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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공무원에게 물었다, “다시 40대로 돌아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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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공무원에게 물었다, “다시 40대로 돌아간다면?”
  • 이주은 기자
  • 승인 2020.12.29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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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병창 세종시 관광문화재과장, 30일 40여년 공직생활 마무리
코로나19 시대 쓸쓸한 퇴장 아닌 인생 2막 향해 힘찬 출발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 자격증으로 사회 봉사 예열 준비 끝
곽병창 세종시 관광문화재과 과장. 본지를 찾아 40년 공직에서 물러나는 소감을 담담히 전했다. (사진=정은진 기자)

[세종포스트 이주은 기자] 40년 묵묵히 걸어온 한 길을 떠나는 기분은 과연 어떨까?

20대 청년기부터 한평생 공직자로 살아온 곽병창 세종시 관광문화재 과장. 숱한 민원을 살피고 문화재를 아껴가며 공무원을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온 지난 세월.

이제 ‘정년퇴직’이란 결승선 앞에 서서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 과거를 돌이켜본다.

그는 1년 전 다행히 은퇴 후 삶을 서서히 준비해왔고, 일반 시민으로서 첫 걸음을 내디딜 준비를 끝마쳤다.

이 기간 2급 사회복지사와 활동지원사, 요양보호사, 실버인지놀이지도자 등 색다른 삶을 마주하며 인생 2막을 맞이하고 있으나, ‘마지막’이란 아쉬움에 만감이 교차한다. 

이내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곽병창 과장. 주변에서 지어준 ‘60세 소년’이란 별명이 어색하지 않다.

자유로운 일반인으로서 삶의 주파수를 바꾸고, 이제는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기로 했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란 삶의 근원적 물음도 구하며, 앞으로 그동안 미뤄둔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실행해나갈 태세다. 궁극적으로 세상과 타인을 위한 삶으로 나아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그러기에 소외계층 문화 향유를 위한 봉사에 앞장서고, 치매 어르신을 돕기 위한 ‘댄스 삼매경’에 빠져있다. 후배 공직자들에 대한 애정어린 '인생 조언' 또한 아끼지 않았다.

올해 공로연수 중 공부했던 자격증들. 사회복지사 2급부터 요양보호사까지 공직 이후 삶의 2막을 위해 다양한 학습을 시작했다.

곽 과장은 “공무원 사회가 생각보다 누릴 수 있는 것이 많다”며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소중히 하면, 분명 좋은 일들이 가득할 것”이라는 경험담을 공유했다.

무엇보다 '순수하고 욕심에 치우치지 않는 해맑은 정신'을 강조했다. "공직의 꽃을 피우는 시기로 통하는 40대로 돌아가면, 어떤 자세로 임하고 싶은가"에 대한 그의 답변도 참고할법하다.  

‘최고의 이익은 건강, 최고의 재산은 만족, 최고의 인연은 신뢰, 최고의 행복은 마음의 평안.’

언젠가 선배 공무원이 지은 책 <생각하며 다짐하며>에서 읽었던 책 한 구절이다.

그는 매일 매일 곱씹어도 하나같이 주옥같은 말들이라며, 평생 마음에 명징하게 새기려고 오늘도 노력한다. 

도움이 되는 삶이 되고 싶어, 쉬고 있어도 문화해설과 봉사를 놓지 않는 이유다. 

2020년의 마지막을 하루 앞둔 12월 30일. 그는 40년 몸담았던 세종시청에 마지막 인사를 전할 계획이다. 

코로나19와 변화된 세태로 인해 과거 선배 공직자들처럼 꽃다발과 후배 직원들의 박수 세례는 받지 못하나, 그의 마음은 가볍다.  

또 다른 공직생활을 시작하는 40세의 마음으로 인생의 두 번째 문을 두드린다는 설렘 때문이다. 

히어로 무비인 <샤잠>에서 영웅의 신비한 능력을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사람에게 전수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모두가 힘들어 하는 코로나 시대를 단번에 극복할 방법은 아쉽게도 이 같은 초능력이 아닐게다. 진정한 해법은 평범한 사람이 주어진 자리에서 순수하게 자기 삶을 사랑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40년을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공직자인 곽병창 과장. 그가 잔잔한 울림이 있는 행보를 이어가길 기대해본다. 

올해 관광문화재과에 근무하면서 수상한 상패와 상장.
2019년 곽병창 과장이 관광문화재과에 근무하면서 수상한 상패와 상장. 그의 40년 근무를 기억해주는 고마운 표징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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