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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 세계 일류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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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 세계 일류되다
  • 이계홍
  • 승인 2020.02.10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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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아카데미상 4개 부문 ‘아시아 최초’ 영예 쾌거, 무한 상상력 극대화
한때 색깔론에 내몰린 영화와 연기‧제작자들, 상업주의 최고봉 ‘할리우드’가 반박

  

영화 기생충. (발췌=네이버 영화)
영화 기생충. (발췌=네이버 영화)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영화 ‘기생충(parasite)’이 10일(한국 시간) 아카데미상 작품상·감독상·각본상·외국인영화상을 받았다.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한꺼번에 수상한 것은 아카데미 92년 역사상 처음이다. 이로써 K-POP에 이어 코리아 무비(K-MOVIE)가 글로벌 브랜드의 상징이 되었다.

필자는 영화관에서 한번, 집안 KT영화관에서 두번 등 ‘기생충’을 세번이나 보았다. 탄탄한 구성과 뚜렷한 주제의식, 그리고 살아있는 생생한 연기력. 볼 때마다 메시지와 연기자들의 모습이 새롭다. 어둡고 칙칙한 주제이면서도 영화적 재미를 배가시켰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역설적으로 코믹하게 이끌어간 것이 영화적인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평가된다. 

#. 수상 이면에 담겨진 ‘영화의 교훈’ 

이 영화에서 필자는 두가지 교훈을 얻었다. 

첫째는 위선과 거짓이 함께 권력과 자본에 빌붙어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기생충들을 생각했다. 

가족을 풍자한 해학의 뒷모습에서 씁쓸한 기분에 젖게 하는 것은 이런 현실이 우리 삶의 현장에 그대로 녹아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깔아뭉개고, 억지와 궤변으로 쓰러뜨리려는 간악한 행동들. 지식인 사회, 특히 정치, 사법, 검찰, 언론 권력을 가진 세력들이 그렇다. 

10년 전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반미영화’라고 매도했던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보아도 그런 것 같지 않은데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공격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것이 지금도 한걸음도 나아가지 않은 모습을 본다. 

‘기생충’을 가지고 ‘계급사회를 비판하는 어설픈 사회주의식 관점’이란 시선을 본다.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하고 어떻게든 색깔론으로 몰아가려는 풍토다. 

그런데 이것을 미국의 상업주의 영화의 상징이라는 헐리우드의 아카데미상위원회가 최고 영예를 안겨주었다.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라는 따끔한 질책이 아닐까 싶다. 이념이고 뭐고 쓸데없이 생각하지 말고 작품으로 말하고, 재미로 말하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예술인의 자유혼을 억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작품상, 감독상 수상으로 예술인 억압과 제재가 얼마나 무모하고 무의미한가를 보여주었다. ‘기생충’의 감독과 주연 배우는 지난 시절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그래서 한때 작품을 만들지 못하고 출연도 제약을 받았다. 

문화예술인은 본질적으로 자유를 지향한다. 어떤 강제된 제도 아래 안주하기보다 이를 극복하고 자유롭게 작품세계를 펼쳐나가려는 의지가 있다. 속박과 구속을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개성이 뚜렷하다. 그런 가운데서 창의력과 자기 혼의 날개를 편다.  

그런데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게 행동한다고 가두고, 체제를 비판한다고 불이익을 주면 그들의 출구는 어디로 향하겠는가. 

본질적으로 억압체제에 저항하는 사람들인지라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더 비틀고 배배꼬고 저항하고 대들 것이다. 박근혜 정권 시절 봉준호와 송강호, 문화예술인들을 뒷받침했다는 CJ의 이미경 회장이 여러모로 불이익을 당했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그들의 예술의지만 불태우지 않았을까.  

K-팝의 방탄소년단(BTS)이 매번 빌보드차트 상위권에 랭크된 것은 우리가 무한한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간섭하지 않고 스테이지에서 마음껏 놀라고 하니 이렇게 무한 상상력을 가동시켜 세계를 지배하고 장악한다.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이제는 진영의 논리로 사물을 보는 시대가 아니다. 옥죄고 가두고, 툭하면 니 편, 내 편 편갈라 쌈박질하는 풍토에서는 피폐한 몰골 뿐, 정작 얻어지는 것은 없다. 

이제 우리나라는 삼류의 나라가 아니다. 여유있고 품격있는 삶의 태도로 무한한 창조의 상상력을 펴는 세상을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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