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얼어붙은 내수시장 어떻게 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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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 얼어붙은 내수시장 어떻게 뚫을까  
  • 이계홍 주필
  • 승인 2020.03.28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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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미국 일극 아닌 다극주의로 변한 전 세계
‘남북 경제협력’ 내실화, 여전히 새로운 블루오션 
잘린 남북의 철도 연결은 경제 협력의 상징으로 통한다. 이는 얼어붙은 내수시장의 유일한 돌파구가 될 것이란 분석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코로나 여파로 세종시 뿐만 아니라 국내‧외 경제 전반이 얼어붙고 있다.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국경을 봉쇄하고, 항만과 공항에 빗장을 걸었다. 일부 나라는 통행금지를 실시해 거리가 비고, 백화점과 시장은 물론 식당가가 썰렁하다. 이러다 보니 경제가 마비 상태다. 

이런 날벼락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나라들이 놀라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후유증이다.  

우리가 오만하게 몰랐을 뿐이지, 이런 바이러스 공격이 지구를 강타하리라는 것은 얼마든지 예견된 일이었다. 그런데도 감염병 대유행이 가져올 위기, 그중에서도 경제적 취약성을 감지하지 못하고 오만을 부리다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 수출 의존형 ‘국내 경제’, 심한 내출혈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는 더욱 심한 내출혈을 쏟고 있다. 우리 경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준치인 주식 시장이 단 며칠 사이에 800포인트나 빠졌다. 지금은 다소 회복했지만 한때 2200선이던 주가가 1400선까지 밀렸다. 

세계 주식시장 중 우리가 유독 출렁거렸다. 우리 경제의 취약성에서 온 후과일 것이다. 세계 시장이 얼어붙으면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는 말 그대로 휘청거리는 것이다. 기초체력이 이처럼 허약한데다 세계가 감기를 앓으면 우리는 중병에 걸린 듯이 허우적거린다.  

앞으로 이런 일은 주기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대비를 해야 한다. 재앙을 알고도 대비하지 않으면 무능한 나라가 된다. 

√ ‘내수 경제 활성화’ 방안 찾기 급선무   

이를 위해 내수 경제의 활성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내수의 활성화로 외부 충격을 완화시켜야 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현실적인 당장의 계획은 물론 거시적 경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필자는 남북 경제협력을 말하고자 한다. 

내수만으로 어느 정도 경제가 돌아가려면, 적어도 인구가 1억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중국이나 인도,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가 내수만으로도 경제 운영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들 나라는 대체로 우리 한반도보다 적게는 두 배, 많게는 50배의 땅덩어리에 1억 3000명~14억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도 1억 가까운 인구 시장을 갖고 있다. 이를 살리면 내수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다. 경제공동체를 이루면, 남한 인구 5300만명과 북한 인구 2500만명, 즉 한반도에 주민증을 맡기고 살고 있는 약 8000만명으로 자체 경제를 촉진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기차로 15분 거리에 인접해있는 중국의 동북 3성(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이 있다. 면적은 한반도의 약 8배, 인구는 약 1억 3000만명이다. 역시 기차로 15분 거리의 두만강을 건너면 러시아 땅이 있다. 블라디보스톡은 러시아 군사도시이면서 태평양을 면한 러시아 유일의 경제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이들 대륙은 한국의 경제 배후지가 되는 것이다. 다리 하나 건너 장을 보러 다니는 곳이고, 우수한 우리 상품으로 그곳 상권을 장악할 수 있다. 

√ 한국 경제의 미래 과제, ‘남북 경제협력’

“한국 경제의 미래적 과제는 단순히 양적 수치를 추구하는 성장 노선이 아니라 위험요소를 완화하거나 분산시키고, 지속가능하고 평형적 균형을 유지하면서 질적인 전환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다변화된 평형적 안정 전략이 필요하다.” 

이래경 다른백년이사장이 ‘남북경협, 위기의 남한경제 탈출구’(프레시안 2019.9.19) 제하의 글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지정학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지경학적(地經學的)으로 일본에 종속된 구조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국가들과 관계를 확장하고, 경제민주화를 통해 내수시장의 급속한 확대를 기하면서도 개방적 민족주의라는 원칙하에 가능한 독자적 산업기술 체제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복수적 협력 체제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내륙을 관통하여 유라시아와 연결되는 것이 필수적 요구 사항”이라고 했다.  

그는 또 “남북 간 협력은 단순히 발전이 지체된 북한을 지원하고 개방으로 이끄는 수준이 아니라, 유라시아 그리고 다변화하는 전 세계를 교량적으로 연결하는 돌파구적 디딤돌이며, 당연히 남한 사회의 (경제‧국방) 위기 돌파를 위한 핵심 주제가 된다”고 역설했다.

√ ‘남북 경제’, 미국-베트남 협력 모델 본받아야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정전 협정 이후 사상 첫 남북미 정상회담 장면. (제공=청와대) 

이제 패러다임의 대 전환이 요구된다. 흔히 보수주의자들은 남북간의 긴장과 대결을 앞세우고 있는데, 경제지상주의를 부르짖는 그들이 선도적으로 남북경제 협력체를 들고 나올 수 있다. 

전쟁을 일으키고 도발적인 북을 용서할 수 없다고 하면, 여전히 대결 모드만이 한반도를 암울하게 짓누를 것이다. 지난 70여년 체제동안 대결로 얻은 것은 민족경제의 활로를 가둔 상태가 아니었던가. 이제 발상의 대전환을 하자는 것이다. 

전쟁이란 좋은 전쟁, 나쁜 전쟁이 있을 수 없다. 전쟁은 무조건 다 나쁘다. 

1960년대와 70년대 미군이 숨은 적군을 찾아내는 데 편리하다고 하여 베트남 지상에 뿌린 고엽제가 7200만 리터였다고 한다. 당시 남북 베트남 인구 7000만명의 머리에 한됫박씩 고엽제를 뿌리고도 남은 양이다. 

당시 영국의 한 평화운동단체에 따르면, 미군이 10년 전쟁기간 동안 베트남에 뿌린 7200만 리터의 고엽제는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전쟁이 끝난 뒤에도 지금까지 유산, 기형아 출산, 암 발병 등이 잇따라 그로인한 장애자(불구자)가 8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 문제가 지금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지금도 기형아 출산이 적지 않게 나온다고 한다. 고엽제가 스민 땅은 농사도 안되고, 쌀알의 크기조차 줄어들었다. 전쟁을 위해 살포된 고엽제는 이렇게 국민을 불구자로 파괴한 것만이 아니라 자연까지 파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적대국 미국과 베트남은 아시아의 우호국이 되었다. 고엽제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엄청난 피해를 입은 베트남은 조건 없이 미국과 악수를 하고, 번영의 길로 나가고 있다. 

√ 여전히 대결 구도에 머물고 있는 ‘남북 관계’ 

우리의 현실을 돌아본다. 너무도 대결적이다. 분단으로 이익을 챙긴 세력의 적대주의가 이유일 것이다. 

진보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남북 협력, 공존의 문제가 제기되지만, 보수세력은 남북관계를 긴장관계로 몰아간다. 물론 북한이 더 큰 책임이 있을 수 있다. 대화보다는 대결, 증오, 저주로 몰고 간다. 

진보정권은 화해적이고, 보수정권은 적대적이다. 이러니 남북 협상이 일관성이 없다. 상대방이 쉽게 다가오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협정문을 발표하지만 잉크가 마르기 전에 휴지조각이 돼버린다.  

√ 변화하는 세계를 따라잡지 못하는 한반도

세계는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국부 창출이라는 새로운 실리를 추구하고 있다. 설익은 대결적 이데올로기를 신주단지 모시듯 하며 긴장을 확대하는 것은 전 시대의 유물로 받아들인 지 오래다. 

보수세력이 선제적으로 새로운 대북 정책을 내놓으면 어떨까. 

그러면 자기부정이 된다고? 베트남은 자기부정을 해서 번영을 구가하고 있지 않은가. 남북 관계의 선순환을 가지고 진보세력과 경쟁을 한다면 보수세력의 유연성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높을 것이다.     

물론 남북 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질서와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다. 북한 핵문제가 걸림돌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반도의 주체는 우리다. 주체적 힘이 결집되면 외세가 끼어들어 분탕질할 수 없다. 해방 직후 주체적 역량이 부족해 외세가 분단의 영속화로 몰아가지 않았던가. 어떤 외세도 우호적인 나라는 없다. 

이용해 먹을 뿐, 자국을 위해 배려하는 착한 나라는 없다. 문제는 그 땅에서 살고 있는 당사자가 해결의 의지를 지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 미국 주도의 단일체제에서 다극주의로 변모한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미국 주도의 단일적 체제는 다극주의로 변모했다. 

소연방이 무너지면서 초극주의, 일극주의로 미국이 떠올랐지만, 그런 위대한 제국의 힘은 역설적으로 쇠퇴하고 있다. 

이재경 이사장은 “신자유주의 체제의 한계가 드러나고, 유럽연합(EU)의 탄생, 중국의 부상, 러시아의 재등장, 제3 세계권의 독자적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미국의 경제적 지배력이 약해지고, 기축통화로서 달러가 폭력적 수단으로 변질되면서 이에 대한 회의론과 대체재에 대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여전히 '팍스-아메리카나'(미국의 힘에 의한 평화)의 절대적 군사주의에 우리의 운명을 맡기고 있다. '워싱턴 룰'만이 우리 삶의 전부인 양 인식하는 태도가 우리 뇌리 깊숙이 침윤되어 다른 상상력을 가질 수 없다. 

√ ‘진보‧보수’ 할 것 없이, 변화를 읽어야 한다. 

변화를 할 줄 모르면 구한말 나라를 잃어버린 우를 또다시 범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나라의 경제가 힘들다. 그래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 대안이 내수경제의 활성화다. 

내수경제의 확장성을 위해 남북 협력과 남북 경제공동체를 고려해야 한다. 코로나19로 나라 경제가 초토화된 현실을 보고 이에 대한 생각이 없다면 진보세력이나 보수세력이나 나라를 경영할 자격이 없다.  

늘 거론되지만 남북 경제협력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블루 오션이다. 물고기가 많이 노니는 넓고 깊은 푸른 바다가 남북 경제공동체라는 것이다. 이런 무경쟁 지대를 외면할 이유는 없다. 

복잡하게 생각하면 쉽게 해결될 것도 어렵게 된다. 

진리란 복잡한 것이 아니라 단순명쾌하다. 어렵게 만들수록 모순이 드러난다. 남북 내수시장을 열기 위해 머리를 맞대면 된다. 

미국 패권주의와 북한 핵이 우리를 쪄누르고 있지만 내부의 의지가 결집되면 뚫지 못할 것도 없다. 제약 조건이 많기 때문에 주도면밀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기왕에 협력했던 개성공단 가동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할 필요가 있다. 감염병에 대비한 보건의료 협력으로 분위기를 잡아나가면서 내수 시장을 확장하는 협상을 벌여나간다. 감염증과 같은 국가적 재앙은 내부 경제체질을 바꾸어나가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4.15 총선이 끝나면 여야가 정파를 초월해 내수경제 확장성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제발전은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다. 남북 경제협력 등 다각적인 경제발전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어쩌면 보수의 몫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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