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도로가 왜 ‘지옥로’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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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도로가 왜 ‘지옥로’가 되었나
  • 이계홍
  • 승인 2020.11.20 17:1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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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자가용 선호 이용 패턴 무시, 이상론 지적 잇따라
직주 근접 시민들 외 도보와 버스 이용이 어려운 현실 외면
출·퇴근시간대 지·정체 현상이 심각한 햇무리교에 줄지어선 차량들. (사진=정은진 기자)
출·퇴근시간대 지·정체 현상이 심각한 햇무리교에 줄지어선 차량들. (사진=정은진 기자)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세종시의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대 교통정체로 인하여 적잖은 고통을 겪고 있다.

1,2년 전에는 병목 구간이 일부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웬만한 도로는 거의 차가 막힌다고 한다.  

즉, 대전에서 세종으로 들어오는 1번 국도, 세종-오송간, 조치원, 정안 방면 길, 공주 방면길, 그리고 행정청사와 비알티(BRT) 노선 곳곳이 막히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교통 혼잡을 대체하겠다는 도시가 서울 뺨치게 ‘교통 지옥로’로 가니 한심하다고 말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시간 낭비로 인한 사회적 비용 지불이 얼마나 크냐고도 분개한다. 반면에 직장을 다니지 않거나 주거지와 직장이 가까운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만족하는 편이다.

차선이 대부분 2차선으로 머물러있지만, 대신 넓은 인도가 마음에 든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 혼잡은 전국 어느 도시나 겪는 풍경인데, 일시적으로 그런 고통은 감내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한다. 

세종시를 행정 용어로 ‘행복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라고 부른다. 지금은 ‘행정수도’로 가기 위해 정치권과 지역의 지자체장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행복도시’의 애초 설계는 ‘평등도시’로서 승용차 대신 누구나 평등하게 대중교통 및 도보나 자전거를 이동하도록 구상되었다. 도심을 둘러싼 환상형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교통망을 갖춰 대중교통 이용을 통한 친환경도시로 건설한다는 것이 기본 컨셉이다. 

이로인해 세종시 신도심 가로망은 간선도로라 할지라도 편도 2차선으로 건설되고, 대신 인도와 자전거 도로가 넓게 자리잡았다. 별도로 BRT 노선 운행으로 대중교통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BRT 버스와 시내버스 이용율은 낮고, 시민들이 대부분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하는 추세다. 

시민들은 되도 않는 ‘평등’이라는 이데올로기로 주민 편익이 철저히 외면되는 ‘불구도시’로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중심 도로는 교통 정체가 극심하고, 반면에 주변도로는 통행량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불균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세종시 인구가 35만으로도 출퇴근 시간대 교통문제가 심각한데 50만, 80만, 앞으로 행정수도권의 중심도시로 갈 경우 현재의 도로 상태로 커버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따라서 장단기 도로망 구축을 새로이 짜 수정 가능한 것부터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도시설계의 기본 구상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대중교통중심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이나 버스 이용률은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사진=이주은 기자)

무엇보다 시민이 자가용 승용차를 가장 쉬운 ‘신발’로 여기는 정서를 외면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가용 승용차는 출퇴근 뿐만 아니라 여행, 장보기, 고향 방문, 친인척 방문 등 다양하게 쓰이는 교통수단이다. 세종 시내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는 가정의 필수품이다.

특히 세종시는 젊은 도시라서 어린 아이 키우는 집들이 많은데 그들더러 아이를 들쳐업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라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다. 

또 기왕에 가지고 있는 승용차를 놔두고 출퇴근 시간대 버스 정류장에 가서 버스를 타고 출퇴근한다는 것이 번거로울 것이다.

직장인들이 편리한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를 선호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인간이란 편리한 물건을 가지면 이용하고 싶은 것이 기본 욕구다.

게다가 피로가 누적되고 시간적으로 쫓기는데 원시로 돌아가라면 따르겠는가. 운동삼아 도보로 출퇴근하라고 권유할 수는 있지만, 있는 승용차를 버리라고 할 수는 없다. 

어쨌든 이런 정서를 외면하고 도시 설계를 했으니 오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세종경찰청이 출퇴근 시간대 수시 교통관리에 나서고 있는 햇무리교 앞 교차로. (사진=정은진 기자)

한국의 실정을 모르는 외국인 건축설계자가 탁상머리에 앉아 설계한 것이 결국 이런 가로망의 모순을 낳았다고 본다.

그러나 외국인 설계자만을 탓할 수도 없다. 그의 원안대로 도시개발을 했다면 모르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설계가 변경됐다.

설계란 현실에 맞게 수정될 수 있지만 고쳐도 엉터리로 바꿔버렸다. 건설업자 출신 대통령이 나오더니 기존 도로망에 맞게 설계된 주거단지를 건설업자 이익을 고려해 15충 아파트를 25층 아파트로 설계 변경해주어 전원도시풍의 도시가 압축도시로 바뀌어버렸다. 

도로는 기존 설계대로지만 압축도시로 변질되어 인구밀도가 과밀해지고, 그에 따라 승용차가 도로에 꽉 들어차 편도 2차선의 제한된 도로가 미어터지는 상황까지 오고 말았다.   

전원도시로서의 품격을 갖추기 위해 인도를 넓게 하고, 도로를 2차선으로 제한한 것이 도시가 ‘불구자’가 되어버린 셈이다. 

얼마전 대기업 집단이 세종시로 이전해오기를 바란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이를 본 부동산 중개사가 대기업이 과연 세종시로 이전해오겠느냐고 따졌다. 그에 따르면, 속도감이 강조되는 시대, 빨리 움직여야 하는 회사원들이 좁은 도로에서 활동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과 같은 교통 혼잡을 겪는다면 서울에 그대로 남아있지 굳이 내려올 이유가 없다는 논지다. 

현재의 35만 세종시가 앞으로 인구가 더 늘어나면 더큰 혼란이 올 것은 분명하다.

나성동 주상복합이 입주하면 나성동 도로는 난리가 아닐 것이라고 한 시민은 걱정했다. 국회가 내려오고, 행정 청사가 확장되면 도로 사정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사람 중심도시, 사람 중심의 도로, 자연친화적인 환경도시라는 이상론으로 만들어진 세종시가 갈수록 ‘불편한 도시’가 되어간다면 품질좋은 세종시라는 명성은 오명으로 남게 될 것이다. 도로의 차선 확장 등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시간이 갈수록 비용은 더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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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지 2020-11-22 21:48:28
서울이나 세종이나 막히는게 똑같다면 굳이 세종에서 살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죠.

새롬동 2020-11-21 11:06:15
이마트에서 지하차도 타고 산자부 가는 방향 올라가는데 아침시간대 장난아니죠
또 정안톨게이트 방향 좌회전 시 너무 밀려요 차선도 복잡해요

세종시민27 2020-11-21 10:14:31
좋은 기사입니다. 아이 데리고는 차 없이 다닐 수가 없는데 차는 쓰기 불편하게 만들어두고 아이는 많이 낳으라고 하고 소비는 또 하라는게 어불성설이지요. 현재 인도가 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반해서 솔직히 쓸데없이 넓습니다. 주요 도로만이라도 2차선에서 3차선으로라도 늘리면 큰 도움이 될겁니다.

선영 2020-11-20 17:45:49
정말 잘 분석한 명쾌한 글입니다. "한국의 실정을 모르는 외국인 건축설계자가 탁상머리에 앉아 설계한 것이 결국 이런 가로망의 모순을 낳았다고 본다." 이를 승인한 행복청, 세종시, LH 관계자 면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명단 좀 공개 바랍니다. 세종시 망친 주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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