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건 아이디어 중 3건 시상, 나머지 21건 적극도 검토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똑똑~ 너의 이야기를 들려줘~’ ‘지방세입 가상계좌 통합으로 납부 편의 증대’ ‘청소년 대상 자치 다이제스트 제작’.
2020년 ‘시민 감동의 해’를 선언한 세종특별자치시. 시청 공직자들이 구호로서 끝나는 캐치프레이즈가 되지 않도록 내놓은 혁신 사업들이다.
자치분권국이 첫 스타트를 끊었고, 위의 3개 사업이 1~3위에 각각 선정됐다.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큰돈 들이지 않고도 시민들에게 소소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치분권국은 지난 21일 시민 감동사업 발굴 보고회를 갖고, 자체 발굴한 24건을 순차 추진키로 했다.
#. ‘층간소음’ ‘이웃불신’, 이제는 없다
참여공동체과가 내놓고 1위에 오른 ‘똑똑~ 너의 이야기를 들려줘~’. 이는 아파트 세대간 단절된 소통을 강화하는데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용공간인 엘리베이터에 호수별 지정 게시판을 설치, 서로에게 당부하거나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아이디어다.
예컨대 101동 1001호 세대주는 ‘30일된 아기가 밤 9시 30분만 되면 울어요. 100일까지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라고 적으면, 이 게시판은 육아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는 메신저가 된다.
앞으로 세종시 아파트연합회 등과 협의를 거쳐 5개 단지 내외 시범 운영에 나서기로 했다.
#. 매번 바뀌는 지방세 계좌, 하나로 통합 안 될까
현재 지방세는 세입 분야별 관리 부서에 따라 부과되다 보니, 가상계좌도 천차만별이다. 시민들은 납부할 때마다 각 부서에 문의하고 각각의 가상계좌에 입금해야 하는 불편함을 안고 있다. 건당 수수료도 최대 2000원이다.
지방세와 세외수입, 주정차 과태료, 환경개선부담금, 교통유발부담금 5종을 일괄 납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의견은 이 때문에 제안됐다. 세원관리과는 이번 안으로 2등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는 소요 예산 없이도 가능한 조치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끌었다. 경기도 구리시가 이 같은 사업에 나서고 있는 만큼, 올해 세종시에도 해당 사업의 도입이 주목된다.
#. 청소년들이 ‘세종시 정책’을 직접 바꾼다?
세종시는 지난해 시민주권특별시 활성화 차원에서 주민자치 참여 연령을 만 16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청소년에게도 시민주권을 부여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이날 3등을 차지한 청소년 대상 ‘자치 다이제스트’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업이다.
시정 참여방안을 정리한 요약자료, 즉 자치 다이제스트를 제작해 시 홈페이지와 블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관련 자료를 게시하는 방식이다. ▲청소년의 세종시정 참여 방법 ▲2020년 청소년 관련 정책 소개 등을 키워드‧사례 중심으로 담아내겠다는 것.
#. 입상은 못했으나, 눈여겨볼 만한 아이디어는
이춘희 시장이 지난 2014년부터 300회 가까이 진행한 읍면동별 시민과 대화. 제안된 건의사항만 3454건에 달한다. 이중 완료 사항은 1398건으로 63.8% 추진율이다.
추진율은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이는 시민 불만족의 다른 이름이 될 수 있다. 자치분권과가 내놓은 ‘2020 시민공감 프로젝트’는 끝까지 약속을 지키겠다는 뜻을 담았다. 과거 상황이 2020년 현재 또 달라진 만큼, 추진 불가 사항들도 재검할 계획이다.
이밖에 ▲호수공원 내 송담만리 전시관 특성화 ▲시민감동 드라이브 스루 민원창구 ▲사회적 경제 공공구매 플랫폼 구축 ▲지방세 환급금, 문자 한통으로 간편하게 ▲지방세 감면 사후 모니터링 개선 등 모두 20건도 혁신안으로 제안됐다.
김현기 자치분권국장은 “이번 보고회를 통해 시민에게 보다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며 “앞으로 시민들이 느끼는 부족한 부분을 발굴해 하나하나 채워가는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