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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이 택한 ‘전략공천 3인’, 세종시민도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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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이 택한 ‘전략공천 3인’, 세종시민도 선택?  
  • 이희택 기자
  • 승인 2020.03.21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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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후보들 컷오프 후 데려온 민주당 홍성국(갑), 통합당 김병준(을)‧김중로(갑) 
순탄치 않은 스타트… ‘포용적 리더십’ ‘공약 등 준비부족’ ‘동상이몽’ ‘이중당적’ 도마 위 
거대 양당이 택한 전략공천 3인방. 사진 왼쪽부터 민주당 홍성국(갑), 통합당 김병준(을), 김중로(갑) 후보. (제공=선관위)
거대 양당이 택한 전략공천 3인방. 사진 왼쪽부터 민주당 홍성국(갑), 통합당 김병준(을), 김중로(갑) 후보. (제공=선관위)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4.15 총선을 맞아 거대 양당이 선택한 후보들이 있다. 소위 전략 공천으로 출마지역을 선택받는 이들이다. 

현역 국회의원 불출마 지역구를 물려받는 대표 주자 성격이자, 해당 후보의 당내 지분을 고려한 전략적 배려가 담겨 있다. 

민주당 남구(갑) 홍성국(57) 후보가 대표적 케이스다. 이해찬 대표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에 전략 공천으로 내려왔다. 

실제 불출마를 선언한 7선의 이해찬 대표는 지난 19일 결성된 홍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아 힘을 실어줬다. 당이 영입한 소중한 인재인 만큼, 그의 압도적 승리를 위해 해당 직을 맡았다는 전언이다. 

4.15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포석이 담긴 공천도 있다. 

세종시로 놓고 보면, 미래통합당이 이 같은 선택을 했다. 북구(을)에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남구(갑)에 김중로 전 국회의원(비례, 국방위원회)을 전진 배치한 배경이다. 

이들의 네임밸류와 사회적 지위, 중량감으로 ‘민주당 독주’를 확실히 끊어보겠다는 심산이다. 

김병준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 정책실장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등을 지내며 큰 틀의 세종시를 기획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이 같은 연관성을 고려한 전략적 포석이다. 

이해찬 대표의 후원회장 수락 사실이 알려진 지 5시간여 만에 윤여준 전 장관이 김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으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윤 전 장관은 논산 출신으로 청와대 공보수석과 여의도연구소장, 환경부장관을 역임했고, 한국지방발전연구원 이사장을 지냈다.  

홍성국과 김병준 후보의 선거구는 다르나, 양당의 상징적 인물들간 기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뜻을 엿보인 셈이다. 

김중로 전 국회의원은 국방위원회 소속 비례 대표임에도 지난 2015년 금남면에 둥지를 틀며, 이번 총선을 일찌감치 준비해왔다. 최근까지 바른미래당과 후신 민생당 소속으로 있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선 시당위원장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김 의원은 스스로 전략적인 행보를 이어오다, 4.15 총선 국면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에게 발탁된 케이스다. 

세종시에선 이들 3명이 중앙당 선택을 받은 ‘남자들’이라 할 수 있다. 중앙당의 이 같은 전략이 시민들의 선택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중앙당 전략이 시민들 민의와 상식에 부합될 때, 당선이란 결과물을 받아 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들의 시작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지역 사회의 검증 단계에 오르면서, 운명의 25일을 맞이하고 있다. 

√ 양당이 택한 ‘전략공천 3인방’, 시민 선택 받으려면  

이들의 운명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려면, 주어진 숙제를 잘 풀어야 한다. 

당장 전략 공천에 따라 경선 컷오프된 후보들을 보듬는 ‘포용의 리더십’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쉽지 만은 않은 과제다. 

민주당 윤형권 세종시 총선 예비후보가 25일 4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홍성국 후보 진영과 대립각을 세우며 남구(갑) 출마를 준비 중인 윤형권 전 시의원. 이 같은 상황은 결국 민주당의 악재로 부각될 전망이다. 

민주당 홍성국 후보는 컷오프와 함께 당을 이탈한 ‘윤형권 전 시의원’과 대치 국면에 서게 됐다. 

윤 전 시의원은 여성들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홍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있고, 당은 이를 해당 행위로 보고 지난 20일 ‘윤 전 의원의 당원 자격정지 2년’이란 비상 징계를 단행했다. 

이 상황이 전국 뉴스로 번지면서, 홍 후보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했으나 진정성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적잖다. 

홍 후보가 지난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올린 입장문.
홍 후보가 지난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올린 입장문.

홍 후보가 예상과 달리 남구(갑)에 배치되면서 선의의 피해를 본 후보들도 적잖다. 이종승‧배선호‧이영선 후보들이 대표적이다. 당장 이들의 마음부터 사로잡을 필요가 있으나 벌써부터 민주당 일각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벌써부터 홍 후보의 태도 문제에 눈살을 찌푸리는 당원들이 많다”며  최근 이해찬 대표와 함께한 자리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 이후 손을 내밀어야할 이들에게 다가서는 노력에서 부족한 모습이 회자되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세종(갑)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후보.
지난 16일 출마 기자회견에 나선 홍성국 후보.

홍 후보의 소위 준비되지 못한 현재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허니문 기간, 소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는 하나 지난 16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모습은 준비 부족 자체였다는 평가도 많다. 

민주당의 또 다른 당원은 “특히 남구(갑)은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란 시각이 굳어져 있다. 홍 후보가 이 같은 배경에 안일한 자세로 선거에 임한다면, 선거 역풍을 맞이할 것”이라며 “경선 컷오프된 후보와 선거 운동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초반부터 선거 캠프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민주당은 이해찬 의원실 소속 홍순식 보좌관을 캠프 총괄로 급파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세종시 지역구에 1일 단수 추천됐다. (사진=김병준 페이스북)
김병준 후보가 벌써부터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듯한 행보로 곱잖은 시선을 받고 있다. 

통합당 김병준 후보는 벌써부터 ‘대선 주자 코스프레’ ‘양다리 행보’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 휩싸이고 있다. 세종시가 아닌 차기 대선에 마음이 쏠린 동상이몽이라는 것.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그는 당내 황교안 대표‧오세훈 후보와 함께 대선 잠룡 3인으로 꼽힌다. 그렇다보니 시선이 온통 서울로 향해 있다”며 “지역에 내려온 이상 ‘세종시 총선 승리’를 향한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실제 김병준 캠프는 지난 9일 전략공천 후보로 발표된 지 12일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공약 발표 한 번 없었다. 

9일 세종시청에서 지역 언론인들과 첫 만남은 ‘간담회’ 성격으로 둔 뒤, 11일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모습도 도마 위에 올랐다. 순서가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15일과 20일 내놓은 보도자료도 시의적절하지 않았다. 세종시에 대한 큰 틀의 방향성 제시도 아니었고, 지역 관련 담론도 아니었다. 시선은 온통 중앙을 향했다. 

▲15일 퍼펙트 스톰 위기, 경제 ‘워 룸(war room)’ 설치(재해기본소득=선거용 코로나 포퓰리즘) ▲20일 “대통령, 경제살리기 집중해야. 선거운동 미루고 도울 용의 있다.” ▲20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중부권 선대위원장(김병준) 선임 등의 내용을 담았다. 

야당의 중량급 인사이자 학계 전문가로서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의제였으나, 기자들을 상대로 한 현 시점의 보도자료로는 균형감을 잃은 모습이다. 출마 선언 후 2주일이 다 되도록 지역 관련 공약을 공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아영 한국당 시당위원장이 2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중앙녹지공간 일대의 국가도시공원화 주장을 하고 있다. 
송 후보는 당이 가장 어려운 시절 '정책 공약' 승부수로 재건해왔다. 사진은 중앙녹지공간 일대 지형도로 송아영 후보는 이를 국가 도시공원으로 만들자는 주장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후 당이 가장 어려울 때 시당 재건의 중심에 선 ‘송아영 예비후보(시당위원장)’에 대한 보듬기도 김병준 후보에게 던져진 명제다. 송 후보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시장 후보로 나서며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이번 선거에서 북구(을) 경선을 준비해왔다. 

법원은 지난 16일 민생당의 당적 제명 취소 요구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 같은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나성동 김중로 의원 사무실 건물에는 미래통합당 당적 현수막과 자신이 함께 사용하던 바른미래당 사무실 외관이 공존하고 있다.  
법원은 지난 16일 민생당의 당적 제명 취소 요구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 같은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나성동 김중로 의원 사무실 건물에는 미래통합당 당적 현수막과 자신이 함께 사용하던 바른미래당 사무실 외관이 공존하고 있다.

김중로 전 의원은 당장 이중 당적 문제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지난 달 20일 미래통합당 입당과 함께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끝마친 뒤, 지난 9일 세종시 남구(갑) 전략공천 후보로 확정될까지만 해도 문제는 없어 보였다. 

법원이 지난 16일 민생당(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으로 통합 직전, 바른미래당이 제기한 김중로 의원 등 비례대표 8인에 대한 제명 취소 요구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공식 절차 없는 셀프 탈당이 문제시됐다. 

결국 김 의원은 지난 19일 민생당 탈당 절차를 밟고 미래통합당 입당과 함께 당원 자격을 얻었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변함 없이 우선 추천을 확정 상태이나, 당 최고위원회 의결은 아직 진행 중이다. 

경선에 돌입했던 같은 케이스의 신용현 국회의원(비례)은 이중당적 문제로 대전 유성을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를 두고 정의당은 “김중로 예비후보는 (민생)당이 어려워지니 일신을 위해 기회주의 행태를 보인 것”이라며 “꼼수 정치는 심판받기 마련이다. 세종시민들은 최소한의 정치 철학도 없이 선거승리에 매몰돼 선거철만 되면 옷을 갈아입는 정치적 구태에 대해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당이 선택한 ‘3인의 전략공천 후보들’. 이들이 시민들의 최종 선택지가 될 지는 미지수다. 4.15 총선 승리란 달콤한 결실을 맺으려면, 각자에게 당면한 숙제부터 풀어야 한다. 

3명의 전략공천 후보 모두 구체적인 세종시 발전 비전과 실행 로드맵마저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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