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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국악이 만나 절창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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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국악이 만나 절창을 노래하다
  • 김수현
  • 승인 2012.11.27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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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善순환 문화제 ‘詩로 그리는 자연 그리고 삶’ 콘서트

▲ 관객에게 해금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해설이 있는 공연'으로 이해도를 높였다.

‘자연’과 ‘삶’을 주제로 하는 시낭송과 국악 공연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일찍 찾아온 겨울 추위에 언 가슴을 따뜻하게 녹이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제6회 善순환 문화제 콘서트로 기획된 ‘詩로 그리는 자연 그리고 삶’ 공연이 23일(금) 오후 7시, 세종시민회관 2층 회의실에서 세종민예총 문학위원회 주관으로 ‘자연’과 ‘삶’, ‘문학’에 대해 공감하고 성찰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공연은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하는 마음과 방법부터 남달랐다. 1층 계단부터 2층 행사장 입구까지 노란색 은행잎을 흩뿌려 놓은 대목에서 지나가는 가을에 대한 아쉬움과 동시에 관객을 성심성의껏 맞이하고자 하는 진정성을 읽을 수 있었다. 색이 바란 낙엽과 갈대 등을 무대 소품으로 활용한 고심의 흔적도 엿보였다. 준비한 사람들의 마음과 이미 통했으니 세련미라는 형식적 완성도는 다음 문제일 듯했다.

이날 시 낭송은 ‘해설이 있는 공연’으로 관객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배려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작품에 대한 배경과 의미, 대금과 해금, 가야금에 대한 설명까지 공연의 속살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때로는 떨리는 목소리로, 때로는 나직한 목소리로 시의 세계를 창조적으로 해석한 시낭송이 울려퍼지면 턱을 괴고 경청하거나 눈을 감고 감상하는 관객의 모습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 동영상으로 입체적 완성도를 높였다

시낭송 1부에서 임동천 시인은 ‘씀바귀’(부제 ‘헌신’)에서 아무 것도 아닌 ‘풀’이 되어가고, 아무 것도 아닌 ‘꽃’이 되어가는 어머니를 비롯한 이 시대 여성들의 고단하지만 헌신적이고 지난하지만 치열하여 숭고한 삶에 대해 경배하고, ‘황소개구리’에서 생태계를 교란하는 황소개구리의 본질에 대해 직시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개탄한다. 안태성 시인은 ‘금강은 북으로 흐른다’에서 한줄기 물방울로 출발한 소슬한 강물이 수많은 사연과 형상과 만나 도저한 강물을 이뤄 북으로 흐른다는 역발상을 은유적, 반어적 기법으로 표현하고, ‘미호종개’에서 미호천 지류 청원군 팔결교에서 발견되어 2005년 천연기념물 제454호로 지정된 미꾸라지과 물고기인 미호종개를 매개로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상생하는 이상향을 노래한다. 2010년 새로운 문학 장르를 주창하며 ‘메시지 문학’을 창립하고 세종시의 탄생과 함께 세계적인 M문학의 선구자로 자임하고 나선 장시종 시인은 ‘자연’ ‘낙엽’ ‘순결’이라는 시를 통해 인류의 역사가 존재한 이래 자연의 생태계와 함께 살아온 공존의 시대였다면 21세기 문명은 자연을 지배하려는 인간의 이기적인 야망으로 살아가는 시대라며, 자연은 생명의 모태로 공생하는 만유의 관계를 파괴해서는 안된다고 깊은 울림으로 역설한다. 안민숙 시인은 우리 지역 출신인 최승자 시인의 ‘하늘 도서관’에서 삶에 대한 절망의 노래를 그러나 이것은 절망 그 자체로의 깊은 함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절망을 통하여 더욱 강한 삶의 의지를 시적 언어로 노래한다.

▲ 유연진 학생의 가야금 병창

시낭송 1부를 마치고 ‘미호천 동영상’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이기에 의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미호천의 현실에 대해 성찰하고 역설적이게도 대안은 자연 속에서 찾아야 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문제의식을 공감한다. 이어 최수경 대전충남 녹색연합 공동대표의 ‘맨발로 꽃잎이 진 길 걷기’ 낭독에서는 맨발로 느리게 걷은 행위 속에서 자연 속 봄의 생명들과 새롭게 만나고, 맨발로 걷는 행위야말로 신발이라는 문명에 길들여진 나를 성찰하는 일이며, 모든 생명을 진정으로 가깝게 만나는 기회임을 알게 되었다고 감탄한다.
시낭송 2부에서 김일호 시인은 ‘석양’이라는 시를 통해 ‘가짜’와 ‘거짓’이 난무하는 현실을 ‘하나님이 담배를 피우신다’는 위트로 조롱하기도 하고, ‘연기의 미래, 새 역사의 날개를 펴다’에서는 수많은 삭발과 단식, 촛불시위로 일구어 낸 기회와 희망의 땅에 튼실한 씨앗을 뿌리고, 우리 후손에게 물려 줄 세종시의 자랑스런 시민으로 살아가자며 세종시의 탄생배경과 미래에 대해 평온한 격조로 노래한다. 황규용 시인은 ‘나무’와 ‘소금’에서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작은 존재에도 의미가 있으나, 우리 인간들은 작은 존재가 가지고 있는 의미에는 거의 관심이 없고 존재가치를 기능적으로 해석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며 우주 질서를 위해 만물은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한다. 김두연 세종민예총 회원은 함석헌 시인의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에서 부정과 불의가 만연한 세상에서 백성의 얼굴을 한 ‘그 사람’에 대한 민초들의 갈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이날 실질적으로 행사를 주관한 임비호 시인은 ‘비닐꽃’에서 한 순간이라도 사랑을 받고 싶은 갈망에 오늘도 미호천 비리봉이 피워낸 슬픈 비닐꽃의 처량한 현실에 대해 노래하고, ‘순찰일지 30 - 장태산 1박 2일’에서 자연을 품고 자연을 닮은 장태산에서 무장해제를 당하고, 자연의 본연과 닿아있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는 감정의 편린들을 오히려 담담하게 노래한다.

▲ 시와 대금의 만남

이날 시낭송에는 육종성 선생의 대금연주, 김동준 선생의 해금연주, 유연진 학생(조치원여중 1학년)의 가야금 연주가 어우러지며 시의 다채로운 물결과 감동의 파고를 한층 고조시켰다. 시와 국악은 모양만 다를 뿐 자연의 소리를 노래했고, 이날 주제인 ‘자연’과 ‘삶’을 이상적으로 표현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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