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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못 가는 학교, 고민 깊은 '세종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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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못 가는 학교, 고민 깊은 '세종교육'
  • 이주은 기자
  • 승인 2020.09.23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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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종교육 上] 7개월째 모니터 ‘원격수업’만... 학부모 원성 높아
공교육 가치, ‘학교 미등교’로 근본적인 성찰 이어져... 교육 근간마저 흔들리는 2학기
미디어 과량 교육, '유튜브 링크'가 과연 최선인가?... 교육청, 쌍방향·실시간 교육 제시
코로나19 이후 첫 등교를 한 연양초 1학년 교실 풍경. 
지난 5월 27일 코로나19 이후 첫 등교를 한 연양초 1학년 교실 풍경. 

글 싣는 순서

상. 코로나19로 못 가는 학교, 고민 깊은 교육 환경

중.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담론' 어디로(장학관과 대담) 

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학교들(현장 탐방 인터뷰)


[세종포스트 이주은 기자] 2020년 한해를 통째로 앗아간 코로나19. 세종의 아이들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9월 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건 원격수업이 아니다. 언제까지 우리 아이들을 방치하실 예정입니까?’란 제목의 학부모 청원은 많은 시민들의 공감을 샀다.

학부모 청원자는 “원격수업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아이들이 유튜브 자율학습만 하고 있다”며 “공교육을 받는 우리 아이들이 1년 내내 방학을 맞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학기는 준비할 시간이 없어 그렇다 쳐도 2학기도 똑같은 상황”이라며 “공교육, 학교, 선생님이 우리 아이들을 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단 청와대 청원자만의 이야기일까? 9월 23일 현재 벌써 34만 명의 학부모가 이 청원에 참여해 현 교육 세태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유튜브와 게임으로 귀결되는 교육시스템?

세종시 학부모들도 동일한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도담초 학부모 A 씨는 “코로나19만 사라지기 바라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영상 몇 개 걸어놓고 출석 체크만 하는 것으로는 대책이 될 수 없다”고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는 “온라인 콘텐츠에 주르륵 걸린 유튜브 영상으로 아이들은 여지없이 유튜브와 게임으로 빠져나가 온라인 수업조차 듣지 않는 학생이 늘어간다”며 “일방적인 영상교육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학부모 B 씨는 “원격 수업 강의에 동영상을 사용하려면 유튜브에 접속해야 하는데, 구글 정책으로 중학생 만 14세까지는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며 “유튜브를 사용하려면 자녀의 구글 계정을 성인 계정으로 바꿔야 하는데, 아이들에게 참기 힘든 유혹이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업 시간에 유튜브를 이용해 동영상을 시청하게 되면 수업 중에 다른 동영상으로 이어져 결국 수업 집중도를 떨어뜨린다”며 “유튜브 동영상을 이용한 수업을 개선해달라”는 성토도 이어졌다.

선생님 얼굴 한번 제대로 못 보는 안타까운 상황

올해 초등학교 1학년과 8개월의 두 아이를 돌보느라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학부모의 청원도 계속됐다.

1학년 학부모 C 씨는 “올해 1학년 입학했지만,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1학기에 "아이 잘 있냐"는 형식적인 전화만 달랑 한 번 받았다”며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한다는 말에 기대했는데, 말이 온라인 수업이지... EBS 프로그램 다시보기일 뿐이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준비 안 된 학기 초야 그럴 수 있지 싶었는데 2학기까지도 오롯이 부모의 몫이 되었다”며 “일부 교사들이 행정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을 못 챙기는 모습에 화가 난다”고 성토했다. 

일부 학부모는 “열심히 하는 교사들도 있지만, 일부 무책임한 교사들 때문에 아이들의 피해가 크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시민사회는 무엇보다 1학기는 참았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상황에 아무 대책 없이 학부모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세종시 교육에 참담함을 표하고 있는 양상이다.

아무리 코로나19 시국이지만, 최소한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달라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원성이 높은 시민들의 민원 사항에 교육청은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세종교육청도 현 상황에 대해 공감대를 표시하고 책임을 통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장기화와 이로 인한 가정 내 학습 부담 증가로 학생과 학부모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원격수업의 유형은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수업, 과제제시형 수업, 혼합형 등 학교나 학급의 실정에 맞게 운영하게 되어 있다”며 “초등학교의 경우 원격수업에 필요한 기기 조작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콘텐츠 활용과 과제 제시형을 혼합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또한 “학교 나름대로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학년별, 교과별 특성에 맞는 수업유형과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양질의 교육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 즉각적 피드백과 소통이 가능한 토의, 토론, 프로젝트 등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활성화하고, 더욱 나은 수업으로 학교와 협력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학교 현장에 필요한 건, 결국  ‘제3의 소통’

아름초 학부모 A 씨는 “모두가 힘든 시기이기에 아이들이 제일 힘든 것 같아 안타깝다”며 “많은 학부모가 학력 저하와 교육환경의 변화를 염려하고 있지만, 결국은 교사와 학생 간, 학교와 학부모 간의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것 같다”고 현 세태를 꼬집었다.

이처럼 전반적인 우려와 비판적 목소리 이면에 모범적인 소통사례도 나오고 있다. 학교에 오지 못하더라도, 교사가 아이들과 온라인으로 꾸준히 소통해 등교수업 못지않은 끈끈한 교육적 효과를 이끌어내는 일선 현장도 포착됐다.

모두가 ‘거리 두기’를 하는 상황이나, 미래 교육의 주인공인 우리 아이들과는 보다 끊임없는 교감으로 ‘제3의 소통’을 해야 한다는 제안이 쏟아지는 배경이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상황. 이 때문에 우리 아이들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이제 걸어가야 한다. 학부모와 교육자도 마찬가지다. 

옛날 생각만 하고 세월만 탓하기보다, 현실적인 포스트 코로나 ‘교육 대안’이 우리 아이들에게 접목되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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