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때 추가된 이웃 서비스는 개별적으로 파편화된 기존 카페 서비스를 지역 중심으로 한 데 묶어주는 데 집중했다. '맘카페'로 대표되는 지역 단위 카페의 콘텐츠를 이용자 위치 기반으로 모아서 보여주는 식이다. 이웃 서비스는 내 주변에서 가장 인기 많은 카페 게시물을 볼 수 있는 '요즘 HOT' 탭, 근처에서 거래 가능한 중고거래 카페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는 '중고거래' 탭, 우리 동네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카페들을 확인할 수 있는 '인기 동네카페' 탭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최근 '이웃 톡' 탭이 추가된 것이다.

세부적인 서비스 방식을 살펴보면 네이버 서비스와 당근마켓은 상이하다. 위치 인증 기반 중고거래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서비스를 확장하는 당근마켓과 기존 지역 커뮤니티 성격이 강한 카페 서비스를 위치 기반으로 묶어주는 네이버의 서비스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지역 단위로 촘촘한 네트워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퍼로컬'(hyperlocal) 시장이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개화하고 있는 시점에 두 서비스는 이용자 점유율을 놓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에서 해당 영역을 먼저 개척·점유하고 있는 당근마켓 입장에서는 경계심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또 2019년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베트남 지역에서 선보인 중고거래 앱 '겟잇'이 당근마켓 표절 논란이 일었던 전례가 있다. 당시 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는 "네이버가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베낀 사례는 주위에서 몇 번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네이버에서 많은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 작은 스타트업이 4년 동안 밤낮없이 고민하여 만든 서비스를 단 몇 개월 만에 베껴 베트남에서 서비스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하이퍼로컬 시장의 가능성을 입증한 당근마켓의 성장과 함께 로컬 경제에 대한 사회적 수요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규모 있는 기업들이 이 시장에 들어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지만 수년간 이용자와 소통하며 형성해온 유대감, 이용자와 함께 만든 서비스 가치와 문화는 흉내 내지 못할 거라 믿는다"고 이번 네이버 서비스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카페 같은 경우 '맘카페'가 지역 기반 플랫폼 역할을 해왔고, 스마트플레이스 등 지역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를 계속 선보여왔다"며 "서비스가 어떤 엣지를 보여줄지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하이퍼로컬 시장은 피할 수 없는 추세

하이퍼로컬은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서비스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의 활동 반경이 좁아지면서 지역 단위의 촘촘한 네트워크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그룹&CIC(사내 벤처)의 김정미 책임리더는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로 취미, 소비 활동 등이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이웃과 소통하고 싶은 사용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네이버 카페의 이웃 톡 서비스를 통해 더욱 자유롭게 주변 이웃들과 동네 정보를 교환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넥스트도어'는 대표적인 하이퍼로컬 서비스로 꼽힌다. 2008년 시작한 넥스트도어는 동네 기반으로 지역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기능을 중심으로 중고거래, 지역업체광고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갔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락다운(지역 봉쇄) 조치가 내려지면서 고립된 지역 주민 간 생필품·마스크를 나누고 지역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며 넥스트도어는 더욱 성장했다. 지난해 5월에는 이용자가 직접 지도를 보면서 도움이 필요한 주변 이웃을 발견할 수 있는 '헬프맵' 기능을 추가했다. 넥스트도어는 현재 미국, 영국 등 11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국내에서도 당근마켓을 위시한 다양한 하이퍼로컬 서비스들이 출현하고 있다. 지역·관심사별 오프라인 모임을 꾸릴 수 있는 동호회 플랫폼 '소모임',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지역 기반 모임을 제공하는 '우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현재는 지역 커뮤니티라는 큰 틀에서 이용자 점유를 놓고 부딪히고 있는 네이버와 당근마켓은 중소상공인(SME, Small and Medium Enterprise) 영역에서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올해 SME 커머스 시장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지역 SME를 온라인 채널로 흡수해 커머스 플랫폼으로 수익을 높이는 전략이다. 실제 코로나19로 SME의 온라인 전환이 늘면서 지난해 4분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현재는 단순히 네이버 지역 카페를 통해 SME가 노출되는 구조이지만 향후 네이버 카페 이웃 기능은 SME 비즈니스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당근마켓도 중고거래 외에 지역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면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있다. SME 역시 여기에 포함된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9월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들을 연결하는 '내근처' 서비스를 선보였다. 인테리어, 카페, 헤어샵, 용달, 이사 등 지역 소상공인과 이웃을 연결해주는 채널로 지역 기반 비즈니스와 연계된다. 당근마켓은 구인·구직, 부동산, 모임 등을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해나가며 지역 커뮤니티 서비스로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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