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자전거 도시’ 세종시, 안전은?
상태바
‘자전거 도시’ 세종시, 안전은?
  • 이계홍
  • 승인 2020.09.29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필의 시선] 자전거 이용자 폭발적 증가세, 안전대책은 걸음마
어진동 행정안전부 앞 자전거 거치대. 어울링과 일레클 등이 혼재돼 있다. 
세종시는 자전거 도시라 할 만큼, 최근 자전거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몇주 전 일이다. 

출근길인데 세종시 도담동 주택단지의 한 코너에서 코너웍을 하던 자전거가 반대 방향에서 코너를 돌던 행인을 들이받았다. 행인이 나가 떨어지고, 자전거도 나동그라졌다. 자전거 탄 사람이 행인에게 달려가 부축하는데, 필자의 차량이 앞으로 진행해서 그 후의 일을 더 이상 보지는 못했다.

행인은 몸이 크게 다치진 않았겠지만, 이런 자전거 사고는 수시로 목격된다. 자전거끼리 부딪치고, 앞뒤에서 박는 일이 잦다. 그래서 보행 중 자전거가 오면 몸이 오싹해진다. 또 뒤에서 자전거가 휙 지나가면 안도감으로 긴 숨을 내쉬기도 한다.

뒤에 눈이 달린 것이 아닌 이상 자전거 탄 사람이 박아버리면 꼼짝없이 당하게 된다. 자전거를 탄 사람이 사람을 피해 운전해야겠지만 서툰 사람도 있을 것이니, 보행을 하면서도 늘 뒤를 의식하며 걷는 형편이 되었다.

필자는 한때 세종시에서 운영하는 ‘어울링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다.

연령 때문인지 운전이 서툴다 보니 크고 작은 사고를 냈다. 대부분 자가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마침내는 뒷 바퀴 브레이크가 고장난 것을 모르고 타고 가다 내리막길에 브레이크를 잡았으나 앞 브레이크만 잡혀서 그 반동으로 자전거가 한바퀴 돌아 전복했다.

양쪽 허벅지와 무릎이 까지고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다쳤다. 정형외과 병원에서는 뼈가 바스러지기 전에는 4주 이상의 진단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어울링 자전거’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해서 개인 돈만 지불하고 나왔다. 보험 혜택은 4주 이상의 부상을 당해야 받는다고 했다.

사고 직후 ‘어울링 자전거’를 반납했다. 이러다가는 '사람 병신되고 제 수명대로 살 수 없을 것'이라고 가족들의 강력한 반대로 반납한 것이다. 그리고 연 3만원의 회비 중 나머지 기간의 비용을 되받았다. 

필자가 어울링 뒷브레이크 고장으로 입은 부상. 전치 4주가 아닌 관계로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했다. 
필자가 어울링 뒷브레이크 고장으로 입은 부상. 전치 4주가 아닌 관계로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했다. 

세종시는 자전거 도시로 만든다는 목표 아래 공영 자전거를 널리 보급하고 있다. 대중교통 수단의 상당 부분을 자전거 운행으로 흡수하겠다는 것이 세종시 목표다. 교통수단 분담률 20% 이상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세종시에 공영자전거 어울링이 도입된 지 4년이 되었다. 

자전거 이용 통계를 보면,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접근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대중화되었다. 이렇게 해서 3세대 어울링까지 운용하고 있는데, 정회원 이용비율이 80% 정도 되고, 주로 출퇴근에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안전대책이 시급하다. 자전거 친화도시에 걸맞는 정책 추진과 더불어 시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위해 고장난 자전거를 내보내지 말거나 수리해야 한다. 순회 수리반을 작동해 수시로 자전거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고장난 자전거를 모르고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하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모호한 법적 근거로 회피했을 때, 이용자의 불만은 점증해갈 것이다. 

S 커브에는 차량 단속카메라 설치가 되어 자전거 사고까지 감시하겠지만, 이를 따르지 못한 지역도 있다. 요소요소에 자전거 사고 단속 카메라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카메라를 통해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가 났을 시 가해와 피해 여부를 판독해 적절한 대책을 세울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다. 

나아가 △난폭운전을 하는 운전자를 단속하고, △공익제보단을 운영해 시민신고제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자전거 도로의 개선도 필요하다. 자전거 도로가 파였다든지 턱이 높아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전기 자전거 등장 이후 사고는 빈발해지고 있다. 자전거가 운행되기 좋은 교통시설을 완비하는 것이 안전을 도모하는 첩경이다. 

세종시는 ‘세종형 어린이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세종시의 모든 자전거 길은 사실상 시민안전 보호구역이다. 어린이 교통안전 대책에 준하는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세종시가 우리나라 도시 중 최적의 자전거 교통망을 갖추고 있는 것은 특색있고 개성있는 도시로서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이용자와 시민이 안전한 관계를 갖는 것은 자전거 특화 도시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잣대가 될 것이다. 촘촘한 대책이 요구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