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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여러분의 목소리를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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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여러분의 목소리를 보여주세요
  • 정중연
  • 승인 2020.02.12 09:1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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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연세대 사학과 3학년 정중연(양지고 졸업)
2017년 5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양지고 학생들이 제작한 선거 독려 캠페인 영상 캡쳐.
2017년 5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양지고 학생들이 제작한 선거 독려 캠페인 영상 일부.

‘여러분의 목소리를 보여주세요.’

2017년 5월,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필자가 유네스코 동아리에서 추진한 선거독려 캠페인의 주제였다.

당시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학생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선거독려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이를 위해 선거독려 UCC를 제작·홍보하였고, 선거 전날에는 정부청사 앞에서 선거독려 피켓 홍보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캠페인을 진행한 목적은 아직 투표권이 없는 우리 학생들을 대신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목소리를 투표로 적극 외쳐달라는 부탁이었다.

드디어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선거연령이 19세에서 18세로 하향되었다. 2002년 4월 이전에 태어난 학생들은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OECD 34개 국가 가운데 선거 연령이 19세 이상인 나라가 한국이 유일했다는 점에서 보면, 지속된 논의에도 사회적 우려로 인해 선거연령 하향이 뒤늦게 이뤄진 면이 있다. 선거연령 하향에 대한 그간의 논쟁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투표에 참여하는 고등학생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적극적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선거권 하향은 다양한 정책에 대해 투표를 통해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권리가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동시에 학생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학교가 과도한 정치적 갈등 공간이 될 것이라는 우려 또한 존재한다.

이에 선거연령 하향에 따른 사회적 지원으로 먼저 선거 제도를 포함한 민주주의에 대한 체계적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물론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교육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보다 심층적인 민주주의와 정치 구조에 대한 교육은 선택 과목으로 접하게 된다. 민주주의는 권력의 근본이 특정 인물이 아닌 국민에게 있기에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 모두가 지배 권력의 원천으로서 민주주의를 파악하고, 실행하여야 한다.

사회구성원 각자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표현하며, 행동으로 실천하는 일련의 구조를 가르치는 것 또한 민주주의 사회가 가진 책무라고 생각한다. 이에 학생들에게 선거라는 선택이 정치 과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국가가 어떻게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보장하며 우리가 가진 권리와 의무가 무엇인지에 대한 있는 깊이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자신의 목소리를 올바르게 대변할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를 포함하여 민주주의 전반에 대해 보다 포괄적이며 심도 있는 교육이 학교 공간에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본다.

두 번째는 학생들에게 후보자와 공약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 제공과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투표라는 민주주의 절차를 통해 의사를 반영하여 실천할 수 있는 최선의 대표자를 뽑을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선거관리위원회 등 공정한 기관에서 학생들에게 후보자들의 공약을 보다 쉽게 접하고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 마련을 제안하고자 한다.

학생들이 정보를 파악하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보다 실체적인 민주주의 교육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학생들이 후보자들의 공약을 검증하고 실천 가능성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물론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생들에게 선거에 대한 정보 제공과 토론의 장 마련이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의문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개인과 공동체를 대변할 대표자를 선출함에 있어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토론하며,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학생들을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선거연령 변화에 우리 사회가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거론한 부분 외에도 다양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제도만으로 민주주의의 성숙을 충족시킬 수는 없다. 형성 초기에는 제도가 공동체의 문화를 결정하고 변화시킬 수 있으나, 시간의 경과에 따라 공동체에 전통이 되어 뿌리내린 문화는 제도만으로 변화시키기에 한계가 있다.

사회의 변화는 제도와 문화가 상호 보완하고 더 나아가 문화가 제도의 변화를 촉진함으로써 일어난다. 이번 선거연령 하향 또한 우리 사회가 가진 시민의식의 확대가 궁극적으로 선거 제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선거권을 가지기에 충분한 연령에 대한 논의가 오랫동안 쟁점이 되어왔다. 하지만 선거권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연령을 통해 자격을 단순히 구분하는 것보다 그들이 성숙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즉, 18세에 도달한 고등학생이 선거에 있어 책임 있는 선택을 할 만큼 성숙한지에 대한 연령 논쟁보다는 민주주의를 교육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공론장을 마련하는 등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보완해 성숙한 사람으로 양성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책무일 것이다.

연세대 사학과 3학년 정중연.
연세대 사학과 3학년 정중연.

투표에 의한 선택이 권리인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포함하기에 보다 성숙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뒷받침하여야 한다. 4월 15일이 되면 만18세 이상으로 확대된 선거권으로 많은 고등학생들이 투표장에 나서게 된다.

이번 선거가 대학교 3학년인 필자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첫 선거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바라듯 대한민국의 주인이 국민임을 확인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에 권리를 적극 행사할 것이라 기원하며 3년 전 선거독려 캠페인에서 어른들에게 호소하였던 그 말을 이제 학생들에게 전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학생 여러분의 목소리를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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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 2020-02-12 21:35:34
선거에 대한 대학생의 생각이 훌륭합니다.

고전문학 2020-02-12 17:16:06
멋있어요!!

황민기 2020-02-12 14:38:38
성숙한 사람으로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공감되네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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