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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논란', 다정동 주민들 제대로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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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논란', 다정동 주민들 제대로 뿔났다
  • 박종록 기자
  • 승인 2020.07.25 08:08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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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열린 토론회서 험악한 분위기 연출, 스쿼시·클라이밍장 원안 촉구
앞선 설문조사서 99.4%, 다정동 복컴 내 '무용(발레)실' 설치 반대 전달
세종시 "불가피성 양해" VS 시민 "절차를 위한 토론회" 무용론 제기
다정동 단지별 입주자 대표들이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다정동 단지별 입주자 대표들이 복컴 내 '한예종 무용실 설치'에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세종포스트 박종록 기자] 조만간 개관을 앞둔 세종시 다정동 복합커뮤니티센터, 그 안의 스쿼시장과 클라이밍장. 다정동 주민들이 이를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영재교육원 '무용(발레)실'로 바꾼다는 세종시 계획에 제대로 뿔났다. 

이에 세종시는 24일 오후 2시 다정동 복컴 2층에서 주민 의견수렴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다정동 주민들 다수와 손인수(새롬·나성·다정동) 시의원, 시청 공직자 등이 참석했다. 

앞서 진행한 단지별 설문조사에서 확인했듯, 주민들의 반대는 예상대로 거셌다. 다정동 10개 단지 사전 조사결과, 5598세대 중 5564세대(99.4%)가 스쿼시장 등의 존치를 원했고, 무용실로 변경 의견은 34세대(0.6%)에 불과했다.

당초 다정동 복컴 내 원안으로 설치된 스쿼시장. 이외에도 한 면이 추가로 있다. 
다정동 복컴 시설로 반영된 실내 클라이밍장.

상황이 이렇다보니, '복컴 무단변경 강행 시 주민소환' '모든 수단 강구' 등 주민들의 강경한 태도가 험악한 분위기로 연결됐다. 

코로나19 전염을 막기 위해 사전 질의서로 미리 질문을 받아 토론회를 진행하려던 과정에서도 마찰이 빚어졌다. 마스크를 쓴 상태로 발언하는 공직자에 대해 "마스크 쓴 상태로 질문을 받으면 되지 않냐"는 항의가 이어지자 현장 질의 병행 방식으로 전환됐다. 

시 입장에서는 한예종 유치의 당위성을 주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토론회를 연 것으로 다가왔다. 염성욱 문화예술과장은 한예종 예술영재교육원 추진 계획을 설명하려 했으나, 한 주민이 "설명회를 들을 필요가 없다"는 긴급 동의를 구했고, 주민들은 같은 의견을 내보였다. 

다정동 주민들의 의견을 보여주는 현수막.
다정동 주민들의 의견을 보여주는 현수막.

또 다른 시민은 한예종 유치 과정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전국 12개 지자체가 한예종 영재교육원 유치 경쟁을 벌였다고 했으나, 한예종 홈페이지에 적시된 내용과 다르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진 질의에선 한 시민은 “행복청에서 설계한 다정동 복컴을 왜 변경하려고 하는지?”라는 질문을 했고, 시는 "시설 이용에 일부 용도 변경은 가능하다고 본다"는 답변을 내놨다. 또 다른 질문들의 요지는 주민 의견을 듣고 결정하는 절차가 빠졌다는 지적으로 모아졌다. 

"다정동 주민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데 왜 추진하는가"란 질문에는 "복컴은 시청 행정재산이며, 복컴이 주민들에게 밀접한 시설이기 때문에 다양한 조례에 의해 위원회 및 주민자치회를 만들도록 되어있어 그들의 심의를 받도록 되어있다"는 원론적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정동이 아직 개청 전인 만큼 민간 협의회가 설립되지 않았다. 이전 문제의 시급성 때문에 다정동으로 분리되기 전 새롬동에 우선 진행과정을 설명했다"는 해명도 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성난 민심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한예종 시설 도입안을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록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영재교육원 입학생들이 특혜를 받는 학생들인가. 그래서 무리하게 추진하나"라는 추가 질의도 있었다. 

다정동 복컴 체육관에 들어찬 주민들. 시에 대한 항의가 빗발쳤다.
다정동 복컴 체육관을 가득 메운 주민들. 이날 시에 대한 항의가 빗발쳤다.

이후 순서는 입주자 대표 연합회 추천 6인과 주민자치회 통장협의회 주민 등으로 구성된 토론으로 연결됐다. 시간 관계상 패널 1인당 5분 발언을 해야했다.

이정원 다정동 입주자연합회 대표는 "각 단지별 연합회에서는 7명이 참여했다. 이 토론회 자체에 반대를 했다. 다른 이전 장소를 찾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시는 설득, 주민은 반대, 이 상황이 계속 되리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도상기 11단지 입주자 대표회장은 "시에 다정동 주민들 의견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 박동국 주민자치위원은 "주민 권리를 찾기위해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육치국 통장은 "복컴에 대해 3년 전부터 관심가져왔고 주민들의 관심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유성연 4단지 입주자 대표회장은 "스쿼시장과 클라이밍장을 포함한 원안 변경을 절대 반대한다. 의견은 충분히 시에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대표회장들 모두가 절대 반대"라고 강조했고, 이인수 8단지 대표는 "복컴이 주민을 위한 복컴이 맞는가를 놓고, 그렇지 않다면 힘으로라도 막아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정원 대표는 다시 발언에 나서, "밀실 독단 행정으로 시에서 민민 갈등을 만드려는 의도가 개탄스럽다. 다정동 절대 다수 의견을 명분으로 시에서 진행하려는 이번 사업을 막겠다"며 "알리지 못한 것을 이해해달라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 사전 청취 절차가 있어야 했다. 연습장 부족은 충분히 이해하나 굳이 돈을 들여서 완공된 멀쩡한 시설을 부수고 (리모델링 등으로) 새로 설치하니 예산낭비하는 꼴이다. 다정동 주민 99.4%는 원안을 원한다"고 못박았다. 

박동국 6단지 대표는 "다정동 복컴 개관에 상당한 기대와 설렘이 있었다. 그동안 모든 민원을 새롬동 복컴에서 진행하면서 불편이 있었으나 3년을 감수했다. 클라이밍장과 스쿼시장 모두 완공이 된 상태다. 이를 철거해 무용 연습생 15인을 위한 4년간 임대는 특혜가 아닌가 생각한다. 절차 문제도 거론안할 수 없다. 앞으로 복컴이 4년 후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 대안을 좀 알고싶다"고 밝혔다.

유성연 대표는 "토론회 자체가 잘못됐다. 복컴과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용하게 하는 게 말이 안 된다. 다른 대안을 가지고 와서 토론회를 해야 하는데, 절차상 문제로 그 하자를 보완하기 위한 토론회로밖에 안보인다"며 "이런 토론회는 아니다. 명백히 다정동 주민 대부분이 반대다. 토론회는 무효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고 성토했다.

이렇게 토론회는 다정동 주민들과 세종시 입장만 재확인한 채, 평행선만 긋고 마무리됐다. 영재교육원 무용(발레)실 사용시기는 내년 3월이다. 정상 사용을 위해서 가을부터 리모델링에 착수해야 한다는 세종시. 

남은 기간 '세종시 VS 다정동 주민'간 대립 구도가 '시민주권 특별시'란 콘셉트 아래 어떻게 조정되고 마무리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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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이 2020-07-25 13:36:58
아직 지어지지도 않은
싱싱장터 경제적 타당성 고려해서
수정안으로 추진했다면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능하겠다
그런데 이미 지어진 시설을
부수면서까지 수정안 밀어부치는데
화가 안나나!!

이정환 2020-07-25 14:04:22
처음 시작 단계부터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게 아니라 미리 결정해놓고 통보하는 식으로 처리하려는 처사에 안타까움을 표합니다.

김명선 2020-07-25 16:05:24
무슨 논리인지 주민에게 묻지도 않고 그냥 통보
지어진 것도 다시 변경 세금으로 하실텐데
참 일!!!!잘하는군요

이호연 2020-07-25 18:27:36
싱싱장터는 원안으로 돌아갔고
빙상장은 어떻게 됐나요
유사한 사례인듯한데

이진영 2020-07-26 16:43:18
다정동 복컴 원안대로 시행하라!!! 장소가 필요하다면 다정7단지 빈 상가 시설을 이용하세요.
싱싱장터, 빙상장 등 이전의 사례와 왜 이번 안은 달라야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빈땅에 새롬동 싱싱장터 건물 지을 돈 있으면서 다 지어진 다정동 복컴을 부숴서 무용실로 만들어 대여하로 예산 충당하는 다정동 주민을 우습게 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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