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과 애완견’ 그리고 '시민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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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과 애완견’ 그리고 '시민정신'
  • 이계홍 주필
  • 승인 2020.06.0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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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기본 에티켓 져버리는 행위 이제 그만
반려견 예시. (제공=국립축산과학원)

아동문학가 고 권정생 선생의 동화 ‘강아지똥’이란 작품이 있다. 

돌담길에 버려진 강아지 똥을 의인화한 이야기다. 너도나도 쓸모없게 여기는 강아지똥은 자신이 쓸모있게 되기를 바라던 어느 날 민들레 씨앗을 만나게 되고, 자신을 희생하며 꽃을 피운다는 줄거리다. 

작가는 세상의 모든 물건은 저마다 쓸모가 있다는 교훈을 전하고자 이런 모티브를 잡았지만, 과학적으로 개똥이 비료가 된다는 학설은 없다. 오히려 주변 환경 오염원으로 비판받고 있다.

개똥은 거름이 아니며 정원과 하천을 오염시킨다. 산책 가서 잔디에 개가 똥을 싸면 거름된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사는 동네의 수질과 토양을 오염시킨다. 풀을 죽게 한다. 

개똥에는 해로운 박테리아가 존재하는데, 이 박테리아들은 사람을 포함한 동물에 병을 퍼트릴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요즘 이에 대한 각성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 반려동물 나들이 급증, 기본 에티켓은 

애완동물, 또는 반려동물 1000만 시대가 되었다. 애완견만이 아니라 고양이, 닭, 오리, 돼지를 키우고, 어떤 집에서는 구렁이와 뱀, 쥐를 키우기도 한다. 그중 개가 단연 반려동물의 중심이 되었다. 

세종시의 방축천과 제천 그리고 인근 공원을 나가 보면, 너도나도 개를 데리고 다니는 걸 본다. 개는 이제 인생에서 중요한 친구이자 자식쯤 되었다. 

그러나 곁에 데리고 다니는 만큼 타인에게도 즐거운 대상일까. 내가 귀엽다고 남도 귀엽게 여기리란 법은 없다. 두렵고 피해를 주는 대상으로도 볼 수 있다. 

그중 개똥과 오줌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우리는 개똥 정도는 개 주인이 알아서 처리할 것으로 알지만 공원의 특정 지역을 가보면, 개 오줌과 개똥 냄새가 짙게 풍기는 것을 보게 된다. 

물론 시민의식이 높아져서 휴지로 개똥을 수습해 가는 사람이 있으나, 그것을 끝까지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본인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 

필자도 개를 키워보아서 알지만, 반려견이 똥을 싸면 외면하거나 슬쩍 집어서 사람이 안 보이는 곳에 던지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인적이 드문 곳에 데리고 가서 3~4일 동안 누지 못한 똥을 실컷 누도록 하고 도망나오듯이 나온 경우도 있다. 
   
퇴근해 집에 오면 똥오줌으로 카펫을 더럽히고 식구들에게 슬쩍 누고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 집에서 정해진 자리에 똥오줌을 누게 해도 싸버리는 ‘곤조’를 부리는 것이다. 

잘못 대접해서 성질이 나면 일부러 거실이나 안방에 똥을 누고 시위하는 것이다. 그러니 냄새가 지독하다. 친지들이 집을 방문하면 지린내 때문에 코를 싸매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치운다고 해도 배설물 냄새는 집안에 가득 배어서 지워지지 않는다. 

비싼 교육비를 지불해 잘 훈련받았다 해도 엉뚱한 데 배설하는 것이 동물이다. 개똥이나 개 끈에 신경을 써도 어느 한순간 놓치면 관리가 안 된다. 그래서 시일이 지나면 무신경하게 돼버린다. 

이때 행인이 똥 누는 개를 나무라면 미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질적으로 응수한다. “인간도 아닌 개가 똥을 누는데, 어쩌라고?”

√ 스페인의 ‘반려견 DNA 등록’, 배설물 관리 본받아야 

투우의 나라 스페인은 한때 소똥과 말똥으로 골치를 앓았다고 한다. 개 천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은 개똥으로 지금도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해결책이 나오고 있는데, 파리시장과 시민이 애완동물 배설물 문제로 난상토론을 벌이다가 개싸움이 아닌 사람싸움으로 비화했다는 일화가 있다. 

바로셀로나에서는 반려견의 DNA를 등록시켜 길거리에 나온 배설물에 대한 출처를 확인해 책임을 물리도록 한다고 한다. 

√ ‘환경과 공동체’를 생각하는 시민정신 발휘해야 

코로나 19 이후로 거리에 산책 나온 개를 쏘아보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한다.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실을 코로나 19의 진원지인 양 의심하는 유럽 학자들은 현재까지 코로나 바이러스의 최초 숙주는 박쥐인 것으로 결론 내렸다. 

여기에 박쥐를 잡아먹는 뱀이 중간 숙주가 되고, 인간이 이것들을 보약으로 고아 먹으면서 전염되었다고 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중간 숙주가 뱀이 아니라 천산갑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 천산갑은 전통적으로 몸에 좋다는 보양식품이다. 어쨌든 동물을 인류를 공황상태에 빠뜨리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보균자로 보는 데는 이의가 없는 것 같다. 

이러니 산책 나온 개와 고양이,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을 의심하는 시선이 생긴 것이다. 

우리 역시 애완견 등록을 해 관리하고 있지만 개똥마저 등록시켜 관리하진 못한다. 분리수거할 비닐봉지와 쓰레기통을 준비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제는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우리는 막돼먹은 사람을 흔히 “개똥같은 놈” “개같은 새*” “개만도 못한 놈”이란 말을 사용한다. 개 주인이 개의 배설물을 잘못 관리해 이런 말을 듣는다면 억울하고 불쾌할 것이다. 

개를 교육시킨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교육하는 것이다. 개의 똥오줌은 결국 인간의 문제다. 개가 가려서 똥오줌을 눌 만큼 예의를 차릴 턱이 없으니 주인에게 무한책임이 돌아가는 것이다. 

결국은 높은 시민의식이 해결할 수밖에 없다. 인간이 방뇨하면 범칙금을 무는데 인간의 오줌보다 몇 배 지독한 개 오줌이나 개똥을 방치하는 것은 공동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앞으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와야 하지만, 그에 앞서 일상의 사소한 ‘개똥’으로부터 시민정신을 깨닫고, 환경을 생각하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것이 먼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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