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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세종고 선수들의 전국체전 승전기(勝戰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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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세종고 선수들의 전국체전 승전기(勝戰記)
  • 윤형권
  • 승인 2012.10.1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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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선수 속출 불구… 전통의 강호 광주 서석고를 맞아 승리를 거두다

세종고 검도팀은 역시 강했다. 12일 오전 10시20분 대구공고 체육관에서 열린 제93회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단체전 검도경기에서 세종고는 강호 광주광역시를 대표한 서석고를 맞아 5대1로 격파하며 8강에 진출했다. 세종고는 예상을 깨고 선전했다. 경기 전에 부상선수가 많아 주전선수가 교체돼 선수단을 긴장시켰는데도 투혼을 발휘하며 승리로 이끌었다.

▲ 결전준비
세종고 선봉장(先鋒將)은 박찬민 선수. 다부진 체격의 박찬민은 서석고 노제호를 맞아 좌우로 몸을 흔들며 기회를 노리고 거리를 쟀다. 두 선수는 115㎝ 길이의 죽도 끝을 촉수로 삼아 탐색전을 벌였다. 두 선수는 오로지 눈을 놓치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읽느라 주위의 함성도 들리지 않는 듯했다. 경기장은 300여명의 학부모와 각 시도 선수·임원들로 가득했다. 득점에 가까운 불꽃 튀는 공방전이 일어날 때 마다 양팀 응원단은 박수와 함성으로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5분의 경기 중 40여 초가 흘렀다. 박찬민이 경기장 구석으로 서석고의 노제호를 압박하며 몰고 갔다. 노제호가 뒤로 주춤하는 순간, 박찬민의 죽도가 허공에서 호를 크게 그리더니 노제호의 정면머리를 정확하게 가격했다. 심판 세 명 모두 백기를 들어올렸다. 세종고 검도팀이 전국체육대회에서 첫 득점을 하는 순간이다. 당황한 서석고 노제호는 수세에 몰리면서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세종고 3학년 박찬민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박찬민은 선취득점한 여력을 몰아 또다시 머리치기로 2번째 득점을 하며 기세를 올렸다. 박찬민의 승리.

반격에 나선 서석고의 2위 김범수는 세종고 장동민을 맞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장동민은 김범수의 파고드는 전법에 휘말리며 코등이싸움(두 선수가 밀착해서 칼을 맞대는 상황)이 잦았다. 세종고 코치 박성호 사범이 떨어지라고 소리를 치지만 장동민은 듣지 못한 듯 달려드는 서석고 김범수 선수에게 거리를내주고 있었다. 경기종료 1분을 남겼을 때 김범수 선수가 장동민의 손목을 깨끗하게 쳤다. 5분의 시간이 종료돼 장동민이 패하며 양팀의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 공격하기 직전의 '一足一刀의 거리'
3위 경기다. 세종고 장동희 선수는 서석고 이장의 선수를 맞아 일진일퇴(一進一退) 접전을 벌였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학부모나 검도관계자들도 숨죽이며 두 선수의 움직임에 눈을 떼지 않았다. 서석고 이장의 선수가 먼저 움직였다. 이장의는 약간 먼 거리에서 장동희의 머리를 치려고 오른발을 움직였다. 이때 장동희가 오른쪽으로 반걸음 디디면서 자세를 낮추고 앞으로 나갔다. 장동희의 칼이 ‘퍽’ 소리를 내며 이장의의 허리를 갈랐다. 세종고 장동의 선수의 허리 한판이 팽팽한 양팀의 균형을 깼다. 장동의 선수의 허리 한판 승.

이어서 중견(中堅)의 대결. 세종고 중견 김선웅과 광주 서석고 임기정 선수는 말 그대로 팀의 중견으로서 앞 선수가 득점한 점수를 지켜 팀의 승리를 이끌어 내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찰나에 생사(生死)를 결정짓는 게 본질인 검도경기에서 승리의 요인 중 신체적인 것보다 중요한 게 마음이다. 이래서 검도는 마음을 닦는 무도스포츠다. 세종고 김선웅 선수와 서석고 임기정 선수의 경기가 이를 증명했다.

▲ 세종고 김선웅(왼쪽 백띠) 선수가 머리치기를 득점하고 넘어지고 있다.

세종고의 중견 김선웅은 앞선 선봉 박찬민과 3위 장동희가 이겨 세종고팀의 분위기가 자신감으로 가득한 반면 서석고 중견 임기정은 반드시 이겨야하는 압박감이 컸다. 서석고 진영에서는 임기정에게 적극적으로 싸우라는 주문을 했다. 세종고 김선웅은 영리하게 이를 이용했다. 상대가 들어오면 한발 물러나고, 상대가 물러서면 두 걸음을 쫒으면서 임기정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3분이 흐르자 임기정이 서두르면서 들어온다. 이때를 기다린 김선웅이 죽도를 약간 들고 들어오는 임기정의 오른손목을 간단하게 낙아 채듯 잘랐다. 심판 세 명의 백기가 오르면서 세종고의 기세가 올랐다. 임기정은 한 포인트를 더 빼앗기면 팀 전체가 어려워지는 걸 알고 만회하려고 달려들었다. 무리였다. 이기려는 마음이 평상심을 잃게 해 결국 임기정 선수는 김선웅 선수에게 머리를 맞았다. 김선웅의 승리.

중견까지 끝난 상황에서 세종고는 3명의 선수가 이겼고, 서석고는 한명의 선수가 이겨 3대1로 앞서는 상황이다. 5위와 부장, 주장의 싸움을 남겨 놓았다. 5위의 싸움은 세종고의 굳히기냐, 서석고의 기사회생이냐의 백척간두(百尺竿頭) 혈전이었다.

▲ 심판이 세종고 이진호 선수의 승리를 선언하며 백기를 들어올리고 있다.

세종고 이진호는 3학년으로서 지난 8월15일 충북에서 열린 문광부장관배 검도대회에서 세종고가 준우승을 할 때 공을 세운 바 있는 노련한 선수다. 하지만 상대방 서석고 오창민 선수도 만만치 않았다. 두 선수는 팀의 승패를 걸머지고 사각형의 경기장에서 온힘을 쏟아 부었다. 선후배와 부모님의 응원·함성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상대의 눈을 노려보며 마음을 읽으며 움직임을 살폈다. 머리를 치려고 하면 손목과 허리로 맞받아쳤다. 5위 세종고 이진호 선수와 서석고 오창민 선수는 일진일퇴 공방전을 치열하게 벌이며 머리치기 한판씩 주고받으며 비겼다.

이제는 부장전(副將戰)이다. 세종고 김태균이 부장전에서 이기면 경기는 주장전(主將戰)에 관계없이 세종고의 승리다. 반면 서석고 부장 고현준은 김태균에 패하면 일 년 동안 갈고 닦은 전국체육대회 경기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서석고 고현준은 다부진 체격으로 힘이 좋았다. 김태균은 저돌적으로 밀고 오는 고현준의 머리를 낚아채며 먼저 한 포인트를 올렸다. 하지만 곧이어 고현준의 반격에 머리를 내주고 말았다. 막상막하다. 이제 이 두 선수의 한 포인트에 팀의 승패가 갈린다. 김태균이 포인트를 따면 세종고가 이번 전국체육대회 16강전에서 첫 승리를 하게 된다. 서석고의 고현준이 한 포인트를 따면 서석고는 주장전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기사회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

▲ 세종시검도회 권대혁(왼쪽) 선수와 세종고 이경섭 감독
세종고 김태균은 노련했다. 심리적으로 더 큰 압박당하고 있는 서석고의 노현준을 향해 거센 공격을 퍼부었다. 검도의 계명에 ‘공격이 방어다’라는 있다. 김태균은 쉴 틈을 주지 않고 공격을 퍼부었다. 이에 맞서 서석고 고현준도 물러서지 않고 머리와 손목, 허리를 무참하게 베고 쳤다. 장내는 박수소리와 함성소리로 열기가 가득했다.

경기종료 30여 초를 남기고 갑자기 탄성소리와 함께 거대한 함성이 경기장을 흔들었다. 김태균이 내려친 죽도가 노현준의 우측면 머리를 정확하게 갈랐다. 김태균이 머리치기 한판으로 승리했다. 세종고의 승리다.

▲ 김태균 선수가 득점하고 있다.

주장은 세종고의 이대영 선수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머리치기 두 판으로 쉽게 이겼다. 이름대로 세종고 이대영 선수의 머리치기 2대0 승리다.

세종고(감독 이경섭·코치 박성호)는 선수 7명 가운데 주장 이대영, 박찬민, 장동희, 이진호 등 3학년이 4명이 주축을 이뤘다. 나머지 3명은 1-2학년 선수이다. 고등부 검도팀은 7명으로 선봉․2위․3위․중견․5위부장․주장 순으로 나와 한명씩 상대선수와 겨뤄 승자수가 많은 팀이 경기에서 이기는 승자수(勝者數)경기다. 세종시검도회 권대혁 회장과 검도회 임원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에 세종고 검도팀이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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