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 ‘일품 국수’, 간판과 다른 ‘자연식’ 전문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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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 ‘일품 국수’, 간판과 다른 ‘자연식’ 전문 식당
  • 이주은 기자
  • 승인 2020.08.08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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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돌자 세종한바퀴 조치원 5편] 조미료 없이 자연 효소만으로 맛을 낸 요리
슴슴하고 식감이 살아있는 맛으로 소화 만점... 직접 담근 ‘호박 식혜’가 백미
건강한 효소로만 맛을 낸 '일품국수'의 자연식. 건강한 한끼는 몸과 마음 모두를 충만하게 한다.

[세종포스트 이주은 기자] 음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배만 차는 음식과 마음까지 차오르는 음식.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오늘 마음마저 꽉 찬 ‘소울푸드’를 만났다. 사실 음식이 아니라 이건, ‘약’이다. 배만 부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영혼까지 충만한 느낌으로 채워졌기에...

사실 이곳은 ‘아는 사람’이 아니면 갈 수 없는 곳이다.

첫째는 간판이 ‘국숫집’이라 이곳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고, 둘째는 조치원 안쪽 사람들이 흔히 다니지 않는 길이기에 눈에 띄지 않는다.

알고 보면, 한번 다녀온 사람이 또 가는 마성의 단골 맛집. 

* 모든 맛집 탐방은 세종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취지며 비용은 직접 본지가 부담 후 진행합니다. 

한적한 산 옆 길가에 위치한 식당 전경. 공기 좋은 곳에서 먹는 자연식은 또 다른 힐링을 선사한다.

‘예약이 필수’인 이곳은 일단 메뉴판이 없다. 그날그날 공수한 재료와 준비 가능한 식단으로 메뉴가 구성된다.

가게에 들어서자 자연식이 가득한 다른 테이블의 상을 보고 군침이 먼저 나왔다.

따뜻한 숭늉으로 속을 달래자 이윽고 준비된 한상차림.

푸짐한 제육볶음에 일곱가지의 나물들, 건강한 내음 가득한 된장국까지... 특히 작은 종지에 담겨있는 된장은 진정한 '밥도둑'이다.

흰목이버섯, 비름나물, 뽕잎 나물, 영양 부추, 연 줄기 무침, 호박 나물 등 일반 식당에서 흔히 먹을 수 없는 건강한 음식이 가득하다.

집된장에 멸치, 고추를 비롯한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낸 ‘양념 된장’을 먹노라면 ‘자연인’이 차려준 밥상을 산속에서 먹는 느낌이랄까?

처음에는 고기와 쌈 싸 먹을 때 조금씩 넣어 먹었는데, 먹어보니 입에 착 감기는 감칠맛에 반해 나중에는 상추쌈에 된장만 넣어서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밥도 하얀 쌀밥이 아닌, 옥수수와 생보리, 잡곡으로 구성된 영양밥이다. 보기만 해도 푸근한 항아리 옹기에 푸짐하게 담긴 ‘건강식’을 먹다 보면 밥은 한 그릇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날도 세 공기를 비웠다. 영양밥이 큰 그릇에 주걱과 함께 제공되기에 가능하다. 리필도 물론 가능하다.

다만 나물과 반찬이 시중 식당에서 먹는 맛과 조금 다를 수 있다. 조미료 일절 없이 천연 효소로만 맛을 냈기에 익숙한 고향의 맛(?)은 전혀 없다. 대신 슴슴하고 제철 재료로 맛을 낸 식감이 입맛을 돋운다.

구수한 숭늉과 앉은뱅이술 '막걸리'. 특별한 날에는 '호박 식혜'에 막걸리를 타서 먹으면 맛과 특별함 모두 다 챙길 수 있다.

8년째 자연 식단을 고집하고 있는 박선옥 사장은 “25년 동안 집에서 해 먹었던 식단 그대로 차린 식당”이라며 “부부도 궁합이 중요하듯, 음식에도 '합'이 있다. 그 합을 맞춰 음식을 낸다”고 그만의 음식 철학을 밝혔다.

건강한 밥상에 반해 “맛있다”고 말하니, “얼른 드셔요”라고 손사래를 치시는 사장님. 나긋하게 말씀하시지는 않지만, 상추 위에 돼지고기 올리고 갖가지 쌈을 싸주시며 “합을 맞춰 먹으면 더 맛있다”며 입에 넣어주신다. 은근 ‘츤데레(무심한 척 챙겨줌) 스타일’.

알고 보니, 일부러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신다고 하신다. 하루에 두 끼라도 건강한 밥을 먹이려는 의도다.

이날도 근처에 위치한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입과 마음을 가득 채웠다. 특히 음식 맛있기로 소문난 전라도에서 왔다는 대학생이 “집밥 같은 맛”이라고 엄지를 추어올렸다.

자취를 한다는 이 학생도 사장님에게 ‘알바생’으로 예약됐다. 와서 밥 먹고 건강하라는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식당가득 퍼졌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건강한 한끼. "집밥처럼 맛있다"는 학생들의 말은 표정에서도 느낄 수 있다.

“잘 먹고 건강하다는 것은 잘 죽기 위한 준비입니다. 저도 잘 죽기 위해서 이 일을 합니다.”

맛있는 밥 한 끼에 마음까지 꽉 찼는데, 이제 멋진 ‘철학’까지 설파하시는 멋쟁이 사장님.

내로라하는 장관까지 왔다 갔다는 ‘일품 국수’만의 자연식 식사. 왜 단골이 되는지 알겠다.

아마도 나만 먹기 아까운 ‘자연식’을 내 소중한 사람과 다시 한번 먹고 싶은 그 ‘예쁜 마음’ 때문일 거다.

건강 밥상의 대미를 장식하는 '호박 식혜'. 호박과 대추로 걸쭉하게 끓여낸 식혜는 달달하게 건강식을 마무리하는 '백미'에 속한다.

 

◎ 일품 국수

● 메뉴 : 자연식(1만 5000원~3만 원 선)

● 주소 : 세종시 조치원읍 신안리 357-4 (섭골길 51-23)

● 영업시간 : 예약 필수(예약에 따라 시간이 달라짐)

● 전화 : 044-866-6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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