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임대차 3법' 무법지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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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임대차 3법' 무법지대 되나
  • 이주은 기자
  • 승인 2020.09.2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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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에게는 희망 고문... 임대인 '재산권 침해 불만' 폭발
임대인 VS 임차인, 민민갈등 촉발... 국토부와 세종시, 중재자 역할엔 뒷짐
대한법률구조공단, 민사 소송만이 해결책 제시... 부작용 속출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이번에는 전월세 실명제 소용돌이에 빠져들 전망이다. 사진은 3생활권 아파트 전경.
임대차 3법과 관련해 다양한 시민사회의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3생활권 아파트 전경.

[세종포스트 이주은 기자] 임대차 3법 시행 후 약 2개월. 임대인과 임차인간 물밑 갈등 국면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세종시 지역 사회에선 여전히 전세 계약을 둘러싼 임차·임대인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양상. 해결책은 3가지로 요약되는데, 모두 임대차 3법 취지에서 벗어나는 방향이라 안타까움을 더한다. 

▲(1안) 임대차 3법을 준수하는 착한 임대인 되기 ▲(2안) 임대인의 물밑 강압(?)에 밀려 이면 계약서를 써주는 착한 임차인 되기 ▲(3안)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안내 대로 '민사소송(소송비용 20~30만 원 대 예상)'으로 맞짱의 길 밖에 없다. 

이중 1안의 비중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주로는 임차인이 두손·두발을 다 들거나 타협안을 도출하는 2안으로 귀결되고 있다. 3안은 뾰족한 수가 없는 정부가 내건 무책임한 대안으로 읽힌다. 

결국 법 시행을 주도한 정부와 정치권은 뒤로 빠진 채, 민민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는 2020년 9월 21일이 또 흘러가고 있다. 

여기에 행정수도 이전론과 맞물린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부동산 중개업자와 소송전 등 다양한 갈등양상이 확산됙 있다. 

임차인 주거안정은  '이상', 민민갈등이  '현실'   

최근 1생활권 시민 A 씨는 전세 계약 만료 3개월을 앞두고 집주인으로부터 “반전세로 전환해 월 100만 원을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2년 전 전세 대금인 1억 5천만 원이 최근 최소 1억 원~1.5억 원까지 오른 주변 시세에 안절부절했으나, 역시나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사정상 1년만 더 계약하고 계속 거주하려면, 기존 전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월 100만 원을 추가로 얹어줘야 하는 상황. 지난 7월 31일 임대차 3법 제정으로 전세 부담이 경감될 것이란 한줄기 희망은 그렇게 무너져 내렸다. 

임대인은 보란 듯이 “보증금을 낮춰줄 테니 월세로 100만 원을 달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후 임대인은 아예 대놓고 “우리가 들어가서 살 테니 나가 달라”고 재통보했다.

A 씨가 주어진 전세금액으로 다른 전세 주택을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이자 극단적으로는 길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는 벼랑 끝에 놓이게 됐다. 

B 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재계약 시 집주인이 전세가를 터무니없이 올리려고 하자, B 씨는 임대차 3법을 방패막이로 언급했다. 그러자 집주인은 “내가 들어가서 살겠다. 나가라”며 불쾌함을 표시하며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B 씨는 “있는 법을 말했을 뿐인데, 협상은 커녕 서로 간에 갈등만 조장됐다”며 “이 법이 아니었으면 서로 간에 웃으면서 적당히 재협상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며 임대차 3법의 허점을 성토했다. 

지역에선 외부로 잘 들어나지 않은 채, 속앓이를 하는 임차인이 적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임대차 3법을 매개로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줄다리기를 하며 민민 갈등만 키워가는 형국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부동산이 ‘거래’라고는 하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일에 법 자체가 깊이 관여하니, 숨 쉴 구멍이 없다는 한탄 어린 목소리도 시민사회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있다. 

임차인의 주거안정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양상이다. 

'진퇴양난' 임차인에 시청과 국토부는 '나몰라라'

정부 및 지자체가 이 같은 심각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면, 나몰라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나 뒷짐지고 있어 분쟁을 키우고 있다. 

시민 C  씨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구경이 싸움 구경이라지만, 갈등 자체를 품고 있는 법이라 생각이 든다”며 “국민들끼리 서로를 미워하고 갈등만 조장되는 것 같은 지금의 분위기가 안타깝다”고 세태를 꼬집었다.

시민 A 씨는 답답한 나머지 정부 및 지자체에 구원의 손길을 뻗쳤으나, 돌아온 건 외면이었다.

민민갈등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과연 정부 및 지자체에선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시민 A 씨가 직접 전세 문제와 관련,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세종시청 주택과 문을 두드렸다.

시 관계자는 “지자체는 이 법과 무관하다. 중재나 자문은 우리 권한이 아니다”며 “관련 부서나 관련 인력도 없다. 국토교통부로 전화해달라”는 말로 발길을 돌리게 했다. 

A 씨는 “아무리 권한이 없더라도 행정수도 때문에 집값이 급등한 세종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특수한 일인데, 현황 파악은 하고 있나?”라고 분통을 터트리자, 시청 관계자는 “우리는 그럴 권한이 없다. 개개인간의 일이다”라며 선을 그었다.

정책 총괄기관인 국토교통부는 해답을 갖고 있을까. 이번에는 국토부 임대차 3법 담당자를 찾았으나, 하루 종일 전화를 ‘회의 중’으로 돌리고 받지 않아 통화 자체를 할 수조차 없었다. 

전국적으로 쏟아지는 민원을 애써 무시하고 있는 지, 정말 회의의 연속이었는 지 알 길도 없었다. 

‘전월세 신고제’와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를 핵심으로 하는 임대차 3법. 이 법이 과연 우리 사회에서 임대차 보호망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지 의구심을 갖게 했다. 

마지막 행선지 '대한법률구조공단', 출구가 없다 

시청과 국토부가 이렇다할 답을 내주지 못한 가운데, 임대차 3법 분쟁을 다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도 출구는 찾지 못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착한 임대인을 만나거나 울며겨자먹기로 이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이상, 결기 있는 퇴거를 결심하지 않는 이상 선택지는 단 1곳만 존재했다. 바로 민사소송이다.  

공단도 임대차 3법으로 인해 2배 많은 상담 건수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 뿐,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공단 관계자는 “민사 소송 과정에 인지대와 송달료만 든다. 소송 비용 자체가 크지 않다”며 개별 소송을 권고했다. 

실제로도 임대차 3법에 위반되는 행위를 임대인이 가해도, 올린 금액의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벌금만 부과할 수 있어 실효성은 떨어진다. 

임대인 보호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세부 다듬기 과정 없는 일방향 법안 통과란 야당의 비판이 최근 들어 설득력을 얻는 배경이다. 

멀게만 느껴지는 착한 '임대인' 미담 

급상승한 임대료와 허울뿐인 임대차 3법에 울상짓는 임차인이 다수지만, 훈훈한 임대인과 함께 웃음짓는 임차인 사례도 들려온다. 

폭등에 가까운 전세 시세 대비 전세금을 많이 올리지 않거나, 임차인을 배려하는 훈훈한 소식도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도심 84㎡ 기준으로 2억 원 이하, 59㎡ 기준 1.5억 원 이하 전세라면 비교적 착한 가격으로 통한다.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21일까지 실거래된 전월세 건수는 신도시 기준 565건. 이중 착한 가격으로 분류될 만한 거래 비중도 이 기간 38%로 집계됐다. 모두가 전세금을 올릴 때, 전세금을 그다지 올리지 않은 세대가 전체의 1/3에 달했다. 

임대차 3법상 불가피한 선택한 이들도 포함됐겠으나, 외형상으론 적지 않은 임대인이 자신의 이익을 내려놓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실제 임차인 D(대평동) 씨는 "오는 9월 전세 만기를 앞두고, 임대차 3법 통과 전인 지난 7월 전세 보증금 1억 원 상향 대신 월세 40만 원에 도장을 찍고 확정일자까지 받았다"며 "임대차 3법이 통과되자, 임대인이 5%인 700만 원 올려 재계약을 허용해줬다"고 말했다. 

임대인은 "법을 지켜야 한다"며 물러섰고, D 씨는 오히려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시민 E(한솔동, 50대) 씨는 “결국 법안에서 해결하기보다 시민이 스스로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문제일 수 있지만, 공동체를 배려하는 모습 속에서 사회문제를 조금씩 해결할 수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비쳤다.


한편, 8월 1일부터 9월 21일까지 신도시 전·월세 최고가는 ▲새롬동 새뜸마을 6단지 전세 4억 5000만 원(120㎡, 17층)  ▲도담동 도램마을 14단지 전세  4억 3000만 원(111㎡, 10층) ▲도담동 도램마을 14단지 전세 4억 3000만 원(111㎡, 13층) ▲새롬동 새뜸마을 11단지 전세 4억 원(98㎡, 5층)으로 파악됐다. 

최저가는 ▲종촌동 가재마을 5단지(84㎡, 1층) 8000만 원 ▲가재마을 7단지(84㎡, 21층) 9000만 원 ▲아름동 대우푸르지오 10단지(84㎡, 6층) 1억 원 ▲고운동 가락마을 13단지(59㎡, 17층) 1.5억 원 ▲다정동 가온마을 3단지(59㎡, 21층) 1.5억 원 등으로 조사됐다. 

월세 기준으론 도램마을 10단지(호반 어반시티) 84㎡가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20만 원, 고운동 가락마을 20단지 호반베르디움 5차 59㎡가 1000만 원에 60만 원, 다정동 가온마을 12단지 59㎡가 1000만 원에 75만 원으로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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