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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에서 한국형 가곡을 열어가는 '작곡가 김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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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에서 한국형 가곡을 열어가는 '작곡가 김주원'
  • 정은진 기자
  • 승인 2021.01.27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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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인터뷰] 우리나라 시로 '가곡' 작곡... 한국형 가곡의 선두 주자 눈길
지난해 세종시 비오케이 아트센터에서 최초 작곡 발표회... '월간 김주원' 유튜브 발간
도이치 그라모폰과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 유명인들에 의해 연주되는 곡 다수 보유
작곡가 김주원 (사진=정은진 기자)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지난해 12월 세종시 반곡동 비오케이 아트센터에서 작곡 발표회를 열며 주목받은 작곡가 김주원. 

그의 행보는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하고 있다. 충남대 예술대학 음악과 작곡 전공을 수석으로 졸업한 이후 동 대학 교육대학원 음악교육과를 거쳐 각종 음악 콩쿠르에서 1위를 거머쥔 바 있다.  

또 김주원의 대표작인 가곡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는 세계 각국의 많은 성악가들에게 연주되고 있다.

최근 성악가 박혜상의 도이치 그라모폰(독일의 가장 유명한 클래식 음반사, 빈 교향악단 연주) 앨범에 수록됐으며, 쇼팽 콩쿨 대상자인 조성진 피아니스트의 손에 의해 연주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비오케이아트센터 후원을 받아 가곡 프로젝트 '월간 김주원'의 영상 제작과 연주회를 세종시에서 지속 진행 중이다.  

“영감은 마감의 원천”이라며 미소짓는 작곡가 김주원. "마감시간을 떠올리며 예술적 영감을 받는다는 그는 좋은 환경이 좋은 곡을 만들어 준다"고 덧붙인다. 

좋은 환경은 바로 세종시를 지칭하며, 이에 상응하는 이미지로 '젊음'을 떠올렸다. 곡을 계속 써가며 레파토리를 쌓아 세종시에서 계속 활동하고 싶다는 작곡가 '김주원'을 만나 그의 예술관을 비롯해 한국형 가곡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김주원 작곡가와 일문일답.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주로 성악곡을 위주로 작곡을 하고 있다. 작곡 전공을 했으며 조성 음악은 학부시절에 많이 다뤘고, 지금은 현대 음악을 주로 작곡한다. 가곡의 경우 조성을 많이 다루지만 현대 음악은 다소 난해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쉽게 예를 들면 현대 음악은 피카소 같은 느낌이며 예술성을 띄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다만 현대음악은 귀에 익숙한 현대 음악을 많이 쓰지 않기에 청중의 소통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그래서 현재는 조성음악 위주로 하고 있다.(웃음)"


작곡을 하게된 계기가 있다면. 작곡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초기엔 피아노를 전공하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피아노를 배우러 다니듯이 나 또한 쉽게 다녔는데 고교 3년이 되어서 진로 고민이 생겼다.

그 고민은 '나만의 소리를 낼 수 있는게 어떤 분야일까'다. 이 부분은 작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과 이어진다. 작곡은 작곡자의 색과 목소리를 온전히 낼 수 있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작곡자의 고유한 색을 곡에 담아낼 수 있는 작곡이 나의 선택지였다. 

작곡은 악기보다는 전공을 하는 사람이 적은 편이고 곡이 노출이 되는 경우는 많이 있어도 작곡가가 부각되는 일은 드문 편인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평소에 가곡은 어렵다는 인상을 많이 받는다. 가곡 그 자체에 대해서 쉽게 설명한다면. 


"음악의 순수한 의미는 '많은 분들에게 불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노래가 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곡은 예술과 예술의 결합이다. 가곡의 바탕이 되는 시는 시각적, 그 시에 노래를 입히는 음악은 청각적인 예술이다. 이 둘의 결합이 '가곡'이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음악, 고지식한 음악이라 알려져 있지만 중심이 흔들지 않는 선에서 재미를 어떻게 도입할지 생각하기도 한다."  

윤현정 피아니스트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작곡가 김주원

◎ 최근 기형도 시인의 시 '질투는 나의 힘'을 가곡으로 만든 콜라보를 인상깊게 들었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시인데, 이를 작업하게된 계기가 궁금하다. 또 좋아하는 시인을 알려달라.


"시가 좋아야 음악이 나온다. 그래서 시의 내용이 중요한데 곡을 쓰기에 좋은 형태를 갖춘 시여야 한다. 또한 시는 제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시의 제목은 사람으로 치면 첫인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나는 여기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듯이 사랑을 찾아 헤맸지만

단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질투는 나의 힘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고백과도 같은 구절이 기형도 시인의 삶을 응축해 놓은 것이라고 생각했고 또 그를 대변할 수 있는 시라고 생각했다. 

나 또한 밝은 곡 보다는 어두운 곡을 많이 쓰는데 그래서 더 잘 맞았다. 

좋아하는 시인과 시는 ‘김소월’ 시인의 ‘초혼’이다. 꼭 한번 곡으로 써보고 싶다." 


그간의 작곡 과정에서 애정 가는 곡을 소개해달라.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라는 곡이다. 이 곡은 서정주 시인의 1968년도 ‘동천’이라는 시집에 들어있는 시를 가곡으로 만든 곡이다. 

이 곡으로 2012년 제4회 세일 콩쿨에서 1등을 했다. 그때부터 많이 불리게 된 곡이며, 도이치 그라모폰의 성악가 박혜상의 데뷔 앨범으로 실렸다. 도이치 그라모폰에 한국 가곡이 올라간 것은 12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또 임선혜 소프라노와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반주를 해준 일도 아주 감동적이었다.

곡을 잘 써도 연주자분들이 잘 불러주고 연주해 주어야 곡이 성장한다. 연주자분들께서 곡을 잘 알아봐주셔서 감사하다." 

김주원 작곡가의 최근 발표곡 '눈물'의 악보

매월 영상으로 발행하는 '월간 김주원'은


"'월간 김주원'은 2019년부터 구체화했으며 '칸타타, 오페라보다 짧은 가곡으로 한달에 한번씩 발표하는게 어떨까'라는 구상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혼자서 공연장 섭외 등 모든 것을 해야하고 1달에 한번 꾸준히 발표하는게 어려웠다. 출발은 내 이름을 걸었지만 결국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 지금까지 무탈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현재 유튜브로 발표 하고 있으며 장기 프로젝트다. 내가 꾸준히 곡을 쓸수 있는 한 계속 해보고싶다." 


월간 김주원에서 한국의 시와 가곡을 함께 만들고 있다. 한국형 가곡의 정체성과 지향성이 있다면


"딱히 한국형 가곡이란 말을 정의하기란 어렵다. 국악스럽게 만들면 한국형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체성을 설명하기 어렵고 작곡가 마다 달라진다. 

제 생각에는 한국사람들의 한이라던지 정서, 이런게 들어가는게 한국형 가곡이란 게 아닐까 싶다. 나의 경우엔 딱히 한국형 이라기 보다는 듣는 이들에게 해석을 맡기는 편이다. 

제가 생각하는 한국 가곡의 지향성은 '우리나라 언어'를 고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말로 된 우리나라 시와 문학을 세계로 알리는 것. 

또한 김주원의 색을 곡에 녹여내면서 우리나라 시와 문학을 알릴 수 있는 세계화가 내가 지향하는 길이다." 

김주원 작곡가의 손으로 쓴 악보들 (제공=김주원 작곡가)

왠지 한번도 받지 않았을것 같은 질문을 한다. 대중음악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 있다면 어떤 음악인가?


"사실 클래식은 잘 안듣는다(웃음). 대중음악은 운전 중에 자주 듣는다. 가요나 경음악을 듣는데 특히 경음악은 가곡쓰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앙드레 가뇽의 ‘바다위의 피아노’, ‘조용한 날들’이다." 


세종시에 바라는 세종시만의 음악적 인프라는?


"현재 문화예술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발전된거나 좋은 문화예술들이 수도권에 많이 몰려 있다보니까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없는 획기적인 공연이나 공연장 같은걸 세종시에서 구축해나가는게 중요한거 같다. 획기적인 공연과 기획같은 것 말이다. 

또한 세종시를 대표할 수 있는 예술인을 발굴하는게 중요할 것 같다. 현재는 막상 시 자체를 대표하는 예술인 찾기가 어렵다. 그리고 시의 크고 작은 기업들의 지원이 필요하고 또 접촉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기면 좋겠다. 시와 시민분들의 더 큰 관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는 다른 도시에 비해서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세종시란 말에서 1차원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세종대왕’인데 그만큼 똑똑한 도시같다. 이런 것도 시의 예술적 인프라에 잘 응용 하면 새로운 길을 얻을 수 있을것 같다."


작곡가로서 앞으로 꿈이 있다면?


"'나만의 색깔, 나만의 소리'를 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파바로티 같은 작곡가는 누가 들어도 파바로티다. 파바로티는 예술가만의 고유한 음색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주원을 떠올리면 김주원만의 소리와 색이 연상됐으면 한다. 이렇게 되려면 저의 지속적인 노력과 청중의 평가도 함께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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