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승격, ‘세종‧오송‧대덕 바이오벨트’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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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승격, ‘세종‧오송‧대덕 바이오벨트’ 키우자
  • 이계홍
  • 승인 2020.06.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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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문 대통령, 정부조직법 개정안 재검토 지시 계기 
감염병과 바이오산업 전진 기지 최적지로 조성해야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안전의약처 등이 몰려있는 오송(사진 위 왼쪽과 오른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이 포진한 나라키움국책연구단지, 보건복지부가 있는 정부세종청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질병관리본부(질본)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내용으로 입법 예고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정부가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과 함께 국립보건연구원 등을 복지부로 이관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지만, 국립보건연구원과 연구원 산하의 감염병연구센터는 모두 보건복지부로 이관되게 되어있다. 

바이러스 연구를 담당하는 감염병연구센터(박사급 연구원 43명)를 복지부 산하로 옮겨 국립감염병연구소로 확대 개편하고, 질병관리청에는 역학 조사와 검역 기능만을 남겨둔다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 질병관리청 승격 이면에 숨겨진 허점 

정은경 본부장이 브리핑을 진행 중인 모습. 

이렇게 되면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정원 907명에서 746명으로 161명 줄고, 예산도 8171억 원에서 6689 억원으로 기존보다 1482억 원 줄어들게 된다. 

본부가 청으로 승격되면 규모가 커지고, 인원이 늘어나고, 그만큼 기능과 역할이 커지는데 오히려 쪼그라드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말로는 청으로 승격돼 독자적으로 예산 편성과 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고 했지만, 조직의 핵심 기능과 역할을 쏙 빼버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정책 연구기능을 분리해 복지부로 이관하는 방안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질병관리본부의 국장과 과장 자리에 보건복지부의 인사 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행시 출신을 내려보내던 악습을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감염병연구소에서 하려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 교수는 또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독립시켜준다면서 정책 연구기능을 복지부로 떼어버리면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사태가 터질 때마다 뒷수습을 하는 역할밖에 할 수 없다"며 "흩어져 있는 감염병 정책 기능을 질병관리청으로 모아줘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감염병 전문가가 얼마나 있기에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감염병연구소 운영을 한다는 말이냐"며 반발했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현재 질병관리본부 산하에 있는 국립보건연구원 등(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의 복지부 이관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면 전문가 집단이 집중적으로 투입되는 전문기관에 맡겨야지 힘이 있다고 복지부로 이관하겠다는 것은 부처 이기주의가 아니냐는 것이다.  

√ 문 대통령의 전면 재검토 지시, 바람직한 이유 

이러한 문제의식을 보고 문 대통령이 입법 예고된 개정안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본부의 조직 개편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한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 여론에 귀 기울였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립보건연구원 안에 있는 감염병 연구소를 전체 바이러스 연구를 통합해, 산업과 연계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다"며 "그러려면 복지부로의 이관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던 것인데, 대통령께서 심사숙고한 끝에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이번 전면 재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어쨌든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보이지만, 이재갑 교수의 지적대로 부처 이기주의가 작동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없지 않다. 

감염병 뿐 아니라 난치·희귀질환과 만성질환, 유전체 연구까지 담당하는 보건의료 연구 조직은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질병관리청에 두는 것이 타당하다. 질병관리청과 국립보건연구원, 그 산하 조직인 감염병연구센터는 한 세트로 묶여 움직여야 한다. 

감염병연구센터는 앞으로 국립감염병연구소로 확대 개편되는 데 적극 동의한다. 이 기구는 코로나19 등 신종감염병은 물론 바이러스, 세균, 약제내성, 백신 등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공동 단장을 맡은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은 감염병 연구개발 컨트롤타워로서 국립바이러스·감염병연구소를 2022년까지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백신이나 치료제 등 응용 연구에까지 초점을 맞춰 그에 맞는 인력도 양성하기로 했다. 코로나 19 사태를 맞아 적절한 대응이라고 평가한다.

√ 보건‧의료‧바이오‧헬스산업 클러스터, 최적지 찾아야 

이를 계기로 보건의료, 바이오헬스 산업 클러스터가 오송-세종-대전 과학벨트에 대대적으로 조성되기를 바란다. 

미래의 먹거리는 감염병 백신개발과 방어복 및 진단 키트 등 의료산업에 있고, 이에 대한 최적지는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식약처, 질병관리청이 소재한 세종시라는 것이다. 

이미 본지 칼럼을 통해 밝힌 바 있지만, 세종시 인근은 코로나19 사태에 분투한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식품의약품 안전평가원, 식약처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센터, 임상시험센터 등이 집결해 있다. 

여기에 민간 제약사연구소와 연구개발 기관도 많이 들어와 있다. 이를 총괄 지휘하는 보건복지부는 세종청사 안에 있다. 

앞으로 관련 유수 대학과 R&D 기관이 더 들어오면, 세종-오송-대덕 과학 밸리는 세계적인 의약산업의 전진 기지가 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 승격을 계기로 오송-세종-대덕 과학벨트를 세계적인 감염병 대책과 바이오산업 전진기지로 발전시킬 것을 거듭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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