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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발전 동력으로’, 기대되는 첫마을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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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발전 동력으로’, 기대되는 첫마을 미래
  • 이희택 기자
  • 승인 2021.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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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돌자 세종 한 바퀴 ‘첫마을 1편’] 행복도시 상징공간 자리매김 
초창기 문제 해결 통해 모범적 생활권 구축... ‘격세지감’의 10년 세월 
상권 침체는 여전한 숙제... 비알티 환승센터와 상생형 문화거리 활성화 부각
2019년 9월 개관한 정음관. 외벽에는 첫마을로 완성되는 초성 글자가 새겨져 있다. (사진=정은진 기자)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상징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 행정수도로 향하는 길목에서 든든한 주춧돌 역할을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란 국책사업의 테스트베드이자 전진 기지란 중책도 부여받았다. 

첫마을 성패와 이주 여부는 그만큼 중요한 과제로 다가왔다. 황무지 같은 도시에 어느 누가 정착해 2030년 도시 완성기로 일궈갈 지는 예측 불허였다. 

뚜껑을 열자 예상 밖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부세종청사로 이전한 이주 공무원과 국책연구기관 종사자들부터 이주 범위가 점차 주변 지역으로 넓혀졌고, 이상 기류를 맞이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다양한 민원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첫마을은 위기를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 성장했다. 시간이 갈수록 ‘민원 불패’ 지역이란 수식어까지 얻었다. 

중앙정부까지도 첫마을 민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부정적 여론이 확산돼 첫마을 사업이 실패할 경우, 행복도시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본지는 이에 2011년 첫 입주 시점부터 2021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위기의 순간과 이슈의 현장’을 다시금 되짚어 보고자 한다. 

다 같이 돌자 세종 한바퀴 ‘첫마을 1편’은 과거 역사의 기록물이자 1~6생활권까지 조성 과정에서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담았다. 

첫마을의 초창기 전경 (사진=정은진 기자)

√ 계획에 없던 시설물이 어느 날 한솔동 ‘품 안에’ 

한솔동은 행복도시가 성공 가도를 달리는데 톡톡히 기여했다. 성장 가능성뿐만 아니라 ‘스마트 스쿨 도입’ 등 미래 도시 기대감, 저렴한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에 힘입어 폭발적 이주 수요를 유발했다. 

이는 신설 학교 과밀이란 초유의 사태를 유발했다. 결국 계획에 없던 새롬중학교와 미르초등학교가 한솔중과 한솔초의 과밀 수요를 받아 안고 신설됐다. 

세종시 미르초등학교 아이들이 방과 후 운동장에 모여 놀이이모들과 피구를 하고 있다.
한솔동으로 이사 수요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계획에 없던 미르초가 문을 열게 됐다. 사진은 세종시 미르초등학교 아이들이 방과 후 운동장에 모여 놀이 이모들과 피구를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시교육청은 이때부터 신설 학교 수요 예측의 내실화 작업에 착수했고, 현재는 비교적 안정적인 학교 설립과 운영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하나의 생활권 주거지를 중심으로 주민센터와 커뮤니티, 파출소, 119안전센터, 학교, 공원 등이 지근거리에 모여있는 콘셉트. 일명 현재의 복합커뮤니티 기능은 첫마을에서 구현됐고 전국적인 모범사례를 전파하는가 하면, 읍면까지 복컴 건립이란 파급 효과로 이어졌다. 

초창기 한솔동 복합커뮤니티 공동체 조감도 (제공=행복청)

하지만 지나치게 작은 규모로 설계된 한솔동 복컴은 공동체 활성화의 장애를 초래했고, 결국 수영장을 포함한 한솔동 제2복컴(정음관)의 2019년 추가 개관을 가져왔다. 

√ 폐기물 연료화시설과 수질복원센터, 천연가스발전소 딜레마 

폐기물 연료화시설과 수질복원센터, 천연가스발전소는 한솔동 인근의 가람동 이마트 주변으로 전진 배치됐다. 

사실상 현대 사회에선 님비 시설로 통하나 행복도시건설청과 LH는 분양 과정에 맞춰 시설물 공사를 병행하면서, 이 같은 민원을 차단하고자 했다. 

세종시 가람동 이마트 전경.
세종시 가람동 이마트의 2017년 모습 (자료사진)

그럼에도 악취와 대기오염을 우려한 주민 민원은 끊이지 않았고, 이 문제는 지역 주민과 정치권 등의 공동 노력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 단계에 돌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도 첫마을은 발전 지원금 등을 이끌어냄으로써 이를 지역 발전 매개체로 승화했다. 

오는 2025년 친환경 종합타운이 세종시 다른 입지를 확보할 경우, 첫마을의 환경기초시설 민원은 한층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가람동 하이패스 IC 숙원, 현재 진행형 

가람동 하이패스 IC는 이마트 인근 대전~당진 고속도로와 접속하는 지점으로 고려돼 왔다. 지난 2018년 안찬영 시의원을 중심으로 정치권 공약화가 이뤄지기도 했다. 

2019년 11월 한국도로공사의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에선 비용편익비(B/C) 1.02로 첫 관문을 잘 통과하는가 싶었으나, 지난해 12월 한국도로공사의 최종 용역 결과(지난해 3~10월)에선 반전 상황을 맞이했다. 

당초 입지에 대한 B/C는 0.57로 반토막났고, 또 다른 대안 입지 2곳은 원안보다 높은 0.63, 0.67을 각각 기록했으나 역시나 기준치 1에 크게 못미쳤다. 

사업비 추정치(C)가 2019년 271억원에서 2020년 632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교통수요 등 편익 지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시는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등의 가속화 요건이 생기면, 다시 추진할 동력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재추진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하이패스 IC가 들어서면, 이마트 인근 유통부지 매각 등 첫마을 인근 발전의 또 다른 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실’, 한솔동이 품다 

한솔동 훈민관 3층의 세미나실은 한예종 세종캠퍼스 무용실로 탈바꿈하고 있다. (사진=정은진 기자)

지난해 3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세종캠퍼스 설치가 확정된 뒤, 입지는 어진동 박연문화관으로 굳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개강을 앞두고 ‘무용실’이 발목을 잡았다. 층고 4~5m 이상 확보되어야 하는데, 박연문화관엔 그럴만한 공간이 없었고 시는 지난해 하반기 문을 연 다정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내 스쿼시장과 암벽장을 대체 공간으로 고려했다. 

다정동 주민들은 강한 반발과 함께 백지화를 요구했고, 이는 사회적 논란으로 비화됐다. 

다행히 합의점은 한솔동 주민들의 전격 수용으로 마련됐다. 반대 입장이 없지 않았으나, 한솔동 제1복컴(훈민관) 내 세미나실에 새로운 터전을 제공키로 했다. 

√ 상권 침체의 단면 ‘한솔동’, 초창기 영화는 어디로 

대전 둔산동의 맛집인 대선칼국수는 지난 2012년~2013년경 첫마을 5단지 인근 상가로 진출했으나 폐업의 쓴 잔을 마셨다. 폐업 이후 수년이 흐르도록 해당 상가는 공실로 남아 있다. (사진=정은진 기자)

한솔동 상권은 2012년 9월 국무총리실을 필두로 시작된 정부청사 입주 전·후 신도시 상권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웬만한 식당과 카페는 점심시간대 줄을 서기 일쑤였고, 저녁 시간대 회식과 뒷풀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으로 통했다. 비알티 라인의 1~3단지 상권과 함께 안쪽의 4~5단지 인근 상권 역시도 활성화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상권은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고, 점점 아름동과 도담동, 종촌동 상권으로 수요를 뺏겼다. 2~3년 사이에는 보람동과 소담동, 대평동까지 분산됐다. 

지난해 시의회 용역 결과에 따르면 한솔동 훈민관 앞 상권은 신도시 내 가장 높은 공실률을 기록하는 오명을 안기도 했다. 

상생형 문화거리 시범사업 '한솔동 노을길' 조성안 (자료=세종시)
상생형 문화거리 시범사업 '한솔동 노을길' 조성안 (자료=세종시)

지난해 하반기 이곳 노을 3로가 상생형 문화거리 시범 사업지로 선정된 배경이 여기에 있다. 거리 큐레이팅과 공실 상가 미술관, 미디어 아트 등의 다채로운 기능이 사업비 1억원으로 부여되는 만큼, 다시금 옛 영화를 되찾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솔동 119안전센터 뒤편의 초롱꽃어린이공원. 올 하반기 모두의 놀이터 2호로 재탄생하게 된다. (사진=정은진 기자)

또 한솔동 119안전센터 뒤편이자 1~3단지 상권과 가까운 곳에 들어설 ‘모두의 놀이터’ 역시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고운동에 이어 일명 모두의 놀이터 2호 입지인 한솔동 초롱꽃어린이공원의 재탄생 시점은 2021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평소 지하 2층 주차장은 텅텅 빈 상태로 있는 첫마을 환승센터 (사진=정은진 기자)

그런 점에서 첫마을 앞 비알티(BRT) 환승센터 활성화 숙제가 부각된다. 여기에 작은 미술관 기능이 부여됐으나, 여전히 지하 주차장 2개 층 중 1개 층은 텅텅 비어 있기 일쑤일 정도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높다.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자가용, 버스, 오토바이 등 모든 교통수단이 교차한다는 의미의 환승센터의 활성화는 곧 사람들의 빈번한 이동을 의미하고, 이는 곧 주변 상권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 한솔동 첫마을 공공임대(10년)의 반전... 전국적 사례 

지난 30일까지 진행된 첫마을 공공임대 1114세대 대상의 분양전환가 감정평가 공청회. 사진은 4단지 공청회 모습. 
지난해 첫마을 공공임대 1114세대 대상으로 진행된 분양전환가 감정평가 공청회. 이들 입주민 상당수는 8~9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에 다가섰다. (자료사진)

공공임대 아파트 이슈는 현 정부에서도 여전히 뜨겁다. 

이전 정부에선 청약통장을 쓴 뒤 보증금에 10년간 임대료를 꼬박꼬박 내며 키워온 ‘내 집 마련 꿈’이 현실의 벽 앞에 무너지면서 통곡을 가져왔다. 

10년 뒤 분양전환 시세가 주변과 크게 다르지 않아 사실상 언감생심의 아파트로 전락했고, LH의 시세차익만 실현했다. 

현 정부 들어선 양과 질적 가치 논쟁이 불붙었다. 공공임대 공급 확대로 무주택 서민의 주거공간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10년 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전초기지를 기대한 입주자나 예정자들의 생각과 괴리감은 컸다. “공직자들은 특별공급까지 기회를 활용, 다주택자들은 보유 자금을 융통해 여러채를 마련한 사이 무주택 서민들은 평생 임대로만 살란 뜻”이란 비판이 흘러 나왔다. 

이 과정에서 첫마을과 새롬동을 포함한 전국의 20만여세대에 달하는 LH 10년 공공임대 입주자들은 제도 개선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첫마을은 지난해 초 전국적으로 첫 결실을 맺은 생활권이 됐다. 10년의 기다림 끝에 받아본 ‘분양전환 가격’이 전국 입주민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기준 4~6단지 59㎡ 분양전환가는 1억 7000~8000만원 선으로 나타났다. 

√ 아파트 매매가 급변... 격세지감 9년 

지난 2012년과 2013년 사이 세종시 첫마을의 아파트 매매가 및 전월세 시세. 9~10년이 흐른 2021년 현재와 격세지감을 갖게 한다. (자료사진)

한솔동 첫마을의 경우, 지난 2011년 이후 수년간 소위 프리미어(웃돈)은 수천만원대에 머물렀다. 신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란 저평가 때문이다. 

하지만 9년여가 흐른 2021년 가격 변동을 체감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입에서 ‘격세지감’이란 표현이 나온다. 

한솔동의 처음,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처음을 넘어 전 세계적인 모범 생활권을 꿈꾸고 있는 첫마을. 

도시의 상징적 공간이란 자부심을 넘어 위기를 발전의 동력으로 삼은 지난 날이 미래를 환하게 비춰주는 등불이 되길 기대해본다. 

2021년 초 주민추천제에 의해 새롭게 부임한 김선호 첫마을 동장. 그의 어깨가 무겁다. (사진=정은진 기자)
2021년 초 주민추천제에 의해 새롭게 부임한 김선호 첫마을 동장. 그의 어깨가 무겁다. (사진=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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