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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학교 ‘학급·학생수 양극화’, 해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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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학교 ‘학급·학생수 양극화’, 해법 없나
  • 박종록 기자
  • 승인 2020.06.27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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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하] 초기 생활권부터 ‘과대‧과밀’ 되풀이...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논란도 초래 
행복청‧LH‧교육청, 민민 갈등 유발... ‘공동학구’ ‘공청회’ 등 요구 나와 
행복도시 생활권 조성 과정에서 학교간 '학급·학생수 양극화'와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기피 현상'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제공=교육청)

 

 
글 싣는 순서

상(上). 세종시 ‘임대아파트(LH) 통학구역’ 기피 현상 뚜렷 
중(中). ‘반곡동 초등학교’로 되살아난 사회적 문제 

하(下). 세종시 학교 ‘학급·학생수 양극화’, 해법 없나

[세종포스트 박종록 기자] 행복도시 초기 생활권부터 되풀이되고 있는 ‘학교별 규모(학급‧학생수) 양극화’ 문제. 학생 수요 예측 과정의 숱한 시행착오를 되풀이했으나, 최근 4생활권까지 개선되는 속도가 더디다. 

이는 ‘임대아파트 단지’가 포함된 통학구역 논란까지 불러오고 있다. 행복도시 내 과소학교 대부분이 임대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어서다. 

4생활권에선 반곡동이 이 같은 문제를 동시에 노출하고 있다. 예측과 달리 과소학교가 되어버린 ‘솔빛초’,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임대아파트 배치 쏠림 현상’과 ‘반대 여론’. 

곧 이어 집현동에서도 이 문제의 재점화가 예상된 시나리오로 쓰여지고 있다. 집현초와 달리 새나루초는 과소학교로 2022년 3월 개교가 지연될 위기에 내몰렸다. 

8년여간 되풀이된 ‘학교 양극화’ 문제. 당면한 반곡동과 집현동 현안 해결 여부가 남아있는 5~6생활권 학교 조성계획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교육청의 보다 적극적인 해법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 도시계획과 학생수요 예측 실패, ‘반곡동 통학구역 논란’ 초래 

최근 반곡초와 솔빛초 통학구역 논란이 거세다. 곧이어선 집현동(4-2) 새나루초 통학구역과 개교 지연이 사회 문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수루배마을 7‧8단지(민간 지원 공공임대)와 9단지(신혼부부 등을 위한 영구 및 국민임대)의 통학구역이 반곡초로 배정된 후 다시 솔빛초로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 본지의 질문에 세종시교육청(담당 사무관)은 아래와 같이 답변했다. 

담당 주무관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좋을 듯하나 알고 있는 선에서 간접적으로 얘기하자면, 2016년 12월 교육부의 학교설립 중앙투융자 심사 당시 솔빛초는 32학급으로 통과했다. 이를 위해 7~9단지를 모두 솔빛초 학군에 포함시켰다. 

 

그대로 갔으면 현재와 같은 문제가 없었을텐데, 2018년 하반기 당시엔 통학 안전시설이 없어 임시적으로 반곡초로 편성했던 것 같다. 왕복 6차로인 비알티 중심도로 위험성 때문이다. 이후 2019년 (엘리베이터가 포함된) 보행육교가 생겨 다시 원상태인 솔빛초로 돌리려고 하는 과정이다. 

 

반곡초로 7~9단지를 배정하면, 현재 37학급인 반곡초는 당초 계획보다 3학급 초과된 45학급이 된다. 반대로 12학급인 솔빛초의 통학구역으로 변경하면, 20학급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예측시점은 7~9단지 입주가 본격화되는 2023년 이후 일이다. 

 

시교육청이 임대아파트와 비임대아파트 구별한 행정을 하고 있지 않은데,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반곡초와 솔빛초에 균형있는 학생수를 맞추기 위한 과정임을 이해해달라. 2025년이 되면 솔빛초 학급수는 완성(33학급) 목표에 다가서는 27~29학급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

본지는 이어서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수루배마을 7~9단지의 학생 유발율은 어느 정도 되리라 보나. 

아직 입주자 모집공고가 안났기 때문에 직접 조사는 불가하고, 타 생활권 사례를 적용해 최소로 낮게 적용했을 때 8단지(M4블록) 47명, 7단지(H1)와 9단지(H2블록)은 합계 150명 정도 예상해서 총 198명을 예측하고 있다. 입주 시기는 알 수는 없으나 2023년 이후로 예상한다. 한 학급당 25명 기준 모두 8학급 규모다.

세 번째 질문은 추가 학생 유발 수요에 초점을 맞췄다. 솔빛초 앞 단독주택 학생유발율은 얼마로 잡았고 입주 예상 시기는 언제로 고려했나.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넣지 않았다. 있다고 해도 단독주택은 퇴직자나 연세 있으신 분들이 사는 경우가 많아 학생 유발률이 높지 않다. 시기적으로도 미정이다.”

 

이 같은 시교육청 분석에 따르면 2023년 1학기 전까지 반곡초는 37학급, 솔빛초는 현재의 12학급 선에 머물게 된다. 무려 3배의 학급수 차이를 보인다. 

 

솔빛초는 2023년 7~9단지 입주가 마무리돼 통학구역으로 흡수해도 20학급 선에 머물게 된다. 추가 수요로 예상되는 단독주택의 유발률은 여전히 물음표다. 

결국 솔빛초는 2023년 이후로도 완성학급(33학급)에 크게 못 미치는 20학급 전‧후의 과소학교로 남아있을 공산이 커졌다. 

네 번째 질문을 던졌다. 솔빛초 학교 규모를 정확한 수요 예측 없이 지나치게 크게 잡은 것 아닌가. 

7~9단지 학생 유발률이 198명이면 8학급이 추가되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예측했을 때 2025년 정도 되면 솔빛초 학생 수는 늘고 학급수는 27~29학급 정도쯤으로 예상한다.

현재의 12학급에 미래 7~9단지가 가져올 8학급을 추가하더라도 20학급인데, 나머지 7~9학급 즉 175명~225명을 어디서 충원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성은 없었다.  

행복도시건설청과 LH, 세종시교육청 3개 기관이 당초 주거지 배치와 학교 설립안을 짤 때, 보다 면밀한 검토와 계획을 진행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민민 갈등의 진원지는 바로 관계기관의 행정 오류에 있었다. 

반곡동의 한 학부모는 “학교 배정은 응당 교육환경영향평가와 건설사 등에 의한 수차례 앙케이트를 걸친 학생수요 예측으로 이뤄진다. 이런 행정적인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고도 해당 학교가 과밀 또는 과소하다는 것은 교육청의 중대과실이고 담당자는 문책되어야 한다. 교육청은 이런 사실에 사과하고 반성해야 하는데, 되레 은폐 시도와 적반하장의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반곡동 논란의 불씨, 집현동으로 옮겨간다  

집현동 새나루초 설립 예정지. 새나루초 입주 예정자들은 하루 빨리 정상 개교(2022년 3월) 확정과 함께 솔빛초의 과소 문제가 해결되길 원하고 있다. (사진=시민 제공)

앞서 살펴본 대로 ‘솔빛초’ 과소화가 기정사실화되자, 집현동 예비 학부모들의 걱정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다. ‘학급 양극화와 통학구역 배정 논란’이 반곡동에 그치지 않고 집현동까지 확대될 것이란 우려다. 

솔빛초의 과소 상황이 지속될수록 집현동 새나루초의 2022년 3월 정상 개교는 어려워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 교육부는 지난 4월까지 4차례나 새나루초 설립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 인근 솔빛초의 과소 학급이 예상되는 가운데 새나루초 신설 수요마저 부족하다는 분석이 자리잡고 있다. 단설 유치원과 초등학교 용지 분리란 요구사항도 있다. 

당장 올해 말 신혼희망타운(공공임대) 10단지(M3블록) 398세대와 내년 1월 준공하는 행복주택(청년·신혼부부 등 젊은층과 주거 취약계층) 12단지(M2블록) 1500세대 등 모두 1898세대가 유발하는 학생 수요는 솔빛초로 넘어가 가능성이 커졌다.

새나루초 설립에 대한 교육부의 중앙투융자심사가 번번이 보류되면서, 솔빛초 원거리 통학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새나루초 개교가 2022년 3월 이뤄지지 않고 1년 이상 늦춰질 경우, 2021년 하반기 입주를 시작한 약 3652세대별 학생들도 솔빛초로 원거리 통학을 해야하는 악순환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난 4월 집현동 새나루마을 예비 입주민 1002명이 직접 작성한 '새나루초 및 유치원 설립 촉구 서명운동' 연명부를 교육부에 전달한 배경이다. 

집현동 예비 입주자는 “집현동 아이들이 솔빛초로 통학하기엔 거리가 너무 멀다. (시교육청은) 이번 학군 조정으로 솔빛초 정원 부족을 만회하고 새나루초 설립 가능성을 높이려는 모습”이라며 “7~9단지의 솔빛초 통학구역 배정은 매우 필요한 조치다. 새나루초 아이들이 2km에 가까운 솔빛초를 원거리로 통학하는게 더 위험하다”며 또 다른 입장을 내보였다. 

그는 “7~9단지는 분양도 안 했으니 알고도 피해보는 이들은 없고, 솔빛초와 거리도 가깝고 엘리베이터 보행교도 있다”며 “새나루초의 정상 개교를 위해 통학구역 조정을 지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통학구역 의견수렴’ 7월 2일 마감, 깊어지는 시교육청 고민  

이처럼 집현동 새나루초 개교 지연 문제를 함께 놓고 보면, 오는 2일까지 예고한 통학구역 조정 행정예고를 놓고 세종시교육청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현재 안을 다시 살펴보면, 반곡초 통학구역은 수루배마을 1단지(1111세대)와 3단지(784세대), 4단지(1092세대) 등 모두 2987세대 규모에서 설정됐다.  

솔빛초 통학구역은 수루배마을 2단지(592세대)와 5단지(362세대), 6단지(812세대) 등 모두 1766세대 규모에다 건축 단계에 놓인 7단지(210세대)와 8단지(1035세대), 9단지(326세대) 등 모두 1571세대를 더한 3337세대로 묶였다. 

여기에 2022년 이후 새나루초 통학구역은 집현동 4050세대로 예상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일단 솔빛초의 과소학교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새나루초의 정상 개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마디로 ‘학교별 학급(학생)수 양극화’ 대신 ‘균형있는 학생수 배치’를 도모하겠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영구‧국민‧공공 임대아파트 단지의 특정 학교 쏠림 현상은 전혀 의도된 상황이 아니란 설명도 덧붙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7월 2일까지 통학구역 의견수렴 후 의사결정에 나설 것”이라며 “이번 조정안에 반대하는 이유와 목적이 여러개 일 수 있으나 학생 편중을 막기 위한 균형적 배치에 초점을 맞추겠다. 반대하는 주민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표면적으로는 학생 안전을 이야기 하나 그 이면에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는 교육청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각의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기피 현상’에 대해 선을 그은 셈이다. 

솔빛초와 반곡초 졸업생들이 반곡중에서 만난 뒤 발생 가능한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편견’ 우려에 대해서도 “그러한 편견 해소 부분에 대해선 아직 고려한 부분이 없다”고 답변했다. 

√ ‘7~9단지의 공동 학구 지정’, 대안될까 

솔빛초 일부 학부모들은 ‘7~9단지’가 반곡초와 솔빛초 통학구역을 오간 만큼, 갈등 최소화와 통학안전 강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7~9단지의 입주자 모집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도 고려했다. 

이들이 제시한 대안은 바로 ‘7~9단지의 공동 학구’ 지정. 2023년경 입주 예정인 학부모들이 자녀들과 의논을 거쳐 ‘반곡초든 솔빛초든’ 원하는 학교로 통학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뜻이다. 

시교육청은 일단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의 갈등을 중재할 안이긴 하나 그렇게 되면 의미가 없어진다. 7~9단지 학생 대다수가 솔빛초로 와야 과소문제가 해결된다”며 “반곡초를 선호하는 분위기에서 공동학구로 하면 결국 별 효과가 없다. 통학 안전 우려는 관리 요원 배치 등으로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나루초 예비 학부모들도 7~9단지가 솔빛초 통학구역으로 정해져 ‘새나루초 과소 우려’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 행정예고란 소극 행정 대신, ‘공청회’ 가능할까 

현재 돌아가는 흐름상 ‘7~9단지’의 솔빛초 통학구역 배정은 불가피해보인다. 

반곡동 입주민들 사이에서 민민 갈등이 초래되고 있을뿐더러, 집현동 예비 입주민들 사이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행복도시건설청과 LH, 시교육청이 주거단지 계획과 학생 수요 예측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어 보인다. 해묵은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회피’ 논란마저 불러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향후 건립되는 5~6생활권에선 보다 면밀한 학생수요 예측과 학교규모 조정에 나서겠다”며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내 학교 설립규모를 축소 조정하거나 특화 프로그램도 제시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학교 양극화와 임대아파트 기피 현상. 일각에선 이번 일을 계기로 공개 공청회 개최를 제안하고 있다. 

반곡동의 또 다른 학부모는 “최소한 교육청이 본 사태로 발생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책임지고 향후 모든 문제에 대한 보상 및 안전대책수립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서라도 써줘야 한다”며 “7월 2일까지 행정예고 후 조정안을 밀어 부치려는 심산이 엿보인다. 공개적인 공청회가 어렵다면, 입대위 및 동대표, 일반인 대표등으로 구성된 협상단과 학교장등 학교관계자 소집을 통한 의견청취 절차를 다시 가져달라”고 요구했다.

때마침 세종시교육청은 오는 30일 화요일 '민선 3기 시교육행정 성과와 앞으로 계획'에 대한 정례 브리핑을 가질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을 고려,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된다. 

최교진 교육감이 최근 민민 갈등으로 비화된 '통학구역' 문제에 대해 어떤 해법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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