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 피해', 농민을 살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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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 피해', 농민을 살리는 길
  • 이계홍
  • 승인 2020.09.07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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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코로나19 여파, 문닫은 학교 식당... 무상급식도 중단
지역 농민 식재료 공급망 차단 우려, 일부 농민들 망연자실... 대책 마련 절실
종촌동 복합커뮤니티 앞 야외 광장에서 25일에 개최된 농산물 프리마켓 모습. (제공=세종시)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무상급식 중단과 함께 지역 농민들의 판로 확보도 중요한 숙제로 부각되고 있다.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며칠 전, TV에 나온 장면이다. 

폐허처럼 황량한 밭에서 한 농민이 말라비틀어진 방울토마토를 매만지며 망연자실해있다. 다른 밭에서는 무공해 배추와 호박, 메론, 토마토가 썩어서 나뒹굴고 있다.

이번 수해로 농산물을 망친 것으로 알았는데, 알고 보니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고등학교 모두에 학교 급식 재료를 공급하지 못해 고사하는 농산물들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학교 수업이 불확실하니 이렇게 농가에 직격탄이 떨어진 것이다. 

물론 수해로 인한 피해를 본 것도 있겠지만, 학교 급식이 사실상 중단됨으로써 소비처를 찾지 못한 농산물이 썩어가고 있는 것이다. 

먼 하늘만 바라보는 농부를 지켜보는 마음은 그지없이 안타깝고 답답하다. 지난 봄철 애써 가꾸고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라는 여름철의 긴 장마도 이겼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판로가 막히니 자식처럼 애지중지 길렀던 농산물을 방치할 수밖에 없는 현실. 참으로 지켜보는 마음이 우울하다.  

학생들에게 안전한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공들여 키운 친환경 농산물이 이렇게 ‘쓰레기'로 변하는 것을 지켜보는 농부의 마음은 소비자보다 더 참담할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농민에게 책임을 전가할 것인가.  

물론 어떤 농가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가정 배달이나 직송 루트를 개발해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인터넷을 다루지 못한 농부도 있을 것이고, 판로 개척의 길을 못찾거나 누구를 잡고 하소연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급식을 받는 어린이, 학생들은 매일 삼시 세끼 식사를 할 것이다. 다만 학교에서 점심을 먹느냐 집에서 먹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가정에서 농산물을 소비하는 구조로 바뀐 셈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학교에서 공급하는 메뉴를 그대로 먹을 것인가. 아닐 것이다. 학생들의 기호상 라면으로 때우고, 튀김닭이나 빵으로 때우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건강에 좋은 우리 무공해 농산물보다 가공식품에 이미 길들여진 지 오래다. 

무상급식을 받는 어린이들이 친환경 농가가 생산하는 농산물을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현재 건립 중인 공공급식지원센터 전경. (제공=세종시)
최근 준공한 집현동 공공급식지원센터 전경. 학교 무상급식 재료를 가공하고 다시 학교에 공급하는 전초기지라 할 수 있다.  (제공=세종시)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쿠폰제를 실시한다든지, 싱싱장터 등 공급업체와 계약을 맺는 방법은 없을까를 생각해본다.

물론 학교 급식에 식재료를 공급하는 농가에게만 혜택을 주는 방법이 옳지 않을 수도 있고, 그 자체가 가능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학교 급식이 불가피하게 중단된 상황에서는 어떤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농가가 조직체를 만들어 가정 배송 등 농산물을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는 지자체와 농민, 농민 단체와 지혜를 모으면 훨씬 수월할 것이다. 

지금 대형마트나 슈퍼슈퍼마켓(SSM)에 가면 대기업의 가공 인스턴트 식품들이 빼곡이 들어차있다. 지역 농산물이 없는 것은 아니나 대개는 대기업 가공품에 밀리고 있다.

주민의 기호에 따라 소비되겠지만, 지역 농부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생산된 농산물을 다각도로 소비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아야 한다.

무상 급식을 받는 학생들을 위한 지역 농산물 구입 쿠폰제를 실시하는 것도 방안의 하나가 아닐까, 다각도로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세종시에선 지난 1학기동안 집행하지 않은 무상급식비를 8만 원 상당의 농산물 꾸러미로 지급한 바 있다. 2학기에도 능동적인 지역 사회 대응책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공장에서 찍어 나오는 식품보다 우리 농산물이 훨씬 건강에 좋다는 것은 바른 인식이다. 거기에는 우리 이웃인 농민을 살리는 또다른 부수효과까지 창출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감염병과 자연재해로 인해 피해 농가가 울고 있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공동체의 예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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