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이기는 보약, ‘청서익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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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이기는 보약, ‘청서익기탕'
  • 양계환 원장
  • 승인 2020.08.3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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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마을 허준 선생(10)] 여름철 습열로 인한 제반 증상에 탁월
사진은 다양한 한약재들. (발췌=한약바이오소재은행)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은 주하병(注夏病)으로 불리는 더위 먹은 증상에 사용되는 여름철의 대표처방이다.

더위 먹음이란 일사병이나 열사병에 해당하며 그에 준하는 증상들을 말한다.

일사병은 고온의 환경에 노출되어 심부 체온이 섭씨 37도에서 40도 사이로 상승하여 적절한 심박출을 유지할 수 없으나, 중추신경계의 이상은 없는 경우로 정신 상태가 정상이면서 30분 이내에 완전히 회복되는 어지럼증과 약간의 정신 혼란, 즉시 회복되는 실신을 특징으로 한다. 

 

호흡은 정상이거나 빠른 편이고 혈압은 정상이면서 맥박은 빠른 편이다. 중간 이하 정도의 탈수 증세를 보이며 피부는 땀으로 축축한 편이다. 그 외로 구역감 및 구토, 두통, 피로, 권태 등의 증상을 보인다. 

 

열사병은 심부 체온이 40도 이상이고 중추신경계의 이상 소견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로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니고 섬망(譫妄), 발작, 의식소실, 경련, 어눌함 등의 증상을 보이며, 정신 혼란과 동반된 느리거나 빠른 호흡이 특징적이고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은 빨라진다. 

 

중간 이상의 탈수 증상이 있고 피부는 건조하거나 또는 땀으로 축축하게 된다. 그 외로 구토와 설사, 횡문근 융해증, 급성 신부전, 심인성 쇼크, 간기능 부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주하병(注夏病)은 고온다습한 기후에 의해 땀을 많이 흘리고 기운이 없고 나른해지며 식욕저하와 소화불량, 대변이 무르고 헛배가 부르거나 배가 아픈 증상과 더불어 심한 허로상태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동의보감에서 일사병은 중서(中暑)라는 말로 설명하는데, ‘중서는 맥이 약하고 갈증이 나면서 물을 마시게 되고 몸에 열이 나면서 땀이 나는 것으로 청서익기탕 처럼 기운을 보하는 약을 쓴다’고 되어있다.

청서익기탕은 보중익기탕 생맥산과 같이 이동원(李東垣)이 저술한 내외상변혹론(內外傷辨惑論)에 수록된 처방이다.

청서익기탕은 보중익기탕에서 시호 대신 청피를 넣고 습열을 제거하기 위해 갈근, 황백을 더하고 수분대사를 좋게 하는 창출과 택사, 위장 기능을 도와주는 신곡을 추가하고 여기에 생맥산의 맥문동 오미자를 첨가한 15가지 약재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의학육요(醫學六要)에 나오는 청서익기탕은 명대(明代) 장삼석의 처방으로 보중익기탕에서 승마 시호를 빼고 생맥산과 황백을 추가한 9가지 약재로 만든 것으로 한방 의료보험용 한약제제는 이것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동의보감>에 소개된 청서익기탕 조문을 살펴보면 ‘장하(長夏)의 습열(濕熱)이 사람을 훈증(薰蒸)하여 사지(四肢)가 곤권(困倦)하고 정신이 단소(短少)하고 동작이 게으르고 신열(身熱) 번갈(煩渴)하고 소변이 노랗고 잦으며 대변이 무르고 자주 보며 혹은 설사하고 이질(痢疾)과 같으며 음식 생각이 없으며 숨이 차고 식은땀 흘리는 것을 다스린다. 

창출 6g, 황기 승마 4g, 인삼 백출 진피 신곡 택사 2g, 황백 당귀 청피 맥문동 갈근 감초 1g, 오미자 9개를 한 첩으로 물에 달여 복용한다. 

이 처방의 황기 인삼 백출 당귀 승마 감초 맥문동 오미자 황백 갈근은 청서(淸暑)하고 보기(補氣)하는 것이요, 창출 신곡 청피 진피 택사는 비(脾)를 다스린다’고 되어 있다.

동의보감에서 설명하는 바와 같이 처방 중 인삼, 백출, 맥문동, 황기는 체내에 영양을 공급하여 에너지대사를 활성화하여 체력을 강화시키고, 진피 백출 인삼은 소화를 돕고 식욕을 증진시키며 황백은 항균작용이 있어 세균성 설사에 효과를 낼 수 있다. 

맥문동 오미자는 진액을 보충해 주고 진피와 더불어 기관지와 폐에 작용하여 숨참 증상과 기침, 기관지염을 완화시킨다. 황기와 백출은 이뇨작용을 도우며 황백과 더불어 비뇨기 염증을 개선시킨다.

위와 같은 약리 작용에 의한 청서익기탕의 응용은 여름철 습열로 인한 제반 증상(땀을 많이 흘리고 기운이 없으며 식욕이 저하되어 있을 때, 여름에 식중독으로 인하여 설사와 복통이 있을 때, 여름 감기로 기침을 동반한 기관지염이 있을 때, 면역기능 저하로 요도염이 생겨 소변에 문제가 있을 때)에 효과를 낼 수 있다.

습열이 더욱 성(盛)하다면 '청서익기탕'

청서익기탕은 보중익기탕에서 파생된 처방이다.

주하병(注夏病)에는 청서익기탕도 있지만 보중익기탕가감방(시호 승마를 빼고 맥문동 오미자 백작약 황백을 가한 처방)도 있다. 

그러면 어느 때 청서익기탕을 쓰고 어느 때 보중익기탕을 써야 할까? 기준은 습열의 정도라고 말할 수 있다.

여름은 5, 6월부터 시작하게 되는 데 초여름에 쓸 수 있는 것이 보중익기탕이며 장마가 올 무렵이나 장마가 지나가는 7, 8월과 같이 습한 기운과 무더위가 심할 때 즉 습열이 더욱 성(盛)할 때 쓰는 것이 청서익기탕이다.

여름철 면역력이 약한 상태에서 습도와 온도가 올라 습열이 성하게 되면 주하병이 오게 되는데 이때 습열의 형색(形色)이 있는 사람에게 청서익기탕을 쓴다.

습열의 형색은 얼굴이 부은 듯하고 번들거리며 붉은 기운을 띄고 있다. 체격은 보통에서 비만하며 성격은 조급한 경향이 있다. 반면 보중익기탕은 붉은 기운보다는 얼굴이 창백한 경우가 많다. 

맥이 침(沈)하고 얼굴이 약간 불그스레한데 팔다리에 힘이 없고 한 번 누우면 계속 자고 싶고 일어나기가 싫고 기운이 쭉 빠지는 것 같고 왠지 정신이 맑지 못하고 멍하며 가끔 숨도 차고 식은땀도 잘나고 입도 마르며 소변도 누렇고 배도 살살 아프다..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청서익기탕 적응증이 된다.

청서익기탕을 습열 체질 아닌 경우에 사용하게 되면 소화가 잘 안되거나 기운이 더 없다고도 하고 설사가 난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황기인삼탕(보중익기탕에 창출 4g 신곡 2g 황백 1.2g 오미자 15개를 더한 처방)을 쓰는 것이 좋으며 소화를 돕기 위해 산사 맥아 백두구를 넣어 쓰기도 한다.

여름에는 주하병과 더불어 냉방병도 조심

냉방병은 냉방이 잘된 실내와 실외 온도 차이가 심하여 급격한 온도 조절을 해야 하는 인체가 잘 적응하지 못하여 체내 자율신경의 부조로 발병하는 것으로, 외부와의 온도 차가 5~8도 이상인 채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면 혈액 순환 등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게 된다. 

냉방병의 증상은 두통과 어지럼증, 소화불량, 복통, 근육통과 함께 손발의 냉감, 피로감, 감기증상 등을 들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 냉방병은 음서(陰暑)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보는데, 음서란 ‘여름철 더위를 피해서 서늘한 정자나 차가운 물속에 오래 있는 등 과도한 피서로 생긴다. 머리가 아프고 몸이 뒤틀리면서 당기고 시큰거리며 오한 등이 나타나니 창출백호탕을 쓴다’고 되어있다.

앞으로 세종마을 허준선생 칼럼을 게재할 맑은숲 한의원 양계환 원장.
맑은숲 한의원 양계환 원장.

또한 여름 감기를 서풍(暑風)이라하여 ‘여름에 감기에 걸리는 것은 차가운 환경에 과도하게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차가운 물 속이나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곳에 오래 있거나,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두통, 발열, 오심구토, 복통, 설사, 사지무력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니 곽향정기산에서 백출을 창출로 바꾸고 강활을 넣어 쓴다’고 하였다.

여름철 건강관리는 가을과 겨울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벼운 운동과 적당한 수분 보충, 제철 과일과 음식을 섭취하고 적당히 햇볕을 즐기되 무리한 야외활동이나 에어컨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일상생활 습관으로 면역력 강화에 힘쓰는 건강한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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