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자'란 이유 만으로... 다른 질병은 셀프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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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자'란 이유 만으로... 다른 질병은 셀프 치료?
  • 김인혜 기자
  • 승인 2020.09.14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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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제보] 코로나19 유증상 외 내‧외과 진료 및 치료는 불가능
발 골절 치료 못받아 발 동동 구른 이모 씨... 타 지역 병원 찾아 삼만리
투석 환자인 경우도 병‧의원이 안 받으면 응급처치 안돼
감염법상 치료 사각지대 놓인 '자가격리자'... 실제 사망사고도 발생
세종시민 A 씨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해외입국자로 판정돼 자가격리 면제에서 제외됐다.

[세종포스트 김인혜 기자] "자가격리자가 확진자보다 치료받기 더 힘든 현실이네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자가격리자’가 다른 질병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격리기간 전‧후 발생했거나 지병으로 안고 있던 골절상 등 정형외과와 불면증 등 신경외과적 치료, 불면증과 복통 등 내과적 치료 전반에 걸쳐 스스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격리자란 이유로 통원 또는 입원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병‧의원에게 있기 때문이다. 

14일 세종시 보건소에 따르면 음성 판정을 받은 자가격리자의 병‧의원 진료 거부율은 통상 70% 안팎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소 관계자는 “병‧의원별 자가격리자 치료 거부 판단은 감염법에 위배되지 않는다. 격리 전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이들도 마찬가지”라며 “설혹 진료를 받아들이는 (30% 대) 병‧의원에 간다 하더라도, CT나 X-ray 등의 장비 이용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주간의 자가격리 도중 음성이 양성으로 바뀔 수 있는 ‘단 1%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가격리에 놓인 시민들의 제도 개선 요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모(승선 근무 예비역‧세종시) 씨는 세종시 보건소에 이 같은 문제 개선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달 21일 근무하는 선박에서 오른발 부상을 입었는데, 코로나 및 항해 스케줄로 인해 20일간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9월 9일 인천항에 왔다. 이곳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뒤, X-ray 사진을 찍어 오른발 골절 사실을 확인했다 

12일 부산에서 코로나19 재검사 후 음성 후 하선했으나, 필리핀 항구를 다녀왔다는 이유로 자가격리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결국 2번의 음성 판정을 받고도 자가격리되면서, 골절 치료는 못 받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이했다. 

이모 씨는 “인천 진료 당시 꼭 정형외과를 가보라고 했고, 세종시 여러 정형외과에 전화를 해봤으나 자가격리 후에나 진료가 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질병관리본부는 세종시보건소 지시대로 움직이라고 하고, 보건소는 병원 측에서 안 받아주면 방법이 없다며 알아서 찾아보라고만 한다”고 호소했다. 

그 역시 진료 거부를 당한 70% 사례에 포함된 셈이다. 대전지역 병원까지 다 알아봤으나 결국 자신을 받아줄 곳은 없었다. 그는 "세종시민이 진료를 위해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하는 것이냐"며 "자가격리 2주는 지키겠다. 진료만 받게 해 달라"며 속상한 심정을 토로했다.

보건소는 진료 가능 병‧의원이 나타날 경우에만 119구급차 후송 지원을 해준다. 출장 의료도 불가능하다. 

본지도 지역 주요 병원에 문의했으나 유사한 답변을 얻었다. 코로나19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NK병원부터 찾았다. 병원 관계자는 “호흡기 질환에 한해 (자가격리자의) 진료가 가능하다. 세종충남대병원에 문의하는 편이 좋겠다”고 응대했다. 

세종충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자가격리자의) 원내 출입 자체는 관련 법상 불가능하나, 남아있는 음압병상에 수용해 치료할 수 있는 여건"이라며 "다만 확진자와 달리 이런 사례는 개인이 모든 비용을 부담해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상황을 전했다. 

 

결국 방법은 단 한가지다. 자가격리 관리자인 담당 공무원을 통해 약국 처방이 가능한 약을 부탁해 수령할 수 밖에 없다.

정형외과 치료가 필요한 이 씨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적잖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세종충남대병원에 입원하는 방법이 치료에 최선이다. 가입해둔 실손보험 처리가 가능하다면 다행이다. 

결국 현재로선 ‘파스’를 바르거나 붙이고 인터넷상 떠도는 정보를 확인해 ‘붕대 감기’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보건소 차원의 진료와 처방도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중단된 상태다. 

혹여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투석 환자가 격리 상태인 경우는 더욱 위험성을 노출한다. 

전국적인 사망 사례가 반면교사로 다가온다. 경기도 성남의 한 자가격리자는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이틀 늦게 투석을 받았고, 투석 도중 갑자기 심정지가 와 숨을 거뒀다.  

이처럼 자가격리자 진료에 대한 사각지대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향후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이 부분에 대한 개선안 도출도 절실해보인다. 

역시나 전제조건은 코로나19 확산세의 안정화에 있다. 우선 순위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중환자에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2월 22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세종시 자가격리자 수는 현재도 261명을 유지하고 있다. 시는 자가격리자 관리 전담 공무원이 1일 2회 격리 대상자의 증상 유무,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자가격리자 안전 보호 앱’을 설치해 격리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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