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관부’ ‘일코’ ‘브금’ ‘사바사’ ‘성진국’ ‘이뭐병’은 ‘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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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관부’ ‘일코’ ‘브금’ ‘사바사’ ‘성진국’ ‘이뭐병’은 ‘뭥미’?
  • 이계홍
  • 승인 2020.10.08 0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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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존맛탱’ ‘텅장’ ‘다굴’ ‘본캐’ ‘짤방’ ‘병맛’ 
스무고개 풀이가 된 한글... 10월 9일 한글날 우리말의 ‘수난’을 돌아본다
(발췌=국립국어원)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10월 9일이면 한글날이다. 10몇 년 전만 해도 기념일이던 한글날이 이제는 국가 지정 국경일이 되었다. 한글의 가치와 중요성이 인식된 반영이라고 본다. 

한글의 위대함은 사용상의 편리함을 통해 세계 최고의 문자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말을 그대로 받아적어도 원음과 똑같이 쓸 수 있고, 써놓은 글씨도 원음과 똑같이 발음할 수 있다. 이 경우는 한글이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다시 말해 세상의 모든 원음을 완벽하게 받아적고 말할 수 있는 글이 한글이다. 과학적 조직적 문자 체계를 갖춘 것이 한글인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로 돌입하면서 한글이 수난을 겪고 있다.

카톡이나 문자를 보낼 때 압축된 언어를 사용하다 보니 그러겠지만 웬만한 사람도 신조어를 따라가지 못한다.

한글과 영어와 한자와 일본어가 혼재돼있고, 우리말도 기묘하게 비틀어 은어 이상의 어떤 암호문자 같아서 자유분방의 차원을 넘어 언어공해가 되고 있다. 특히 신문 제목에서도 이런 용어들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 수집된 신조어 용어들을 살펴보자. 

‘만관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브금’도 마찬가지다. Background Music의 준말인 BGM을 소리나는대로 읽을 때 나오는 젊은층의 용어다.  

 

‘사바사’는 ‘사람 by 사람’의 줄임말. ‘성진국’은 '성 선진국'의 줄임말이고, 성문화 천국인 일본을 지칭한다고 한다. ‘이뭐병’은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의 준말이다.

 

‘일코’는 ‘일반인 코스프레’의 줄임말. 좀 야비한 말로 ‘존맛’ ‘존맛탱’ ‘존망’이란 용어도 있다. 소리나는대로 발음하는 것으로 일종의 욕이다. 여기에 ‘JMT’는 ‘존맛탱’의 이니셜로 ‘어떤 음식이 매우 맛있음을 뜻한다’고 한다. 

 

‘존맛탱’과 비슷한 말로 ‘병맛’ ‘뵹짓’이 있다. 병신 같은 맛, 병신같은 짓을 하는, 즉 '맥락 없는 짓'을 뜻한다. 여기에 ‘병크’는 ‘병맛 크리(critical)’의 줄임말로 ‘병맛’을 강조한 말이다.

 

‘뷁’이라는 묘한 언어도 인터넷 상에 횡행한다. 포괄적인 부정적 표현으로 쓰인다고 한다. 팝 가수 문희준의 〈I〉라는 노래에서 ‘왜 날 브레이크(break)’의 발음이 ‘왜 날 뷁’과 같이 들린다고 해서 누리꾼들이 이를 조롱하기 위해 고안했다고 알려진다. 

 

‘짤방, 짤’은 '짤림 방지용 사진'의 준말. 인터넷 게시판에 유머 글을 올릴 때 주목받지 못하고 뒷페이지로 묻히는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만든 엽기 사진들을 일컫는다고 한다. 

 

즐KIN은 “꺼져” “닥쳐”와 같은 의미의 감탄사. ‘카공족’은 카페를 학습 공간으로 사용하는 사람이고, 케바케는 ‘case by case’의 줄임말로, 상황마다 다른 대처를 뜻한다는 표현.

‘텅장’은 ‘텅 빈 통장’이며, ‘한남충’은 ‘남자 찌질이’로 남성 혐오 표현이다.

 

‘흠좀무’는 ‘흠, 이게 사실이라면 좀 무섭군’의 준말로, 믿을 수 없는 이야기나 놀랄 만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쓰인다고 한다.

 

문찐은 ‘문화 찐따’의 줄임말로 유행에 느린 사람을 지칭하는 의미. 득템은 얻을 득(得)자와 영어의 아이템(item)을 합성한 말로, 좋은 아이템을 얻었다는 뜻. 빵셔틀은 빵과 셔틀(shuttle)의 합성어로 학교 매점에서 빵을 사다주는 학생, 즉 일진에게 복종하는 학생을 말한다. 샵쥐, 또는 #G는 시아버지를 뜻하는 멸칭. 

이런 용어를 접할 때 신선하고 재미도 있지만 황당무계해서 어리벙벙한 경우도 많다. 신조어들을 좀더 살펴보자.

광클(미친 듯이 클릭하여 클릭장사하는 사람, 또는 마우스 버튼을 빠르게 클릭하는 행동), 너프, 디버프(온라인 게임에서 어떤 칼의 능력치를 격하시키며, 사용자들이 '무슨 너프 사의 칼인가'라고 말한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다굴(다구리에서 파생된 말로 여러 명이서 한 명을 공격한다는 뜻), 본캐(본 캐릭터의 줄임말로 게임에서 널리 사용된다). 뇌절(똑같은 말이나 행동을 반복하여 상대를 물리게 하는 일) 등이 나오는데 주로 젊은층들이 많이 사용한다.

그동안 널리 알려진 은어나 비어들은 많다. 

즉 틀딱충, 틀딱, 품절남, 품절녀,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다),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 단짠(달고 짠 맛) 가즈아(기대를 표현하는 감탄사) 급식충(학교 생활에서 급식을 먹는 10대 청소년을 비하하는 표현), 뇌피셜(뇌와 official에서 나온 '피셜'이 합쳐진 합성어로 자기 의견을 자기가 생각한대로만 이야기한다는 의미), 똥꼬충(동성애자를 비하하는 단어)이 인터넷상과 젊은층 중심으로 많이 사용되어 왔다.

라떼는 말이야(Latte is horse:기성세대가 신세대에게 “나 때는 말이야”라고 말하는 것을 비꼬는 것으로, 과거 기성세대의 언행을 비판하거나 풍자할 때 사용하는 말), 먹튀('먹고 튀다),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것), 빠돌이, 빠순이(특정 인물, 세력, 제품, 취미 등에 열광하는 급성팬),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의 준말. '솔까'로도 쓰인다), 썸(something의 줄임말로, 호감이 있는 대상과 교제하기 전에 주고받는 미묘한 감정), 개드립(adlib와 폄하의 의미를 가진 '개'의 합성어. 상대방이 터무니없는 말을 하거나 진실되지 못한 발언을 할 때 쓰는 말),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의 준말로 자신보다 잘난 사람 또는 대중들에게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의 준말. 즉 넘을 수 없는 장벽), 남사친 여사친(남자 또는 여자 사람 친구의 줄임말), 열폭(열등감 폭발의 준말로, 과도하게 흥분하여 비방이나 욕설하는 것)도 흔히 사용되어 왔다.

국립국어원도 수시로 우리말 순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것 또한 웬만한 사람이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용어들이다. 

레알(영어 리얼리의 스페인 말. 정말이야? 라는 뜻), 킹왕짱(King에 한자 王을 덧붙이고, 거기에 최고라는 뜻의 짱을 더하여 최고 중의 최고라는 뜻), 웃프다(표면적으로는 웃기지만 실제로 처한 상황은 슬픈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 등의 용어는 이미 고전이 되었다. 

신조어란 빠르게 생성되고 소멸되는 것이 생명이다. 그래서 공식적인 국어사전에 오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줄임말이 심하고, 각국 언어를 혼재해 압축적으로 쓰다 보니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한글날을 맞아 우리 글과 말에 대한 소중함을 더 잘 이해하고, 이의 친절한 사용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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