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세종시 아름초와 늘봄초 사이 ‘보행 터널’ 이슈가 재점화하고 있다.
지난 2017년 8월 한국교통연구원의 타당성 용역 검토 결과, 2가지 대안 모두 경제성이 낮아 추진이 무산된 지 2년 여 만의 일이다.
아름동 주민들은 지난 2년간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 다시금 ‘보행 터널 설치’ 필요성 여론을 환기하고 나섰다. 아름다운 내 고장 만들기 운동의 일환이다.
범지기마을 10단지 주민들은 최근 아름다운 범지기마을 만들기 추진지원단(이하 범지기 추진단)을 결성해 아름초와 늘봄초간 보행 터널(혹은 리프트) 개설을 요구하는 서명에 들어가 3036명의 서명을 받았다.
10단지는 2000세대로 단일 세대로는 세종시 최대 규모인데, 세대수보다 서명자가 많은 것은 인근 8‧9단지 주민과 방문 외부인의 적극적인 참여한 결과다.
범지기 추진단은 지난 14일부터 23일까지 10일간 ▲비알티(BRT) 접근성 향상 ▲아름동과 도담동 교류 활성화 ▲아름초 과밀학급 해소 ▲장애인 노약자 학생 보행 편의를 위해 아름초와 늘봄초 사이 약 80m 보행 터널 건립 등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여왔다.
이 보행터널 추진은 지난 2017년 지역의 이슈로 다뤄진 바 있다. 당시 타당성 부재로 무산됐으나, 이곳 주민들과 학생들의 통학 및 교통 불편 호소는 지속됐다.
실제 아름초와 늘봄초 사이에 조그만 동산이 가로막고 있어, 주민들이 도보로 도담동의 BRT 노선을 이용하려면 수백미터 돌아가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보행로가 뚫리면 도담동 진출이 쉬워지고 주민간 교류와 소통에 도움이 되며, 상권활성화에도 이점이 있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일부 도담동 주민들이 반대 의사를 표출하긴 했어도 상호 교류가 확대되면 윈윈할 수 있다고도 한다.
주민들은 아름초~늘봄초 사이 보행 터널은 세종시 건설 원안을 이행하는 계획안 중의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세종시는 2007년 2월 장애물 없는 시 설계 기준을 마련, 주민 불편이 있는 곳을 해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때문에 지난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 때도 일부 후보들이 아름초~늘봄초 직통 보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번 서명운동은 후보들의 공약 사항 이행을 촉구하는 주민들의 요구로 모아진다.
주민들은 이와 더불어 세종 ‘지하철 1호선’ 노선 선호도 투표도 실시해 압도적인 대안을 확인했다.
1호선 노선은 1,2 생활권 관통~조치원역 구간인데, 범지기마을 1‧2‧3‧4단지 주민과 종촌동, 나성동, 다정동 주민들도 적극 가세하는 입장이다.
반석역을 출발해 외삼역-금남역(KTX 세종역)-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역을 거쳐, 나성역~다정역~종촌역~아름역~충남대병원역~6생활권 역~조치원역을 관통하는 구간을 말한다. 이는 자유한국당이 최근 내건 공약이기도 하다.
범지기 추진단은 이번 서명부를 세종시와 세종시의회, 각 정당별 시당에 제출할 방침이다.
이 같은 아름동 주민들의 움직임이 총선 국면과 맞물려 ‘보행 터널 설치’를 가시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보행터널 타당성 용역은 지난 2017년 3월 10일부터 8월 31일까지 한국교통연구원(2000만 원)에 의해 진행됐고, 2개 대안별 비용편익(B/C) 비는 각각 0.52, 0.62로 기준치 1을 밑돌았다.
이를 두고 이곳 주민들은 늘봄초 통학버스 비용 절감과 학교 과밀해소 편익 등의 지표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