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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신도시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기피현상 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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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신도시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기피현상 실체는
  • 이희택 기자
  • 승인 2020.06.24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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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상(上)] 1~4생활권 ‘임대아파트 통학구역’만 과소 학교 
인근 학교는 과대‧과밀로 양극화… 반곡동 초교 논란, 잠재된 문제 환기
사진은 세종시 반곡동에 건립 중인 공공임대아파트 전경.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 ‘반곡동 통학구역’ 조정 과정에서 재차 불거진 ‘임대아파트’ 기피 현상. 

이는 전국 공통이자 세종교육이 떠안고 있는 고질적 병폐로 자리잡고 있다. 2012년 7월 시 출범 이후 8년간 때로는 공론화 과정을 거쳤으나, 워낙 민감한 사안인터라 물밑에서 신경전을 벌이는 경우가 적잖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영구 또는 국민 임대아파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자리잡고 있어서다. 바꿔 말하면,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편견은 늘 한 켠에 자리했다.  

교육 당국 등 교육계가 애써 이 문제를 가리려 해도 가릴 수 없었다. 실제 지표로도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임대아파트가 포함된 통학구역의 초등학교 학급수 및 학생수가 크게 적었다. 일부가 아니라 신도시 전 생활권이 그러했다. 

임대아파트 외에도 입지조건과 아파트 가격, 교육여건 등 다양한 변수가 자리잡고 있으나, ‘임대아파트 통학구역=과소학교’란 공식이 아직까지는 유효했다. 

이에 본지는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기피 현상의 실체를 지표로 재확인하고 최근 ‘반곡동 통학구역 조정’ 논란을 짚어보는 한편, 지역 공동체를 통해 바람직한 해법을 모색해봤다. 3차례에 걸친 시리즈로 작성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上). 세종시 ‘임대아파트(LH) 통학구역’ 기피 현상 뚜렷 
중(中). ‘반곡동 초등학교’로 되살아난 사회적 문제 
하(下). 세종시 학교 ‘학급·학생수 양극화’, 해법 없나

세종시 각 생활권별 순차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임대아파트 현황. (제공=행복청)
세종시 각 생활권별 순차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임대아파트 현황. (제공=행복청)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신도시)의 ‘LH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기피 현상이 기저에 흐르는 양상이다. 

본지가 1~4생활권별 임대아파트 통학구역과 인근 초등학교 학급수를 비교한 결과, 이 같은 현상의 단면을 읽을 수 있었다.

도담동(1-4생활권)의 임대아파트 통학구역인 A초등학교 학급수는 24학급(455명)인데 반해, 공동학구인 B초등학교(62학급, 1488명)와 C초등학교(54학급, 1310명)는 2배 이상 많은 과대 학교 양상을 나타냈다. B초등학교는 전국 TOP5에 드는 초과밀을 보이고 있다. 

도담동의 경우, 계획에 없던 A초교가 B‧C초교 과밀로 신설된 특성이 있다고는 하나 인근 영구임대 아파트 영향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A초교의 학급당 평균 학생수는 19명으로 새움초(18명) 다음으로 적다. 

2015년 개교 이래 영어 교육 특성화와 도담초와 아름초 학생들의 공동학구 지정에도 학급수는 제자리 걸음이다. 완성학급인 42학급에 크게 못 미치는 현주소다. 세종시 생활권 중 양극화 현상이 가장 뚜렷한 통학구역이라 할 수 있다. 

종촌동 결과도 유사했다. 종촌동 국민임대 아파트 통학구역에 속한 D초등학교는 24학급(학생수 519명)이나 인근 E초교는 43학급(999명)으로 2배 가까이 많았다. 

새롬동 통학구역은 어떠했을까. 국민임대 아파트를 포함한 새롬동 F초등학교는 31학급(653명)으로 인근 G초교(54학급, 1348명)보다 학급수는 23학급, 학생수는 2배 이상 적었다. 북측 H초교(31학급, 687명)로 수요가 분산된 측면이 있으나 앞선 생활권과 유사한 경향을 이어갔다. 

보람동으로 넘어가봤다. 국민임대를 낀 보람동 I초등학교는 29학급(690명)인데 반해, 인근 J초교는 55학급(1354명)으로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소담동에서도 국민임대 통학구역의 J초등학교 학급수는 31학급(706명)으로 집계됐고, K초교의 47학급(1119명)보다 크게 적었다. 

최근 임대아파트 학군 설정을 놓고 이슈의 중심에 선 반곡동의 두 초등학교. 

최근 이슈화된 반곡동의 ‘L초교와 M초교’가 궁금해졌다. 

L초교는 완성학급(43학급) 기준에 조금 못 미치는 37학급(782명)이나 임대아파트를 포함하게된 M초교는 완성학급(32학급)에 크게 미달되는 12학급(140명)에 머물고 있다. 향후 단독주택 단지 수요 등이 반영되지 않았으나 벌써부터 양극화를 걱정해야할 형편이다. 

물론 L초교와 M초교는 이전 생활권과 조금 다른 배경에 있다. M초교 학생수가 워낙 적다보니 개교에 어려움을 겪었고, 임대아파트 3개 단지(7~9단지) 통학구역 모두가 L초교에서 M초교로 변경된 케이스다. 

앞선 학교들은 임대아파트 학생 유발률 및 통학구역 영향 등으로 인해 학급수가 상대적으로 적게된 반면, M초교는 예상보다 학급수가 적어 임대아파트 통학구역으로 묶인 셈이다.  

그럼에도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기피 현상’은 이전 생활권과 같이 물밑에서 올라오고 있다. 실제 일부 단지의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포함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각 생활권 조성시기마다 되풀이되면서, 시청과 시교육청 등 관계 당국의 인식 개선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기피 현상을 떠나 생활권 초교별 학급수 양극화도 재조정해야할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세종시 출범 초기 학교 수요예측 실패로 인한 ‘학교 대란’의 상황은 더 이상 없으나, 보다 정확한 수요예측이 절실해지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LH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기피 현상에 선을 그으면서도, 향후 4~6생활권에선 반복되는 양극화 현상을 방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임대아파트 기피 현상으로 인해 해당 통학구역의 학급수가 적은 건 아니다”며 “임대아파트의 학생 유발률이 적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내 학교의 설립규모를 축소 조정하거나 특화 프로그램을 제시하겠다”며 “도담동 A초교의 영어 특성화 교육 등 질높은 프로그램 지원도 하겠다”고 밝혔다. 

생활권별 ‘임대아파트 통학구역 기피 현상’과 ‘학교별 양극화’는 엄연한 현실이나 학부모들의 성숙된 의식은 고무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기피 현상을 보이는 학부모들은 극히 일부란 얘기다. 

하상호 세종참교육학부모회 대표는 “임대아파트 기피 현상은 도담동 통학구역에서 있었으나 이제는 잠잠하고 없어진 느낌”이라며 “반곡초에선 학부모들이 역차별을 만들어내고 있는 문제의 인물을 입주자 대표에서 물러나게 하는 등 성숙된 의식을 표출해줬다. 차별은 없어져야 하고, 공존하는 세상을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한편, LH에 따르면 수년새 국민임대 아파트는 미달 현상이 반복돼 대학생이나 정부부처 신규 공직자 등 젊은층 1인 가구가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종시에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대전과 공주, 청주 등 인근 지역까지 문을 여는 공고도 잇따르고 있다. 

민간 5년 또는 LH 10년 공공임대는 일반 아파트와 동일한 주거 여건을 갖췄으며, 전·월세와 달리 내 집처럼 거주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고 입주 후 분양전환 우선 자격을 받을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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