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교육부 중투위 탈락 되풀이, '세종시 학교' 어쩌나
상태바
교육부 중투위 탈락 되풀이, '세종시 학교' 어쩌나
  • 정은진 기자
  • 승인 2020.09.01 19: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리즈 하(下)] 새나루초 4전 5기 '조건부 승인' 통과... 정상 개교는 여전히 미지수
6-3생활권 산울리 초·중·고 심사도 줄줄이 탈락... 교육부 중투위 높은 문턱 재확인
국책사업 세종 신도시 특수성 외면... 모든 피해는 아이들에게
당초 새나루초에는 예비입주민 수천세대의 아이들이 배정예정 됐었다. 다만 개교시기가 1여년이나 늦어진 현실이 다양한 문제점을 낳고 있다. 
당초 새나루초에는 예비 입주민 수천세대의 아이들이 배정을 앞두고 있었다. 개교시기가 1년여 늦어진 현실은 다양한 문제점을 예고하고 있다.
 

글 싣는 순서

상. 집현동 새나루초 건립, 4전 5기 끝 결실

하. '새나루초' 등 중투위 철벽 되풀이, 어떤 문제가 있나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4전 5기 끝에 가까스로 중투 문턱을 넘은 새나루초.

지난 달 27일 2년여 이어진 교육부 중앙투융자(이하 중투) 심의에서 '조건부 승인'이란 일말의 긍정적 결과를 얻어냈다.  

새나루초 대신 집현초 등으로 셋방살이 통학을 해야 하는 일부 고리는 끊었으나, 근본적 과제는 여전하다. 

일단 교육부 중투위가 조건부로 내건 부분이 걸림돌로 남아있다. 

단설 대신 병설유치원 설립은 교육의 질적 저하나 규모 차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미래 교육의 방향과도 맞지 않고 세종시 교육환경에도 적합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세종시 건설 과정의 국가 책무와도 동떨어진 조치로 다가온다. 사실상 유치원 설립 예산을 지자체가 부담하라는 의미도 해석된다. 

그동안 신도시 내 병설 유치원이 전무하고 단설이 주를 이뤘던 것도 국책사업이란 특수성을 반영한 조치였다. 

이 점 때문에 병설유치원 설립이 늦어지기라도 하면, 새나루초의 동반 개학 연기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가뜩이나 지난 4번의 중투 탈락으로 개교시기 자체가 이미 2022년 3월에서 2023년으로 늦춰진 형국이다. 

상당기간 학부모와 아이들의 통학 불편은 불보듯 뻔한 일로 예측되고 있다. 설계와 공사 기간을 촉박하게 잡아도 내년에야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장거리 통학과 학교 배정, 통학 방법, 인근 초등학교 과밀에 대한 숙제는 고스란히 예비 학부모들과 아이들 몫으로 떠넘겨지고 있다. 

일각에선 새나루초 사례가 앞으로 5~6생활권에서 재현될 것이란 점에 더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소위 '중투 철벽'이 고착화되고 있다.   

교육부 중투 '퇴짜' 되풀이, 심각한 문제는

새나루초 중투 문제는 본지의 첫 보도와 함께 지역 각계의 관심을 촉박시켰다.

지역 입주민들을 비롯한 상병헌 시의원과 홍성국 국회의원까지 가세해 정상 개교를 추진해왔다. 일단 건립 사업은 예산 약 193억 원, 25개 학급 600명 정원으로 본궤도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역시나 새나루초 개교 시점까지 공백기는 걱정거리다.

공백기동안 집현동(4-2생활권) 4200세대 일부 아이들은 괴화산 너머 반곡동 솔빛초나 집현동 집현초에 배정받게 될 확률이 높다. 어떤 이유든 원거리 통학은 불가피하다. 

특히 솔빛초로 배정될 경우, 통학버스 이용이 가능할지도 아직은 불확실하다. 통학거리는 편도 약 2km로, 초등생 기준 1.5km 이내 거리를 명시하고 있는 국토교통부령 규칙 제89조에도 위배된다. 

새나루초가 뒤늦게 개교된 이후, 다시 전학이 가능할 지도 불확실하다. 전학을 허용하더라도 아이들이 겪어야할 혼선은 또 누가 책임질 지도 막막하다. 

벌써부터 교통안전 대책 요구가 쏟아지고 있는 배경이다. 회전교차로 설치부터 비알티(BRT) 왕복 6차로 통학을 위한 보행 육교 설립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학교배정팀 담당자는 "새나루초 중투 통과를 위해 무던히 노력해왔다. 통과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나, 현재 문제시되는 학생 배치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나와있지는 않다"며 "집현초 학급 상황을 본 뒤, 반곡동 솔빛초로 보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타 시도 사례에 비춰 육교 또는 교통안전시설 필요성에도 공감대를 보였다. 집현동 행복주택 1500세대의 학생 수요는 50명 정도로 내다봤다.

예비 입주민들은 중투 통과에 안도하면서도, 이면에 있는 근심도 표출했다.

'인근 초등학교 배정 후 정상 개교되면, 다시 전학시키면 된다'는 중투위의 탁상행정식 사고가 장기 심의를 키워왔다고 봤다. 그 사이 아이들의 안전과 학습권은 도외시됐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은 비단 새나루초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투위의 '철벽 심의' 관행은 신도시 6생활권과 5생활권 많은 학교들의 정상 개교에도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우려는 일찌감치 현실이 됐다. 이번 중투위 심사 결과 2023년 3월 개교를 예고한 산울리 6-3생활권 초·중·고 심사 모두 '탈락'으로 일단락됐다.  

2022년경 6-3생활권(산울리)에 처음 선보일 캠퍼스형 고교 조감도.
6-3생활권(산울리)에 들어설 캠퍼스형 고교 조감도.

계속되는 교육부 중투 탈락, 피해는 아이들에게

이번 교육부의 정기 2차 중앙투자심사에서 탈락한 산울리의 초·중·고.

아직 7000여세대에 달하는 공동주택 청약이 시작되지도 않은 만큼, 당장 드러내놓고 반발할 주체들은 없다. 

그럼에도 시교육청이 교육 주체의 의견을 들어 중투위에 심사를 올린 이유는 분명하다. 바로 적기 개교와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 여건 조성이다. 이번 탈락으로 또 한번 개교일정이 뒤틀릴 가능성이 커진 셈. 

이중 세종교육이 야심차게 준비 중인 캠퍼스형 고교 콘셉트의 산울고 탈락은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세종시 최초 캠퍼스형 고교는 부지 6만 4527㎡에 50학급 1200명 정원 규모로, 대학생처럼 선택형 강좌를 들을 수 있는 미래형 교육모델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교진 교육감의 주요 핵심 공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는 행복도시의 정상 건설에도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가뜩이나 산울리 공동주택 분양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과정에서 또 한번 연기를 가져올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 

중투위가 내놓은 탈락 사유는 악순환을 예고한다.  "분양공고 이후 중투 심사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교육청 관계자는 난감한 입장이다. "분양공고 이후 중투 심사가 들어가게 되면, 설계부터 공사기간을 맞추기 어려울수도 있어 우리는 빠른 준비를 해왔다"는 것.  

학부모 입장에선 현실을 외면한 탁상공론으로 받아들여지는 교육부 중투위의 까다로운 심사 기준. 이는 행복도시 건설의 몰이행에서 비롯한 것이란 비판론마저 불러 일으킨다. 

산울리에 이어 스마트시티인 합강동(5-1생활권) 그리고 5-2생활권, 6-2생활권까지 이 같은 전철을 밟을 공산이 크다.

학부모 A 씨는 "중투의 지속적 탈락은 공교육 부재로 이어져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편으로 직결된다"며 "중투위가 보다 현실적인 판단을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시교육청 학교배정팀 담당자는 "중투 심의가 단번에 통과되는 사례는 드물다. 부결 통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며 "산울리 분양과 함께 적시 개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방교육행정기관 재정투자사업 심사규칙 제 4조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이에 시교육청과 학부모, 교육단체, 시의회, 국회의원까지 전 구성원이 합리적인 제도개선안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절실해지고 있다. 

2022년 6월까지 2년간 전국 시‧도 교육감협의회장에 부임한 최교진 교육감의 역할론도 더욱 중요해졌다. <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