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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주의는 살아있다...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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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주의는 살아있다... 한국은?
  • 이계홍
  • 승인 2021.01.22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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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보고...
의회 폭동 그 후, 시민들의 민주주의 구현 노력 눈길... 대한민국이 반면교사해야
조 바이든 제46대 신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 (발췌=주한미국대사관)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갈등과 분열’의 트럼프 시대가 가고 바이든 시대가 왔다.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통합과 연대와 평화를 강조했다. 미국 사회가 그만큼 찢어져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래서 통합 없이 평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 21일 새벽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식을 TV 생중계로 보았다. 종전과 다른 취임식이었다.

우선 군인들이 작전하듯 미 의회 의사당 앞 취임식장 주변에 쫙 깔렸다. 의사당 앞 광장엔 성조기가 빽빽이 들어찼다. 세계의 영도자들과 각계 축하 인사들이 차지해야 할 자리를 성조기가 대신 메웠으며, 일반 시민은 눈에 띠지 않았다. 

그나마 초청된 사람들(1600명)은 모두 마스크를 했다. 전 대통령 오바마 부부도, 부시 부부도, 클린턴 부부도, 그리고 퇴임하는 펜스 부통령 부부도 마스크를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엄중함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바이러스 19 감염병으로 인해 미국민 40만명이 죽었다”며 한동안 말문이 막히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그는 이를 극복하는 데 최우선적 과제를 두겠으며,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폐기하고 동맹과의 유대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포용적이고 정의로운 나라를 세울 것이며, 백인 우월주의와 테러리즘을 극복해 미국 민주주의를 재건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차이를 극복하자”고 강조하면서 “사실을 왜곡하는 문화를 거부해야 하며, 우리는 진실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가짜 뉴스 등으로 국민을 분열시킨 소모적 경쟁과 갈등증폭적 대결 정치를 접자는 뜻이다. 

이 자리에 트럼프 퇴임 대통령 부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취임식 전 마이애미로 떠났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직전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사례는 그가 두 번째라고 한다. 분열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대결과 불통의 메시지를 본 셈이다.

그러나 필자는 미국이 손상된 민주주의를 원상회복하는 데 시민이 적극 나서고 있다는 데 우선 의미를 둔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과는 별개로 필자는 새로운 발견을 한 것이다.

지난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 폭동을 일으킨 뒤, 그것을 수습해가는 미국 시민들의 자세를 보고 역설적으로 미국 민주주의의 건강한 회복력을 보았다. 그래서 필자는 바이든의 대통령 취임의 의미보다 이 점에 더 유의했다. 

돋보인 것은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 고발 정신이다.

미국 시민들은 의사당에 난입한 ‘1.6 폭도’들을 그 가족들이 먼저 경찰에 신고했다. 바이든이 취임하기 전부터 FBI, 지방경찰 등이 폭동 지휘자를 추적했다. 그런데 시민이 잡아다 주는 것이다.  

자신의 아버지나 삼촌, 혹은 오빠가 의사당에 난입한 장면을 TV 화면을 통해 본 가족들이 먼저 경찰에 신고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보스턴에 사는 18살의 소녀는 미 의사당 기습에 엄마가 참여한 것을 TV 화면을 통해 보고 가족이 나온 영상과 엄마의 의사당 난입 영상을 캡처해 트위터에 올렸다. 

메릴랜드에 있는 글로리 도넛 식당은 의사당을 점거한 옛날 동료를 캡처해 올렸다. "이 사람은 니콜라스 로딘이다. 그는 우리 가게 직원이었다. 우리는 모두 놀랐고 슬펐지만 결코 그와 뜻을 같이 하지 않는다. 이건 미국이 아니고 애국도 아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그를 고발한다.”

전처의 신고로 체포된 예비역 공군도 있다. 군복을 입고 인질용 노끈을 들고 의사당에 난입했던 그는 눈에 익은 군복을 유심히 본 전처의 신고로 FBI에 검거됐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석에서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기물을 파손한 리처드 버넷, 의장 연설대를 훔친 애덤 존슨, 얼굴과 몸에 문신을 하고 뿔 달린 모자를 쓰고 기물을 파괴했던 제이컵 챈슬리도 그를 아는 시민들에 의해 체포되었다. 

사실상 트럼프가 선동, 고무한 이 ‘폭동’은 미국의 양심에 의해 ‘진압’되었다. 그 기반 위에 바이든 시대가 열렸다. 

새로운 시대를 공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발췌=주한미국 대사관)

필자는 미국이 위대한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모시지 않아도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건강한 미국 시민이 있는 한 미국의 민주주의는 굳건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자에 대해선 민주·공화당을 막론하고 정치계가 결연히 맞서고 있다는 점도 그 건강성을 본다.

정말 우리와는 완전 딴판의 풍경이다.

한번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자. 미국의 ‘1.6 폭동’과 유사한 태극기 부대와 특정 종교집단의 국회 난입 등 불법 폭력 시위를 그동안 지겹게 보아왔다. 그런데 시민들이 대체로 방임했다. 언론이 부추긴 듯 했고, 법도 그랬다. 

미국 언론이 ‘반민주주의 쿠데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한 목소리로 ‘1.6 폭동’을 준엄하게 꾸짖는 것에 비해 우리는 침묵하고, 진영에 따라 반칙과 불법을 묵인, 동조하기도 했다.

그게 민주주의의 위기가 아닐까? 

미국 사회의 도전은 트럼프가 떠난 이후에도 있을 것이다. 인종주의와 백인 우월주의에 입각한 극우분자들의 폭력성, 그들로 인한 갈등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 민주주의는 상처를 받겠지만, 그럴수록 더욱 성숙해갈 것이라고 믿는다. 건강한 시민 정신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여야 공히 힘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것은 바로 그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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