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전교조, 학교사회의 ‘소금’이 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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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전교조, 학교사회의 ‘소금’이 될 수 있나”
  • 이계홍
  • 승인 2020.09.04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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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대중성 강화, 학생들에게 올바른 인성 길러주는 참교육자 되길
전교조가 지속적인 법외 노조 처분 부당성을 알려온 투쟁 모습. (제공=전교조)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대법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처분이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3일 전원합의체를 열어 7년 전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대해 ‘교원노조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며 법외노조로 규정한 것에 대한 전원합의체 검토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 

이로써 전교조가 고용노동부에 맞서 취소 소송을 낸 7년 만에 원상 회복되는 순간을 맞았다. 7년 전이라면 박근혜 정부 집권 때의 일이다. 

법외노조란 노동조합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적 요건과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근로자 단체를 말한다. 실제로는 노동조합으로서 설립 신고를 하지 못한 근로자 단체라고 할 수 있다. 전교조는 이 규정으로 사실상 노조활동이 차단되었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법내(法內) 조합만을 노동조합으로 인정하면서 법외조합에 대해서는 노동쟁의 신고와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노동조합'이라는 명칭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대법원은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인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 3권을 본질적으로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무효”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이렇게 해서 전교조는 노동기본권을 침해한 고용노동부의 행정처분을 바로잡고, 합법노조 자격을 다시 얻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고용노동부가 전교조를 노조 자격을 박탈한 것은 해직 교사 9명의 조합원 자격을 허용한 것이 위법이라 하여,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노조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데서 출발했다. 전교조가 이에 반발하자 실제로 ‘법외노조’로 규정해 노조 자격을 박탈해버린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전교조가 법외노조라고 규정한 것은 어느모로 보나 ‘권위주의적 폭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 정체를 지향하는 나라에 교원노조가 없는 곳이 없다. 우리나라도 공공노조는 물론 공무원 노조까지 활동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해직교사 9명의 조합원 자격을 문제삼아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든 것은 권위주의 정권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었다. 대법원이 이를 바로잡은 것이다.  

당시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대해 노조 자격을 박탈한 것은 색깔론이 본질이다. 전교조는 1989년 설립 당시부터 집요한 이념 공세를 받았고, 노조 구성 자격을 인정받는 과정에서도 집행부에 대한 해고와 투옥 등 여러 가지 곡절을 겪었다. 

전교조 합법화 이후에도 보수 정권 집권시에는 조합원 명단 공개 여부를 가지고도 공격을 받았다. 전교조 하면 시끄러운 동네로 만들었다. 이로인해 “저런 사람들한테 어떻게 아이들을 맡겨?”하고 학부모들로부터 불안감의 대상이 되었다. 

내 아이를 좌파적 이념성향의 교사에게 맡길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 것이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전교조 교사 하면 붉은 뿔이 달린 것처럼 이해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학교를 경영하는 측과 언론의 탓이 크다. 이들이 학교사회를 밝고 맑게 하겠다고 나선 데서부터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함께 적당히 부패해야 하는데, 촌지도 안받고, 학교 비리를 감시하고, 실제로 투명 경영을 요구하는 시위들이 잇따랐다. 

한국 보수의 본산 중 하나인 사학 재단이나 학교 관리자 및 운영자는 이런 일들로 이들을 꺼림칙하게 여겨왔다. 전교조 대 비전교조 교사들간의 갈등을 조성하고, 결국 공권력과 학교측이 이간질하는 사이 이들의 활동은 제약을 받고, 고립되었다.  

여기에 전교조 교사 중 일부가 실제로 색깔론에 휘말리는 일을 했다. 그러잖아도 의심하는 처지인데, 도 넘은 사상 교육을 주입했다는 것이다. 이를 보수언론이 놓칠 리 없다. 실제보다 뻥튀기해서 친북 좌파, 뿔달린 괴물처럼 몰아붙였다. 이렇게 되니 학부모들이 불안해하고, “저런 교사에게 자녀 교육을 맡길 것인가” 고민하게 만들었다.

그런데도 전교조는 대중 설득의 홍보 활동이 빈약했다. 조밀한 홍보활동을 통해 학부모를 설득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학교로부터, 학부모로부터 고립되었다.

7,8년 전만 해도 요즘처럼 일인방송이나 유튜브가 있는 시기도 아니어서 언론이 일방적으로 쏟아붓는 비판에 학부모들이 믿게 되었던 것이다.   

그동안 전교조가 합법적인 활동에서도 제약이 많았는데, 법외노조까지 되니 학교사회의 환경은 더 열악해졌다. 학생들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학원 비리 등 모순을 극복하는 ‘소금’ 역할을 해야 하는데 견제장치가 묶이니 학교사회가 더 타락했다는 말도 들렸다. 

교육계의 감시견 역할이 그들 역할의 전부라고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현장에서 지켜보는 눈이 있다면, 학교 경영자도 투명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편, 그동안 전교조가 제 역할을 다했나도 되돌아 보아야 한다.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배타적이지 않았는지,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나머지 고립을 자초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언론 매체의 일방적 공격에도 교조화된 논리로 대처한 것이 아닌지도 살펴보야 한다. 따라서 유연하고 탄력성 있게, 대중과 함께 가는 운동을 펴야 할 것이다.  

햑부모와 함께 가는 전교조, 학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전교조, 학생들에게 건강한 인성을 키워주는 전교조, 학교 운영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견인하는 전교조로 거듭나면 그들의 존재가치는 더 빛날 것이다.

그리고 학교사회에서 비전교조와도 잘 소통할 수 있는 길을 그들보다 먼저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마침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도 전교조 관련 대법원 판결을 적극 환영하면서 “전교조가 교육과 노동 운동의 맏형으로서 교원과 직원, 공무원과 공무직원의 연대와 협력의 구심점이 되어주시길 바란다. 이제 새로운 전교조와 함께 새로운 세종교육공동체를 이끌어가자. 아이들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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