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씁쓸한 자화상’, 돈 앞에 죽마고우도 헌신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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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씁쓸한 자화상’, 돈 앞에 죽마고우도 헌신짝
  • 이희택 기자
  • 승인 2020.11.10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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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곡동 아파트에서만 3건의 ‘부동산 소송전’... 모두 친구 사이 
등기권 가진 A 씨 ‘대여금’ 주장 VS 돈 보탠 B 씨 ‘공동 투자’ 맞불 
최근 2년 사이 입주가 계속되고 있는 반곡동. 신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시세 차익 지분' 소송이 여러건 발생하고 있다.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돈 앞에 친구도 없고, 관계도 헌신짝처럼 버리고 있는 현실.”

올 들어 또 다시 급등한 세종시 부동산 가격이 몰고온 씁쓸한 자화상이다.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반곡동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만 무려 3건의 ‘부동산 소송전’이 펼쳐지고 있다. 

2건은 세종시 또는 타 지역 초등학교 동창인 50~60대 친구 사이, 1건은 세종시에서 인연을 맺은 일명 ‘60대 사회 친구’ 스토리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게 시작된다. 

돈이 부족하나 가점 등 청약 당첨 가능성이 큰 A 씨, 돈은 있으나 당첨 확률은 없는 B 씨. 양측은 서로 윈윈의 길을 택한다. 

A 씨는 당첨을 성사시키고, B 씨는 계약금과 중도금 납입을 도와준다. 그리고 전매 제한(4년)이 끝난 뒤 발생하는 시세 차익을 1/n로 나눠 갖기로 한다. 

그때까지는 모든 일이 순조로웠고 좋았다. 당첨의 기쁨도 함께 나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입주시점이 되고 A 씨가 등기권을 받아들자 마음이 바뀌기 시작했다. 더욱이 올 들어서도 가격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세종시 부동산 시장 추이에 변심을 한다.   

A 씨가 계약금과 중도금을 친구 또는 지인에게 빌렸다는 ‘대여금’ 명목의 금액 정도만 변제키로 하자, B 씨는 엄연히 ‘공동 투자’라는 개념으로 맞선다. 

반곡동 3건 모두 공교롭게도 이 같은 수순을 밟고 있다. 돈 앞에 친구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있는 모습이다. 

대전지법 전경.
대전지법 전경.

여기서 시작된 소송의 쟁점은 결국 ‘입증 자료’다. 

서류 또는 문자 또는 통화 내역이 확실히 있다면, 일단 B 씨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된다는 게 지역 법조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제3자의 증언을 확보할 수 있다면, 이 부분도 B 씨에게 힘을 실어준다. 

통장 거래내역도 양측간 다툼의 여지를 준다. 또 다른 문제는 거래 시점. 

B 씨가 계약 당시 한번, 중도금 납입 시점에 한번 등 일정 기간을 두고 금액을 A 씨에게 줬다면, ‘대여금 VS 공동 투자금’ 가치간 공방전을 벌일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A 씨가 중간중간 B 씨가 건넨 돈에 대한 이자를 지급했다면, ‘대여금’으로 볼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나온다. 

반곡동 3건은 소송 당사자간 서류 또는 문자 또는 통화 내역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 변호사는 “이 같은 사례는 주로 신규 아파트 입주 단지에서 지속 발생해온 것으로 안다. 과거 새롬동 단지에서도 이와 유사한 소송들이 있었다”며 “2건은 사실상 죽마고우 관계였고, 1건은 세종시에서 맺은 새로운 인연이었는데 이렇게 돼 안타깝다”는 의견을 더했다. 

D 변호사는 “약정한 사실과 증거 자료가 확실하다면, 돈을 댄 B 씨가 유리할 수 있다”며 “다만 전매제한 4년 전에 거래가 이뤄진 경우는 ‘불법 행위 공모’란 새로운 양상이 된다. 이 경우에는 양측 어느 누구도 이익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민 E 씨는 “‘돈 앞에 상전 없다’는 옛말이 있다. 그래도 이런 사연을 들으면 매우 씁쓸하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중요한 건 바로 이런 사회적 문제 때문이다. 갑작스레 큰 돈이 다가오면, 변심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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