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상가 공실률 전국 1위’ ‘역외 소비율 전국 1위’ ‘인근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조건’ ‘코로나19로 악화된 경제여건’은 지역경제를 장기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는 아킬레스건이다. 

반면 ‘지역화페 여민전 활성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확대’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은 지역 상권의 답답한 숨통을 열어줬다. 

이 와중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과 소속 세종사무소가 20일 예고 없이 시작한 단속의 후폭풍이 거세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사전에 원산지 표시 등의 위반 의심이 있는 배달업소 또는 식당가를 특정한 뒤, 해당 업소를 급습했다. 

단속 결과 위반 사실이 확인된 일부 업소에 대해선 ‘시정명령 처분’과 ‘원산지 표시 위반 사실 공표(12개월)’ ‘교육 이수명령’ 등의 처분을 내렸다. 

지역 상권은 즉각 반발했다. 단속 취지에는 공감하나 꼭 지금 시기여야 하는가를 놓고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엉뚱하게 화살은 세종시로 향했다. 단속 기관을 오인한 일부 상인들은 세종시 위생 관련 부서에 강력한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대 1년간 위반 사실이 공표되고 계도 없는 처분이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상인들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왔다. 사실상 장사를 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지역 소상공인 A 씨는 “세종시에 강력한 항의 메시지를 전달한 데 이어 농관원에도 문제인식을 전달했다”며 “(불시 단속은) 이제 조금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상권에 철퇴를 내리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시민사회의 한 관계자는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시정해야 마땅하다. 현재 시점에선 계도로도 충분한 효과를 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농관원의 전향적인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앞에선 재난지원금을 주고, 뒤에선 세금으로 환수해가려 한다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각종 세수 징수 과정에서도 이 같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다. 

세종시도 기관 차원의 협조를 해 둔 상태다. 시 관계자는 “충남지원에 단속 유보 또는 계도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농관원은 신중한 입장이다. 충남지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현장에서 어려운 건 알고 있다. 현재로선 단속 시기와 업체수 등을 특정해 말씀드릴 수 없다”며 “국내산 둔갑 등 문제가 있다는 연락 또는 배달앱 정보를 토대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일상 단속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산지 미표시일 경우 음식점마다 다르나 최소 20만원에서 100만원 이상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며 “원산지 거짓표시 또는 혼동 판매 시에는 규정에 따라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고 덧붙였다. 

세종사무소 관계자는 “민원에 대해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 충남지원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해보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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