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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행정수도와 가덕도 신공항'의 공통 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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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행정수도와 가덕도 신공항'의 공통 분모
  • 이계홍
  • 승인 2020.11.26 0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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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폄훼의 레토릭 만연, 온당한가... 기득권 논리일뿐
국가균형발전 가치 실현으로 모색되고 있는 담론, 거스를 수 없는 대세

“가덕도 활주로에 고추 말릴 일 있나?(윤희숙 서울 서초갑 국민의힘 국회의원).”

 

“(가덕도 인근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멸치 말리려고 하나?(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씨).”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이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산경남 사람들은 고추나 멸치 말리러 활주로 가는 사람들 아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는 또 “고추건 멸치건 활주로에서 말리면 공항시설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고 썼다.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요즘 효용성을 꼬집는 발언과 그게 아니다라는 반박, 그리고 지역신문들이 '지역 비하' 발언이라며 비판하는 등 이슈화되고 있다. 

활주로에 “고추 말린다”, “멸치 말린다”는 레토릭은 일견 타당성이 있다.

기껏 비행장을 만들어놓고 적자 투성이의 국내 공항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덕도 공항이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동남권 대표 공항으로서 배후에 350만의 부산시민과 경남 340만, 울산 120만명, 그리고 경북 일부 지역, 전라남도 동부지역 광양·여수·순천 인구 등 모두 1500만 이상의 인구를 커버할 국제공항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 수치의 기록일 뿐, 교통 인프라만 잘 깔아놓으면 대구 경북도 모두 카버할 수 있다.

그런데 멸치를 말리고, 고추를 말리는 한가한 어촌의 마당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고작 멸치나 고추 말리는 용도냐'라고 풍자한다. 농담이나 해학도 정도껏 해야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 벌써부터 비아냥거리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공항 입지의 타당성과 필요성, 경제성을 따지지 않고 비난하고 보자는 식의 논리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옛날에도 그런 비유들이 있었지만, 세월의 풍화로, 또는 용도의 변화에 따라 사어(死語)가 된 경우도 많다.

비유할 것을 비유해야지 공항이 한산하기로 활주로에 고추 말리고 멸치 말릴 수 있는가. 또 그런 한가한 공항은 정치적 논리에 따라 어거지로 세워진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런 주장을 했던 그 지역 출신 정치인을 탓해야 한다.  

정치적 레토릭은 과장법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이 가져다주는 폐해와 상처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일종의 흉기다. 칼과 몽둥이만이 흉기가 아니다. 사고로 한쪽 눈을 잃은 사람 앞에서 “외눈박이 시각으로 사물을 보지 말라!”고 다른 사람을 다그친다면 틀린 말은 아닐지라도 한쪽 눈을 잃은 사람의 입장은 무엇이 될까. 

지리적 타당성의 유무, 경제성, 편의성, 미래 전망 등 다양한 과학적 합리적 근거로 논박하면 된다. 그리고 거기에 걸맞는 정치적 풍자를 하면 안되는가. 

가덕도 신공항은 임해 지역에 국제공항을 만드는 국제적 트렌드에 부합한다. 비행기 소음과 안전 사고를 고려하고, 24시간 활용한다는 점에서 도쿄, 홍콩 등지도 대부분 바다를 매립해 국제공항을 만들었다. 

내륙지방에 공항이 들어서면 지역 주민들이 밤낮없이 요란한 소음을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 19 사태로 인해 물류 경제가 엄청나게 불어났다. 세계적 물류 회사인 Fedex는 전용 비행기만도 천 대 이상 확보하고 세계의 공항을 누비고 있다. 이들 화물기는 한 밤중에도 뜨고 내리면서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내륙지방의 공항에 밤늦게 비행기가 뜨고 내리면 정상적인 사람도 돌아버리지 않겠는가. 그들의 안면권(安眠權)을 누가 보장하겠는가.  

동남권 신공항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고려돼야 한다.

지역주의를 이용해 정쟁화하려는 일각의 시도는 틀렸다. 소모적인 쟁점화를 위해 무조건 내질러놓고 보자는 정치 용어들은 심성들만 메마르게 한다.  

가덕도 전경(좌, 제공=부산시)과 국회 여의도 의사당(우, 제공=국회)

이와 똑같은 논리로 세종시로 행정수도를 이전한다는 정부 여당 발표에 국민의 힘과 서울 사람들이 주로 이전을 반대하며 험담을 늘어놓는다.

여론몰이를 하기 위해 그러는 것이겠지만 다분히 국민의 힘은 수도권 표를 의식하고, 서울 주민들은 서울 패권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그러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들의 반대 논리는 통일을 대비해서도 남쪽인 충청도 벌판으로 행정수도를 옮기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것이 이렇게 통일 후의 수도를 염두에 둔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국민의 힘당을 비롯해 기득권자들이 가장 큰 반통일 세력이다. 그러니 설득력이 없다. 통일에 적극적이라면 그런 논리도 이해될 수 있지만 지금까지 냉전 반북 대결주의가 체화된 세력들이다. 이들의 주장이 드세면 드셀수록 통일은 요원하다.

그리고 통일의 수도가 꼭 국토의 중심부에 있으라는 법도 없다.  

다음으로 부동산 투기를 든다. 행정수도로 선정된 곳과 주변은 개발이익을 기대할 수 있고, 그것도 자본력이 있는 부유층이 미리 땅을 사두면 그 이익을 독점할 것이라고 한다.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서울과 같을까. 부동산 투기장이 되어버린 부작용 때문에 행정수도를 옮긴다는 것 아닌가.  

세 번째는 관습헌법상 수도 이전은 맞지 않다는 헌법재판소의 유권해석이다. 되도 않는 가부장적 판단이 아닐 수 없다. 얼마나 찾을 것이 없으면 관습헌법을 들고 나와서 행정수도로 가는 길을 막았을까, 내막적으로 보면 그들 역시 서울 패권주의에 물든 낡은 사고방식의 소유자들이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면서 수도를 개성에서 한양으로 천도하고 지금까지 600여 년의 세월동안 서울은 한반도 중심이 되어 왔다는 주장. 그러나 도시가 기형적으로 발전해 후유증만 양산하고 있다.

인구 과밀과 교통난, 환경오염, 치안 문제 등 문제들이 산적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임계점을 넘은 지 오래다. 그로인한 사회적 비용을 생각하면 어서 빨리 서울을 감량하자고 해야 할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론의 본질을 흐리려는 기득권층의 반발과 중앙언론의 뻥튀기식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대한민국의 미친 집값으로 통하는 서울 강남구 전경. (제공=서울시 강남구) 
행정수도 이전론의 본질을 흐리려는 기득권층의 반발과 중앙언론의 뻥튀기식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대한민국의 미친 집값으로 통하는 서울 강남구 전경. (제공=서울시 강남구)

수도권은 이미 독자적 지역경제권이 형성되었다. 오히려 포화상태다. 다이어트가 절대로 필요하다.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책적 목표 하에 추진되고 있다. 그렇다면 균형발전 축을 이동시켜야 한다. 여기에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과 대구경북권,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권 개발로 국토의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미래의 ‘행정수도’ 세종시가 만들어진 배경은 수도권의 인구 산업과밀과 집중 문제를 완화하고, 실질적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이런 철학으로 도시가 만들어졌으면 그 방향대로 가야 한다.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행정기관 이전 과정에서 끊임없이 행정의 비효율 문제가 제기되고, 장차관이 서울에 주로 머물러 있고, 공무원들의 잦은 출장으로 인한 예산과 시간낭비, 업무 집중도 저하 등의 문제는 따지고 보면 지엽적이다.

수도이전 철학을 만들어놓고 종잇장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매너리즘이 문제다. 훼방꾼은 언제든지 나타난다. 그럴수록 정부의 일관된 의지와 투자가 뒷받침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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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열 2020-11-26 09:56:26
세상에 이럴 수가
수 많은 논란 끝에 결정한 국책 사업이
어떻게 번복하려 할 수가 있는가?

대구 통합 신공항은
군위 의성으로 가야 마땅하다고 결론 났거늘
어찌 가덕도 신공항 이야기가 지금에서 나올 수가 있는가?

대한민국 미래는 생각 않고
표만 생각하는 자들의 행태는

조선 말기 이완용이 보다 더 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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