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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로컬푸드 직매장 입지 선회 '불신 행정'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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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로컬푸드 직매장 입지 선회 '불신 행정' 파장
  • 한지혜 기자
  • 승인 2020.01.14 14:5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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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롬동에서 다정동으로 변경, 새롬동 상가·아파트 입주민 집단 반발
시의회 임시회 승인 고비
세종시 새롬동 트리쉐이드 상가주들과 새뜸마을 인근 아파트 입주자들이 14일 세종시의회를 찾아 로컬푸드 직매장 입지 원안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세종시 새롬동 트리쉐이드 상가주들과 새뜸마을 인근 아파트 입주자들이 14일 세종시의회를 찾아 로컬푸드 직매장 입지 원안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가 로컬푸드 직매장 3호점 입지를 새롬동에서 다정동으로 선회하면서 ‘불신 행정’이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새롬동 트리쉐이드 주상복합 단지 내 상가주와 새뜸마을 아파트 입주민 30여 명은 14일 오전 10시 제60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가 열리는 세종시의회를 방문해 입지 원안 유지를 촉구했다.

시는 재정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 상반기 새롬동에 계획했던 로컬푸드 직매장 3호점 위치를 다정동 LH 국민임대주택 단지 내 상가로 옮기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춘희 시장은 지난해 4월 정례브리핑을 통해 로컬푸드 직매장 3·4호점 건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3호점은 비알티 라인 새롬동 종합복지센터 뒤쪽, 트리쉐이드 전면 부지로 낙점됐다.

완공 시점은 올해 말이었다. 국비 40억 원과 시비 69억 원을 더한 총사업비 109억 원을 투입, 연면적 2000㎡ 규모로 도담 1호점(990㎡)과 아름 2호점(887㎡) 대비 2배 크기로 구상했다.

입지 변경에는 지난해 말 촉발된 시 재정 악화와 다정동 LH 국민임대 아파트 단지(1538세대) 내 상가 과다(80호) 공급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다.

시에 따르면, 시비 등 재정 지출을 줄이고, 다정동 국민임대 단지 내 상가 축소 필요성이 제시되면서, 입지에 변화가 야기됐다.

시와 LH 간 협의 결과, 국민임대 상가 내 1층은 직매장(991㎡)과 사무실(140㎡), 2층은 작은도서관과 청년센터, 문화창작소(1033㎡) 등이 들어서는 안이 제시됐다. 1층은 최소한의 감정가(3.3㎡당 약 1500만 원)를 고려한 분양, 2층은 무상임대한다는 방식이다. 

이윤호 로컬푸드과장은 “세입 감소에 따른 재정 악화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재정 여건이 가능한 입지로 내부 방침이 수정됐다”며 “이전 입지 주민들 입장에서는 허탈감도 있겠지만, 여러 요인을 고려한 내부 선택”이라고 밝혔다.

반면, 상가주와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은 단 몇 개월 만에 바뀐 위치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상가주들은 강력한 단체 행동까지 시사했다.

새롬동 상가관리단 이옥선 대표는 “로컬푸드 직매장이 들어온다는 희망으로 임차인을 들였는데 이제 와 옮긴다고 하니 난리가 났다”며 “왜 애꿎은 상가주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과다하게 상가를 공급한 LH를 구제해주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가뜩이나 공실로 고통받고 있는 시민들을 두 번 죽이는 꼴”이라고 말했다.

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직후 주민들이 산업건설위원회 차성호 위원장 사무실을 찾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직후 주민들이 산업건설위원회 차성호 위원장 사무실을 찾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행정 신뢰 문제도 제기했다.

새롬동 주민 전승진 씨는 “이미 지난해 공표했던 사안을 단순 예산 문제로 뒤집는 것은 신뢰의 문제”라며 “행정 번복은 주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일이다. 또 동지역 간 주민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곳 상가주들의 분통은 극심하다. 지난 2018년 6월 발생한 화재 사건으로 보상 등 냉가슴을 앓았고, 상가 분양 후에도 인근 상권 처럼 1년 렌탈프리를 주는 등 공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

또 다른 상가주 A 씨는 “월 200만 원 이자에 30만 원 관리비까지 내고 나면 월급도 안 남는다”며 “세종시 상가주들이 피눈물을 흘리면서도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와중에 오히려 시가 정책 번복으로 피해만 주고 있다. 마트나 정육점 등 직매장과 겹치는 품목을 파는 다정동 상가들도 같이 피해받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입지 변경안은 시 내부 방침으로 제안됐으나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 예산 승인 등 시의회 임시회를 거쳐야 추진될 수 있다.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손인수(지역구 새롬·다정·나성동) 의원은 이날 주민들과의 면담에서 “예산 편성 권한은 집행부 의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결국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지금까지 주민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고, 앞으로 신중하게 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하겠다. 소관 상임위에서도 최대한 설득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새롬동 상권 관계자들과 입주민들은 14일 오후 4시 30분 보람동 세종시청 시장실을 방문, 이춘희 시장에게 '새롬동 원안 회귀'를 촉구하고 있다.
새롬동 상권 관계자들과 입주민들은 14일 오후 4시 30분 보람동 세종시청 시장실을 방문, 이춘희 시장에게 '새롬동 원안 회귀'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입주민들과 상권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4시 30분 이춘희 시장과 만나 '새롬동 원위치'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일각에선 다정동 LH 단지 내 상가에 '소상공인 육성 사관학교' 건립안이 검토됐던 만큼, 이를 적극 고려하는 방안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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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개걸 2020-01-14 15:16:16
다정동에 하나 새롬동에 하나 각각 지어주면 되겠네요.
각각 연면적 900제곱미터 정도에 말입니다.
없는거 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김호진 2020-01-16 19:21:46
세종시 지방채 736억 재정악화가 갈수록 심합니다.
핌비현상으로 인한 지역갈등은 너무 소모적일뿐입니다.
차후에 적자 도시로 변모한다면 앞으로 세종시 미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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