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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헬기소리, 여기가 사람 사는 곳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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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헬기소리, 여기가 사람 사는 곳입니까"
  • 정은진 기자
  • 승인 2020.09.26 10: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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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돌자 세종 한바퀴 연서면 1편] 비행장 통합 이전지를 가다
연기면 '연기 비행장'→연서면 월하리 '조치원 비행장'으로 통합 이전 착수
소음 피해 증가 우려 여전, 주민·지역 근로자 등 직접 피해자들과 소통은 미흡
연서면에서 근로를 하고 있는 한 시민 위로 헬기가 날아가고 있다.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2018년 연기면 일원의 '연기 비행장' 폐쇄 결정. 외형상 축소로 다가왔고, 수십년간 재산권 제약과 소음 피해 최소화를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연서면 월하리 '조치원 비행장' 인근 주민들은 오히려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폐쇄된 연기 비행장이 연서면 월하리 조치원 비행장으로 흡수되며, 비행장 규모가 되레 커질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의 소음 피해 가중이 예상되는 대목. 

지난 2018년 6월 세종시와 국방부, 기획재정부가 합의한 비행장 2곳의 통폐합 이전 사업의 본 모습이다.

2년여가 지난 지금, 40여 년간 주민들이 제기한 소음 민원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기대는 실망감으로 변하고 있다. 소음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와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 소통 과정 역시 미흡하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일각에선 조치원 비행장의 폐쇄와 완전 이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제기되기도 했으나, 대체 부지 등의 추가 대안이 없어 현재 안으로 실행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다 같이 돌자 세종 한바퀴 '연동면 편'에서 확인한 연동면 내판리와 문주리, 송용리가 오버랩되는 건 같은 현실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조치원 비행장은 헬기의 이·착륙 과정, 연동면은 헬기의 이동 경로상 소음 피해에 늘 노출돼 있다. 본지는 이의 후속편이라할 수있는 연서면 월하리 조치원 비행장 인근 소음 문제를 집중 보도한다. 

5분마다 뜨는 헬기, 일대 근로자들 일하는 것 조차 고통

연서면 월하리 근처에 위치한 조치원 비행장. 헬기 2대가 동시에 떠있다. 

1970년대 조치원 비행장과 연기 비행장은 인근 마을과 인접해 들어섰다. 

이는 40여년간 소음 피해와 고도제한 재산권 피해 등 각종 민원 유발의 대상이었으며, 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고통스러운 부분이었다.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던 이 마을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들어왔다. 2012년 세종시 출범과 함께 달라진 위상이 새로운 협상 테이블을 가져왔다. 

민선 1·2기를 거치며 개선안 도출이란 성과도 창출했다. 핵심은 이렇다.

시 예산 2593억 원을 투입, 2022년까지 연기 비행장 폐쇄에 이어 연서면 월하리 조치원비행장으로 통합 확장을 진행키로 했다. 시는 이에 필요한 토지와 시설을 군 당국에 제공하는 대신, 연기면 보통리의 연기 비행장 부지를 국방부로부터 양여받기로 했다.  

양 기관은 통합되는 조치원 비행장의 소음 피해 축소 방안도 제시했다. 활주로 위치를 기존 방향에서 15도 조정하고, 정비고와 계류장 위치를 재배치해 민가와의 이격 거리를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복안.  

조치원 비행장에서 이륙중인 헬기. 지상과 근접한 높이다. 
월하리는 주거지보다는 모텔이나 공업장 등이 많이 들어서 있어, 근로자들의 소음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견 그럴듯해보인 개선안을 받아안은 주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현장에 직접 가보니, 연기면 월하리 근로자들과 주민들 또한 비행장의 확장 이전에 우려를 나타냈다. 주민들은 시가 제시한 소음 저감 방안이 실효를 거둘 지에 의문을 던졌다. 

실제로 겪어본 월하리의 소음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조치원 비행장에서 뜨는 헬기는 약 5분마다 1대. 월하리에서는 헬기가 워낙 가깝게 뜨기에 주거지 보다는 공업사 등 산업부지가 주로 자리잡고 있었다. 

해당 근로자들의 소음 피해가 심각할 것은 불보듯 뻔한 현실. 주변의 한 회사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치원 헬기장 인근에 있는 회사의 근로자 박모 씨. 헬기소리로 인한 고통을 토로하고 있다.  

월하리 월성로의 한 회사에 근무하며 평일 낮시간 대부분을 헬기 소음 속에서 보내는 회사 직원 박모 씨(20대, 조치원).

"지난 4월부터 출근했는데 헬기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업무상 전화통화를 할 수 없다. 머리 위로 바로 떠서 진동도 심각한데 추락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늘 불안하다"는 심정을 표현했다. 

그는 이어 "하루에 한·두대 정도는 이해하는데 오분간격으로 뜨는 헬기가 똑같은 자리만 돈다. 전의면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거기는 이렇지 않았다. 헬기소리 때문에 퇴근할때쯤이면 머리가 멍하고 업무효율이 무척 떨어지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조치원 비행장 인근에 있는 월하리는 머리 위로 뜨는 헬기와 헬기 소리에 대한 고통을 늘 마주하며 살아야 한다. 

그는 이어 조치원 비행장이 확장될 경우, "이 소음과 진동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며 걱정했다. 

현재 조치원 비행장 확장으로 인한 연서면 월하리 일대에는 토지보상과 함께 소음피해 보상 절차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그러나 근무시간 헬기 소음을 감내해야 하는 근로자들은 연서면 거주자가 아니란 이유로 보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이를 확인하기위해 연서면 주민센터에 연락을 취했다. 연서면 관계자는 "연서면에 주거지가 되어 있어야 소음보상이 가능하다. 월하리에 근로자들이 많이 있지만, 피해보상 이야기는 나온게 없다. 소음피해 조사를 진행 중인데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합? 이전?' 자세한 내용조차 모르는 주민들... 소통지수 높여야

월하리에서 일하는 조모 씨. 

"시끄러워 죽겠슈. 여기가 대체 사람사는 곳 맞는지 모르겠슈."

연서면 월하리의 또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조모 씨. 취재차 방문한 월하리에서 우연히 만난 그는 "이곳에서 일하지만 살고 싶지는 않다"는 소회를 드러냈다. 

우연히 인터뷰를 진행한 다른 시민들 또한 '조치원 비행장이 없어지는지, 연기 비행장이 없어지는지'조차 헷갈려 하는 분위기였다. 정보공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주민들을 비롯 근로자들 조차 정확한 정보를 모르는 있었다. 정확한 정보 공개와 주민과 긴밀한 소통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배경이다. 

연서면 주민센터 관계자는 "헬기장을 옮기면서, 마을과 거리가 200~300미터 정도 더 떨어지게 된다. 조치원 장례식장에서 활주로 방향 전체가 아래 방향으로 내려간다. 지금 시와 국방부가 토지 보상을 하고 있다"며 "소음 또한 지금보다는 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주민들 피해는 줄어들 것 같다"는 상황을 설명했다.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 법률에 따른 주민들의 소음 피해 보상 과정에 대한 답변도 이어졌다. 그는 "현재 국방부와 협의를 하고 있다. 소음 방지법 때문에 한창 협의 중이다. 소음 피해가 얼마정도인지 조사 중이다. 앞으로 주민들과 더욱 긴밀히 소통해 많은 이야기를 듣겠다"고 약속했다. 

연서면 인구는 연동면과 마찬가지로 고령층이 다수를 차지한다.

연동면처럼 고령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연서면. 

연서면은 근로자를 비롯한 젊은층도 적잖은 등록된 특성도 안고 있다. 오는 2027년 스마트 국가산단 조성이 완료되면, 근로자 유입에 따른 인구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바꿔 말하면, 소음 피해자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계륵'과도 같은 조치원 비행장. 전국적으로 대안 부지만 있다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국방부. 기피시설인 만큼, 이를 받아줄 지자체는 없는 아이러니한 현실. 

결국 이곳 주민들과 근로자는 평생 소음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2장(국민의 권리와 의무) 10조가 더욱 무색하게 다가오는 현주소다.  

2030년 세종시 완성기까지 급변하는 도시 구조와 행정수도 위상까지 고려할 때, 정부와 지자체, 국방부가 머리를 모아 보다 나은 대안 찾기를 지속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2018년, 비행장 이전 발표 당시 “군과 합의를 통해 군부대 통합 이전이라는 주민 숙원을 해결하게 됐다”고 말한 이춘희 세종시장의 공표가 공허한 외침이 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조치원 비행장 이전 사업 예산은 세종시 투입 재정만 2593억 원에 달한다. 향후 설계와 토지보상을 거쳐 2023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소음 문제를 비롯해 법정보호종 서식지 파괴, 미호천으로의 토사 유출 문제의 최소화 과제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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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6 13:19:04
신도심도 자주 날아드는데 아주 진절머리가 난다. 애들은 무섭고 시끄러워 깨고.C8 이게 살기 좋은 도시,무슨 행정수도? 도로도 개미똥눈처럼 좁고 없어 교통체증 쩔고 시장은 무슨 시민과 소통? 데마이 그만 까고 늘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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