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의 詩골마실' 11편] 금세 시드는 달개비, 오만한 자신을 돌아보는 의미
-달개비 사랑-
다 부르지 못한 세레나데
눈물로 쓴 연가 되었네
나도 안쓰러워
파랑 입술을 내준다
사랑은 달개비처럼 피어났다
[작품노트]
이른 아침 산책길에서 새파란 꽃잎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일년생인 ‘닭장의 풀’이다.
수술은 전구 속 필라멘트와 같기도 하고, 꽃은 생쥐의 얼굴 모양이다.
닭장 주변에서 흔하게 자란다 해서 그렇게 붙여졌다고 하고, 닭볏을 닮았다하여 ‘달개비’라고도 한다는데 닭과 무슨 관련이 있기는 한가 보다.
오후가 되면 꽃은 시들어 버린다. 밤새 창가에 대고 세레나데를 불렀으니, 그만 지쳐서 잠이 드는 것은 아닐까.
황대권 선생은 <야생화 편지>라는 책에서 “야생초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 속의 만(慢 : 자신이 남보다 훌륭하다고 망상하여 남에게 뽐내려 드는 방자한 마음)을 다스리고자 하는 뜻도 숨어 있다.”고 했다.
내 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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