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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마음을 치유하다 '전의면 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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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마음을 치유하다 '전의면 비암사'
  • 정은진 기자
  • 승인 2020.10.24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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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돌자 세종한바퀴 전의면 2편] 유네스코에 등재된 공주 마곡사의 말사
세종시의 자랑으로 역사적 가치 충분... 평일 방문 적기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치유케하는 요소 곳곳을 담다

비암사의 풍경 영상 ⓒ정은진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삼국시대에 창건됐다고 전해지지만 정확한 과거를 알 수 없는 신비의 비암사. 

이곳은 전의면의 자랑이자 세종시의 명소로 익히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비암사는 2000여년 전, 삼한시대의 절이라고 하지만 정확하진 않다. 통일신라 말기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설도 있다. 조선시대 기록에 비암사라는 이름이 나온다고 알려져 있으며, 세종시 문화재자료 제3호로 지정된 삼층석탑은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비암사는 연대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된 절이다.

세종신도심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이며 운주산 중심에 위치해 아름다운 자연과 절 내·외부의 오래된 탱화들도 감상할 수 있다. 810년된 느티나무의 자태도 무척 훌륭하다.

전의면 비암사에서 불경을 외는 스님들 ⓒ정은진

종교를 떠나, 누구에게나 열린 치유의 공간

비암사는 평일에는 웬만해선 붐비지않아 한적하게 산사의 풍경을 즐기기에 무척 좋은 곳이다. 곳곳에 스민 풍경들을 두 눈에 담으며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운이 좋다면 목탁과 함께 주지스님이 외는 고고한 불경 소리까지 두 귀에 담을 수 있다. 

필자는 종교가 없다. 

그러나 종교가 없음에도 사찰이나 외국 교회(church), 사원에 방문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종교는 인간의 역사이기도 하며 과거의 건축에서 그 나라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찰이나 교회, 사원의 고유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인간이 문명생활을 하고나서부터 가졌던 '신앙심'이 무엇인지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게 해준다. 

'무엇을 염원하는 마음'이 건축물 곳곳에 담겨 있는데, 특히 자연속에 자리잡은 사원 속에 들어가면 마음과 몸이 치유되는 듯한 기분을 받기도 한다. 

금성산 중턱에 올라 바라본 비암사 ⓒ정은진

비암사도 그러한 곳이다. "아니오신듯 다녀가소서." 

비암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문패를 넘어 800여년이 넘은 느티나무 사이로 보이는 석탑 앞에 서면, 스님들의 불경소리와 풍경소리가 섞여 두 귀에 닿는다. 한가로이 앞마당을 노니는 고양이와 합장하며 불상앞에 조용히 앉은 방문객들을 보면 눈까지 정화된다. 

꽤나 높은 경사의 돌계단을 올라 만날 수 있는 '산신각'에 서면 전의면의 산새가 두 눈에 들어온다. 

'바쁨'에 지쳐 나를 돌아볼 수 없었던 현실을 위로받는 기분. 

조용히, 이 순간만은 나를 내려놓고 이 풍경들과 동화된다. 

비암사의 풍경 ⓒ정은진
산신각에 올라 바라본 비암사와 전의면.  ⓒ정은진

돌계단 높이 위치한 산신각과 극락보전, 대웅전의 팔작지붕  ⓒ정은진

비암사의 역사 유적으로서 가치

비암사의 극락보전은 1978년 12월 30일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79호로 지정됐다가 2012년 세종시 승격에 따라 해제됐다. 이어 같은 해 세종시 시·도 유형문화재 제1호로 재지정됐다. 

지붕은 여덟 팔자의 모양인 화려한 팔작지붕이며 지붕을 받치면서 장식을 겸하는 공포가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양식이다. 내부에는 아미타불을 모시고 있으며, 불상 위에 화려한 닫집을 마련했다. 

이처럼 비암사는 조선 후기의 화려하고 장식적인 양식을 보여주며 다양한 분야에서 학술적 가치로도 인정받았다. 

전의 비암사 삼층석탑 ⓒ정은진

전의 비암사 삼층석탑은 석가모니의 사리나 유품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조형 기념물로 1층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올린 형태다. 1982년 복원 공사를 하면서 없어진 기단부를 보완하고 뒤집혀 있던 석재들을 바로 잡았다. 

1960년 극락보전 앞 고려시대 삼측석탑 윗부분에서 '계유명 전씨 아미타삼존불비상'이 발견되어 국보 106호로 지정됐다. 불비상은 빗돌 형태의 석불을 말하고, 통일신라 초기인 673년 백제 유민이 만든 섬세한 조각 솜씨가 돋보이는 사면석상이다. 

불비상 진본은 청주박물관에 소장돼있고 비암사에선 대웅전 불단에 올려놓은 모조품을 만날 수 있다. 또 이 탑에는 각각 국보 367호, 보물 368호로 지정되어 있는 기축명아미타불상, 미륵보살반가사유비상도 있다. 

지정일 기준 810년된 비암사의 보호수 느티나무. 나무둘레는 7.5m며 높이는 15m다. 보호수 지정일자는 1972년 7월 3일이다. 흉년에는 잎이 밑에서부터 위쪽으로 피어오르고 풍년에는 위에서 아래쪽으로 피어내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정은진
비암사에서 운주산으로 오르는 등산로(왼쪽)와 도깨비 도로 (오른쪽) ⓒ정은진

한편, 비암사는 백제가 망한 뒤 백제 유민들이 부흥을 꿈꾸며 역대 백제 왕과 대신들을 모시고 제를 올렸다는 절이다. 

세종시에서는 해마다 4월, 백제의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백제대제를 이곳에서 지낸다. 

망한 백제는 다시 부흥하진 못했지만, 그것은 통일신라가되고 다시 고려가, 그리고 조선이. 그리고 지금의 세종특별자치시가 되어 성장하고 있다.

부흥을 바랬던 백제의 간절한 염원이 2천년 뒤의 여기, 세종시까지 미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니오신듯 다녀가소서'라고 적혀있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오염과 훼손이 많은 요즘 시대에 무척 필요한 말처럼 여겨진다.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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