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명산 ‘괴화산’ 석축유구, 7년째 부실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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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명산 ‘괴화산’ 석축유구, 7년째 부실 관리
  • 정은진 기자
  • 승인 2020.06.0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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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문화재보존 실태 #2] 고려시대 추정 유적, 그 흔한 펜스와 안내판은 어디로
한솔동과 나성동 등의 유적 관리와 대조… 문화유산 징표가 필요하다
3생활권과 4생활권을 잇는 세종시 대표 산 중 하나인 괴화산. 정상에 고려시대 유적으로 추정되는 '원형 석축유구'가 있지만 안내와 보존이 미흡한 상황이다.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소담동과 반곡동을 잇는 중심축에 솟아있는 세종시 대표 산의 하나이자 다양하고도 신비로운 전설을 품고 있는 '괴화산(해발 201m)'. 옛 연기군 시절부터 명산으로 알려져왔다.

반곡동(4-1생활권) 인구 유입이 늘어남과 동시에 집현리(4-2생활권) 분양이 대부분 마무리되며, 관심도와 방문객 유입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산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정상에 숨겨져있다. 이곳엔 잘 알려지지않은 유적이 있다.

바로 많은 시민들이 군대 초소나 정상을 알리기 위한 임의 조성 탑으로 오해하고 있는 '원형 석축유구'다. 이 괴화산 석축유구는 세종시 신도시 건설 추진 일정에 맞춰 진행된 시굴조사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추정 유적이다. 

석축유구는 옛 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를 보여주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발굴 후 보존되고 있는 고고학적 자료로 평가된다. 과거 인류의 활동을 이해할 수 있고 이 유구를 통해 특정 시대의 건축양식, 의례생활, 사회조직 및 경제행위까지 파악할 수 있어서다. 

유구는 발굴 당시와 발굴 후 쉽게 변형될 수 있으므로 보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유산이기도 하다. 괴화산 석축유구는 어떤 상태에 놓여 있을까. 발굴조사 후 약 7년간 제대로된 펜스와 안내판도 없이 방치되고 있는 실태를 프레임에 담아봤다.  

괴화산 석축유구 발굴 당시 현장 모습과 발굴된 청자병. (자료제공 = 세종시)

지난 2013년 진행된 발굴조사에 따르면 괴화산 원형 석축유구는 여수 묘도요망유적의 봉수대와 유사한 성격 또는 산신제, 기우제 관련하여 제를 지냈던 제단으로 추정된다.

직경 10m, 최대 높이 180cm, 면적 240㎡ 규모로 최대 9단까지 쌓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조사 당시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석축 1기와 함께 주혈(움집터 바닥에 사용되는 기둥 구멍) 6기가 확인됐고 청자병 등의 토도류 44점을 비롯한 청동잔 등의 금속류까지 발견됐다. 

이처럼 12~13세기에 축조되어 조선 전기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괴화산 석축유구는 출토된 유물을 통해 과거의 시대상을 짚어낼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임을 보여줬다. 

현재 보존 상태의 괴화산 석축유구. 원형은 보존되어 있지만 펜스 하나 쳐져있지 않고 괴화산을 이용하는 주민들과 지역 리더그룹 조차 유적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괴화산을 알리는 돌판이 유구 위에 세워져있어 이 곳을 찾은 시민들은 석축유구에 올라가 돌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발굴 당시 유적의 존재를 확인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문가에 의뢰해 심층적인 발굴작업을 벌였다. 이곳에 사용됐던 군 참호는 오랫동안 산책로로 사용된 흔적으로 훼손이 심하게 진행된 상태여서 보존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 결과,  2013년 9월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분과 심의에서 유구를 현지 보존토록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유적의 성격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7년이나 지난 현재까지 미흡한 보존 상태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관리 주체인 LH는 발굴기관의 자문을 받아 원형 보존하고 주변에 펜스 및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후속 정비 사업 등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를 개선하고자 1차 재정비사업이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됐으나 보존 차원으로 설치되어있던 파란색 천막만 걷어낸 상태로 남았다. 훼손을 막는 펜스와 안내문 또한 전혀 구비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올 상반기 예고한 2차 정비도 깜깜 무소식이다.  

다행히도 발굴당시 모습과 유사하게 보존되고 있지만 낙엽과 토사가 쌓여있고 펜스와 안내판은 전무한 상태다. 괴화산 등산객이 늘어남에 따라 훼손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까지는 발굴 당시 모습과 유사하게 유지된 상태이나 유구 상단에는 풀과 낙엽, 토사가 지저분한 상태로 쌓여있고 괴화산을 찾는 많은 시민들이 석축유구가 유물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위로 올라가 기념 사진을 찍는 일도 빈번하다. 몇몇 대형 포털사이트 블로그만 찾아봐도 쉬이 확인할 수 있는 모습이다. 

유적의 유래를 알리는 안내판과 펜스가 없어 시민들조차 '군용 초소'나 '정상을 알리는 구조물'로만 알고 있는 무인지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유적 상태 확인 차 괴화산을 올랐던 당시, 우연히 만났던 한 시민은 "여기가 전혀 유적인지 몰랐다. 아이가 올라가서 기념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던데 하마터면 유적을 훼손할뻔 했다. 적절한 관리 보존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금강 유역에 발굴된 나성리 보존유적은 석축유구보다 작은 규모인데도 불구하고 펜스가 쳐져있고 유적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접근과 훼손을 막는 펜스와 유적의 성격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된 있어 금강 유역의 나성리 보존유적이나 한솔동 백제고분군과 대조를 이룬다. 비교적 비슷한 시대와 성격의 유적인 괴화산 석축유구만 찬밥 신세다.  

2013년 괴화산 석축유구 발굴 당시 문화재청이 통보했던 보존관리 지침을 보면, '발굴기관의 자문을 받아 원형 보존하고, 주변에 안전 및 경계 펜스, 안내판을 설치한 후, 보존을 위한 이행에 만전을 기하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로부터 7년이 흘렀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다. 

괴화산을 알리는 안내판도 뽑히거나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이장 당시 제때 정비되지 않은 무덤 비석

비단 석축유구같은 유적 뿐 아니라 괴화산의 방향을 알리는 안내판들도 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다. 괴화산을 오르는 다양한 등산로에는 안내판이 뽑혀져 비스듬하게 놓여져있거나 코팅이 훼손되어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흩어져있는 묘지 비석 등 정비되지 않은 모습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등산객은 고사하더라도 인근에 위치한 전국 최초 공립단설 숲유치원인 솔빛 숲유치원생들과 괴화산 내 조성된 대형 숲놀이터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아쉬움을 표할 수 밖에 없다.   

괴화산 개선 공사와 정상에 위치한 석축유구 유적의 더 나은 보존. 이미 입주한 반곡동과 앞으로 입주할 집현리 시민들, 나아가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이 바람이 아닐까 한다. 산림 휴양 기능과 더불어 세종시의 과거를 간직한 역사의 증거물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제대로된 관리와 정비가 시급성은 분명하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이날 오전 "오는 11월까지 해당 문화재에 대한 정비와 시설 보완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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