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실시간 댓글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멧돼지 포획 실태 '명과 암', 관리체계 재정비 시급(下)
상태바
멧돼지 포획 실태 '명과 암', 관리체계 재정비 시급(下)
  • 정은진‧이주은 기자
  • 승인 2021.01.19 11:21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멧돼지 포획 실태 시리즈 하(下)] 잦은 도심 출몰, 시민사회 불안감 확산
이 과정에서 멧돼지 포획 이후 사후 관리 시스템 부재 노출... '불법 도축' 야기
유해조수구제단 열악한 처우도 환기... 환경부와 세종시, 보다 체계적인 제도 정비해야
지난 15일 시 환경 단속반과 경찰의 레이더망에 걸려든 '멧돼지 불법 포획' 현장 (사진=김민주 기자)

 

 
글 싣는 순서

상(上). [현장 르포] 종적 감춘 세종시 ‘멧돼지’, 알고 보니...
하(下). ‘멧돼지 포획 실태’ 명과 암, 관리체계 재정비 시급

[세종포스트 정은진‧이주은 기자] 지난해 9월 세종시 1생활권 아름동 오가낭뜰 근린공원에서 진행된 ‘멧돼지 포획 현장’은 그야말로 많은 생각을 들게 했다. 

시민들은 도심 내 잦은 출몰로 불안해하고 있으나, 경찰 지구대는 잠시 왔다 갔고 시 관계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유해 조수 포획 등의 과정이 비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현장 상황을 모르고 이곳을 지나가는 시민 동선 관리도 유해조수구제단에게 전적으로 맡겨졌고, 119구조대가 지원 사격을 할 뿐이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타 지역에서 멧돼지로 오인한 엽총 사고가 일어난 사례를 감안할 때, 보완이 필요한 요소로 다가왔다.

민첩하고 저돌적인 멧돼지 특성상 몰이와 포획 만으로도 버거운 여건에서 구제단이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던 구조. 

구제단이 봉사 성격으로 임한 ‘전방위 포획 활동’ 이후 돌아오는 건 1마리당 20만원의 포상금. 그들이 쏟는 노력과 공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에도 공감하게 됐다.  

당시 함께 현장에 나온 동료 기자도 "시 행정에서 멧돼지 포획과 관련된 일은 우선 순위에 없어 보인다.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일인데도 이렇게 체계적이지 않을 줄은 몰랐다"는 인식을 보여줬다. 

이후 다정동 도심에 이어 반곡동 괴화산에 출몰한 멧돼지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됐다. 

이 같은 실상은 결국 본지가 지난 18일 최초 보도한 ‘종적 감춘 세종시 ‘멧돼지’, 알고 보니 불법 도축‘ 기사를 통해 드러났다. 세종시에선 처음 확인된 사실이다. 

포획된 멧돼지의 자가 소비와 유통은 2019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발병 이후 금지됐고, 매몰 또는 살처분 또는 랜더링(고온 압축) 과정을 거쳐야 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부실한 관리체계와 열악한 처우가 이 같은 절차를 생략토록 방기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했다.

시 입장에선 행정 여건상 수렵면허를 갖춘 시민들(유해조수구제단)에게 용역을 주는데 그쳤다. 실제 매몰된 현장 사진만 확인하고 포상금을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의 재차 검증 방식도 동일했다. 

한편으론 유해조수 구제단에 믿고 맡긴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으나, 정부 차원의 안이한 인식이 이 같은 불법 행위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자율‘이란 이름으로 지자체별 천차만별 관리체계를 용인함으로써 특정 지역에선 자가 소비나 불법 유통이 이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무엇보다 멧돼지 포획 관리에 대한 정확한 매뉴얼도 지켜지지 않은 모습이다. 

제20조(야생생물의 포획ㆍ채취 허가 취소 등) ①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제19조제1항 단서에 따라 야생생물의 포획ㆍ채취 또는 야생생물을 죽이는 허가를 받은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제1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허가를 취소하여야 한다.  <개정 2014. 3. 24., 2017. 12. 12.>

1.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경우
2. 야생생물을 포획ㆍ채취 또는 죽일 때 허가조건을 위반한 경우
3. 제19조제1항제1호 또는 제2호에 따라 허가받은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한 경우
4. 제19조제1항제5호에 따라 허가받은 기준 또는 방법에 따라 인공증식하거나 재배하지 아니한 경우
② 제1항에 따라 허가가 취소된 자는 취소된 날부터 7일 이내에 허가증을 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 반납하여야 한다.

물론 지난 2019년 초까지만 해도 자가 소비와 유통이 가능했던 관행이 현재까지 지속된 측면도 있다. 

유해조수구제단에서 활동하는 이들(세종시 32명)의 연령대가 고령층인 점을 감안하면, 과거 인식이 변화하기까지 연착륙 시간이 필요한 과정으로 볼 수 있는 대목.  

본지의 전날 보도에 대한 시민 댓글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그는 “아무리 유해조수 구제단 분들이 봉사의 의미가 크다 한들, 들이는 노력에 따른 보상체계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그게 제대로 안되니 저런 방법(불법 도축 등)으로라도 그걸 채우려 하지 않았을까 한다. 시민들 입장에선 저분들 덕분에 멧돼지 위협에서 해방되는 고마운 측면도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도심 출현 멧돼지 긴급 대응 시스템 (자료=환경부)
도심 출현 멧돼지 긴급 대응 시스템 (자료=환경부)

그래서 앞으로가 중요해졌다. 

지난 3년여간 세종시에서 포획된 멧돼지가 어떻게 처리됐는 지에 대한 검증이 우선이다. 포획 멧돼지는 2018년 185마리, 2019년 382마리, 2020년 354마리, 2021년 1월 18일 현재 30여마리 등 모두 950여마리에 달한다. 

2018년 5만 412마리, 2019년 10만 819마리, 2020년 97만 45마리 등 전국적 포획 현황에 비하면 많지 않으나, 세종시 구제단 1명당 약 30마리를 잡은 셈이다. 

매몰 또는 살처분 장소를 갖추고 있는 타 시‧도 사례를 감안, 세종시도 이번 기회를 빌어 처분 장소 마련 등 체계적인 관리 체계 마련에 나설 필요성이 제기된다. 

장군면 동원유지 등 사설 업체 처리에는 비용 부담이 있는 만큼, AI 조류독감 시 살처분과 같은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멧돼지 포획 후 관리 상황을 보면, 조류독감(AI) 후 살처분이 진행되는 절차와 대조를 이룬다. 사진은 최근 조류인플루엔자 차단 모습 (제공=세종시)

이번 불법 도축 과정에 가담한 구제단에 대한 처분은 보다 신중한 접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27일 개정된 현행 법규상 규정상 멧돼지를 불법 도축하거나 유통하면, 고발 처리와 함께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야야 한다. 경북 상주에선 멧돼지 쓸개를 불법 유통한 일이 적발되기도 했다. 

시는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포획한 멧돼지를 매몰하는 것까지 직접 나가서 확인하면 좋은데 그게 불가능하다. 관리인원이 턱없이 부족한 편"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포획허가를 내주고 집중 수렵기간을 운영할 때, 총기 사용에 대해 안전교육도 진행하고 포획물의 적정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며 "환경부 지침에 따라 다소한 미흡한 부분이 있으나, 각 지자체가 나름의 메뉴얼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 역시 이 같은 상황에서 유해조수구제단 처분 수위를 놓고 고심 중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일은 분명히 개인의 잘못된 행동이다. 대부분 생업을 가지고 봉사하는 분들이다. 그렇다고 법을 위반한 사실을 묵과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해 과태료 등 행정 처분을 할 예정이다. 나머지 분들에 대해서도 사례 교육을 통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면허 박탈 등의 강력한 처분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유해조수구제단이 공익 활동인 ’멧돼지 포획‘을 지속할 수 있는 여건 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올해는 무전기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불법 도축 사건은 ▲야생 멧돼지 관리체계 재정비 ▲유해조수구제단 활동에 대한 처우 개선 ▲불법 도축이나 유통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감시체계 가동 등의 숙제를 안겨줬다.  

지역 사회에선 유해조수구제단 처분을 놓고 이견이 엇갈린다. 멧돼지의 위험성에 대한 반응도 다르다. 아직까지 세종시 도심에 출몰한 멧돼지가 사람에게 달려들거나 이로 인한 피해를 안긴 일은 없다. 다만 미용실 유리창을 부수거나 제과점 문에 다가서거나 한 사례는 포착된 바 있다.  

환경부와 세종시가 2021년 '멧돼지 포획'과 관련한 개선안을 마련하길 원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폭넓게 반영해주길 기대해본다. <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세종시주민 2021-01-20 11:05:01
제 의견에 동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정말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처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요. 그러면 앞으로 멧돼지가 또 여기저기 출몰할 겁니다. 대신 멧돼지 포획에 대한 인센티브를 더 크게 부여하고, 매몰된 현장에 갈 인력이 없으면 처분 위탁업체를 지정하여 처분하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아니면 공식적으로 멧돼지를 유통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서 잡은 멧돼지를 팔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겠지요. 공무원들은 일 벌리기 싫어서 생각을 안 하려고 하니 그게 문제입니다. 특히 시골 공무원은 더 그럴거고요. 이제 좀 시골 공무원 마인드를 버릴 때도 되지 않을까 하는데 말이죠.. 청사 좁아서 별관 쓰고 거기에 건물을 더 늘리려 하면서 인력이 없다니 거참..

산길 2021-01-19 20:08:52
도시와 연결된 산 길을 모두 끊어주세요.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