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왜 ‘세종시’인가? 그 이름 속에 무엇이 있나
상태바
왜 ‘세종시’인가? 그 이름 속에 무엇이 있나
  • 최민호
  • 승인 2020.06.30 09:2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랩소디 온 세종(Rhapsody on Sejong) 2편] 최민호 전 청장의 미래 행복도시 제언
세종시 명칭 선정 배경 곱씹어야... 행정중심도시 대신 미래산업복합도시로 승화해야  
행정중심복합도시 생활권별 기본 기능 계획. (제공=행복청)

 

랩소디 온 세종(Rhapsody on Sejong)

 

랩소디(Rhapsody)는 그리스의 서사시를 뜻했고, 현재는 환상곡풍의 자유로운 노래’, 그래서 우리말로는 광시곡(狂詩曲)으로 번역한다.

 

세종시는 랩소디로 작곡하기에 아직 역사가 얕다고 말할지 모르나, 가파른 흐름이 담긴 파란만장한 압축이 녹아있는 도시로 미친듯이 노래로 환생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랩소디 온 세종(Rhapsody on Sejong)’은 그렇게 불러보는 세종의 태동과 애환과 미래를 노래하는 글이다. 랩소디는 서사적이자, 영웅적이자 민속적인 노래다. 단악장이고 형식도 자유롭다.

 

세종을 노래하는 글, 최민호의 랩소디 온 세종(Rhapsody on Sejong)’을 격주로 연재한다.

‘세종시’란 명칭은 국민 공모에 의해 정해진 이름이다. 

지난 2006년 정부가 계획하고 추진한 ‘행정중심복합도시’는 명칭이 필요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명칭은 도시의 일반 성격을 말할 뿐이고, 신설 도시의 고유한 이름이 없어 임시로 지어졌다. 

√ 국민 공모 3위인 ‘세종’으로 명칭 확정 배경 

행복도시 개발 추진 주체. (제공=행복청) 
행복도시 개발 추진 주체. (제공=행복청) 

그리하여 당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추진위원회’는 ‘도시명칭제정위원회’를 별도로 구성, 이의 새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다. 국어와 역사, 문학, 도시계획, 지리 등 각계 전문가 23명이 위촉된 배경이다. 

방식은 국민들에게 공모하기로 했다. 2006년 7월부터 9월 말까지 공모 결과, 무려 2163개의 명칭이 접수되었다. 명칭제정 위원회는 그 중 20개를 추렸다. 

그 명칭들을 한 번 되새겨 보자. 

①금강 ②연두 ③세종 ④한울 ⑤가온 ⑥삼기 ⑦중경 ⑧중도 ⑨장남 ⑩대동 ⑪새서울 ⑫한마루 ⑬동권 ⑭대평 ⑮평화 ⑯대원 ⑰한벌 ⑱금남 ⑲새벌 ⑳한누리.

이중 최종 후보 3개를 국민 선호도에 따라 다시 가려낸 것이 ‘한울’과 ‘금강’, ‘세종’이다. 이때 ‘세종’은 놀랍게도 국민 선호도 3위에 그쳤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추진위원회’ 결정은 달랐다. 심의결과 만장일치로 ‘세종’을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새 이름으로 선정했다. 참으로 역사적인 결정이었다. 2006년 12월 21일의 일이다. 

당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세종'. 이외에도 같은 이름을 낸 이들은 29명 더 있었으나, 최효정 씨의 제출안이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제공=행복청)

‘세종’을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명칭으로 선정한 이유는 우리 민족 최대의 성군 세종대왕의 이름이고, 한글과 과학, 문화 등에 기여한 임금으로 모든 국민에게 추앙을 받는 이름이자 한문으로도 ‘世宗’이라는 표기가 가능할 뿐 아니라 영어발음상으로도 문제가 없는 이름이라는데서 찾았다. 

이름을 지은 뒤에는 여기저기서 이러저러한 뒷말도 있는 법인데, ‘세종’이라는 이름에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전 국민적 합의에 의해 ‘세종’이라는 도시 이름은 탄생되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에 ‘세종’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지자, 지난 2010년 12월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게 되었고, 2012년 7월 1일 이 법에 의해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세종특별자치시’란 이름으로 공식 출범하게 된다.  

공식적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명칭은 사라지고 ‘세종특별자치시’라는 명칭이 명실상부하게 사용되어야 마땅하게 된 것이다, 

√ ‘행정중심복합도시 VS 세종특별자치시’, 말끔한 정리 필요 

그러나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세종특별자치시’라는 명칭이 깔끔하게 정리된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이란 기관 이름이 있고, 도시 이곳저곳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세종특별자치시’라는 이름과 함께 고유명사처럼 쓰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행복청이 관할하는 구역이 ‘행정중심복합도시’이고, ‘세종특별자치시’는 이를 포함하여 읍면까지 관할하는 자치단체라는 정도로 대충 알고 있는 것도 같다. 
 
정확하게 말해,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공식명칭은 ‘세종특별자치시’이고, ‘세종특별자치시’의 도시기능과 성격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이다. 그리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세종특별자치시’의 소위 ‘예정지역’의 개발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이다. 

도시의 명칭과 관할구역은 도시개발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로 법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지금 그것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 세종시가 던지는 도시의 정체성은

관심은 ‘세종’이라는 이름이다. 왜냐하면 도시의 정체성은 그 이름에서 가장 선명하게 나타나고 해답 또한 그 속에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가 국민 선호도 1위였던 ‘한 울타리’라는 뜻의 ‘한울’을 버리고, ‘세종’이라는 이름을 택한 것은 ‘세종’이라는 이름 속에 담겨있는 특별한 함의 때문이었다. 

세종대왕은 위대한 왕이었다. 

백성의 안위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위민(爲民) 정신을 국가 경영철학으로 내세우며, 행정과 경제, 과학, 문화, 국방 등 모든 면에서 국가 기틀을 튼튼히 한 창조적 지도자였다. 

첨단지식과 기술혁신에 대한 집념으로 분야를 초월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경연과 토론을 활성화하고, 집현전을 통해 한글 뿐만 아니라 창조적 지식경영시스템을 확립하였던 왕이었다. 

출신에 연연하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고, 훈민정음과 측우기, 자격루 등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문자와 과학기구를 개발해 조선을 세계적인 과학기술의 일류국가로 발돋움시켰을 뿐만 아니라 유교경전과 지리서, 의서 등 서적 편찬사업과 악보와 음악의 체계적 정립을 통해 문화의 융성에도 크게 기여했던 왕이었다. 

세종대왕은 창조적 대왕이었다. 이름에는 그 속에 염원이 서려있는 법이다. ‘세종시’를 세종이라는 이름으로 지은 국민적 염원은 무엇이었겠는가. ‘세종시’라는 이름 속에 숨어있는 미래의 담론적 메시지는 무엇인가. 

√ 세종시는 제대로 건설되고 있나 

2012년 세종시 출범 즈음 행복도시 모습. 허허벌판의 이곳이 세종이란 이름 아래 건설되고 있다. (제공=행복청)
2012년 세종시 출범 즈음 행복도시 모습. 허허벌판의 이곳이 세종이란 이름 아래 건설되고 있다. (제공=행복청)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세종특별자치시’로 탄생되고, 세월이 흐른 뒤 우리는 어떤 한계를 느끼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소비도시와 베드타운, 투기지역으로 전락해간다는 우려는 세수의 감소와 상가 미분양, 직장과 주거의 분리, 교통혼잡, 그리고 목적했던 수도권 인구의 분산 실패라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미지의 앞날을 직시할 때, 정부부처와 공무원이 중심을 이루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는 세종시가 염원하는 명품도시이자 국가 균형발전, 그리고 최종목표인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른다는 것에 막연한 갈증이 느껴진다.

그 갈증은 어디에서 오는가? 

시대는 예측 불가능하게 변하고 있다. 우리는 어제의 정답이 내일은 오답이 될 수 있는 격변의 시간을 살고 있다. 신기술만이 살아남고, 문화적 상상력과 기술이 융복합하는 복잡계의 세상에 살고 있다.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역량 배양이 피 한 방울보다도 절실한, 창조적 역량이 곧 국가 경쟁력인 진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행정이 중심이 되는 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수도권의 인구 50만을 분산시키기 위해 막대한 재원을 쏟아 넣고 있다. 과연 그렇게 해서 국가경쟁력은 강화될 것인가.

√ 다시 들여다본 ‘세종시’ 

‘세종시’를 다시 들여다보자. 세종시는 국가행정의 총사령탑인 정부부처만 있는 곳이 아니다. 

싱크탱크인 15개 국책연구기관, 국립도서관· 박물관등의 문화시설, 미래인재양성을 위한 과학고, 국제고, 예술고 및 160여개 첨단 스마트학교들이 있다.

30분 이내 거리에 대덕 연구단지· 과학비즈니스벨트·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R&D연구단지가 조성되고 있는가 하면, 오창 산업단지·아산 삼성전자·현대 자동차·당진 현대제철 등 서해안 첨단산업 단지와 KAIST를 비롯한 40여개의 대학과 수십만의 대학생들이 있고,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교통의 중심지에 있다.

세종시는 미래지식 산업의 성장 동력원, 바로 ‘미래산업’의 핵심원자들이 주변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 창조적 잠재역량으로 ‘세종시 재설계’ 가능할까

이런 미래적 잠재역량을 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을 위한 역동적 기능으로 재설계해 볼 수는 없는가. 

미래산업으로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을 국가적으로 과감하게 지원하는 거점도시로서 세종시의 역할을 재조명해 볼 수는 없는가. 

세종대왕의 ‘창조정신’을 키워드로 클릭한 뒤,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하여 문화적 상상력과 과학기술을 접목시키고, 엉뚱한 상상도 거침없이 시도되는 ‘끼’가 넘치는 창의적 생태도시, 세종시를 다시 그려볼 수는 없는가 말이다.  

관점을 바꾸면 새로운 시각이 열리는 법이다.    

√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이 중심이 되는 ‘미래산업중심복합도시’로

세종시는 자체 성장동력과 함께 주변 지역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 창조형 도시로 나아가고 있을까. 

상상해 보라. ‘미래비전특구’를 설정하여 수도권의 대학들이 지원하는 ‘R&D 테크노 파크’, 과학 비즈니스 벨트와 연계한 ‘국제특허기술거래소’, ‘스타트업 기업의 플랫폼’등을 유치하고, 젊고 자유로운 영혼들의 ‘미래 기술과 상상력 학교’가 들어선다. 미래의 젊은 프로티어(Frontier) 도시다. 

‘문화 프리존(Free zone)’에서는 보헤미안 거리가 조성되고, 춤과 노래의 스튜디오, 촬영장, 영상 산업체들이 입지하여 아이돌과 봉준호와 트롯가수들이 세계시장을 노린다.

K-POP과 한국어를 동경하여 ‘한글 사관학교’와 ‘한류문화 마을’을 찾아온 외국인, 교포 2,3세들은 한글거리에서 시민들과 ‘치맥’을 즐긴다. 여기는 한글이 살아 움직이는 한문화의 메카도시다. 

정부나 국책연구기관이 주최하는 각종 국제 콘퍼런스와 문화예술인이 중심이 되는 이벤트도 끊임없이 열린다. 이곳은 수많은 내외국인이 방문하는 국제도시이자, 문화공연도시로 낮과 밤이 없는 로망의 도시다.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상은 세종시에서만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왜냐하면 ‘세종특별자치시’는 국가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치된 도시이고(세종시특별법 1조), 국가는 세종시의 행정. 재정 자주권을 제고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는 구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시책과 방안을 마련하는 책무를 지도록 법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3조). 

그리고 2030년까지 국비 8조5천억이 투자되어야하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10년이라는 세월과 토지와 예산의 3분의 1이 세종시에 남겨져 있다.   

오로지 관점이 문제다. 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의 개념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해야 한다.

세종시에 이제까지 ‘행정중심’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재원이 투입되었다면, 지금부터는 첨단기술과 한류 문화와 전위예술이 살아 숨쉬는 ‘문화중심’으로 미래의 ‘국가경쟁력강화’에 시선을 전환해 봄이 좋을 시점이다.  

세상(世)의 으뜸(宗)이라는 세종대왕의 세종시. ‘세종특별자치시’는 그 이름의 격에 맞아야 한다.

필자 <최민호> 소개

최민호 전 행복도시건설청장
최민호 전 행복도시건설청장

 

국무총리 비서실장과 행정중심복합도시 5대 건설청장, 행자부 소청심사위원장, 충남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행정고시(24) 출신 공직자이다공직 퇴임 후, 자유로운 영혼으로 연주하는 색소폰 연주자로서의 활동과 함께 어린이와 어른이 같이 읽는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 가족동화작가로 중앙의 일간지와 세종포스트에 연재하기도 했다.

 

또 고려대·공주대 객원교수, 배재대 석좌교수, 홍익대 초빙교수로 젊은이들에게 미래 한국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인문학적 접근 방식의 행정학을 강의해오고 있다대전 기독교방송에서 최민호의 아이스크림(I scream)'이란 라디오 프로그램을 1년간 매주 출연 방송했고, 충청과 세종지역 일간지에 고정 칼럼을 쓰는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그의 정의와 공평을 보는 시선은 오랫동안 공직생활에서 우러난 나름의 철학이 있는가 하면, 풍부한 문학 예술적 감성으로 자유롭고도 신선한 시각이 있다는 평을 받는다영국과 일본, 미국에서 공부한 행정학 박사인 그는 세종시 연동면에 있는 우보고택이란 전통 한옥에 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짱 2020-07-01 07:28:35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확하게 표현하심. 최청장님이 다음번에 시장으로 꼭 당선되세요. 그리고 bed and bad town을 위성도시의 첨단미래산업을 여기에 직접유치해서 고용창출, 상가활성화 등으로 자급자족 할 수 있는 세종시를 건설해야함. 간만에 훌륨한 분을 봐서 감사. 기자님 부탁이 있음 출퇴근시간외 오후 5시전부터 진입하는 각 도로가 교통체증으로 짜증남. 근데 왜 버스만 늘리려고 하는지? 왜 도로는 확장안하는지?이런거 심층취재 부탁요.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