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세종시 대입 수시 합격, 강남 3구 따라잡았다?
상태바
세종시 대입 수시 합격, 강남 3구 따라잡았다?
  • 이계홍 주필
  • 승인 2020.01.06 0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필의 시선] 평준화 1세대 진학 성과 고무적, ‘교육 특구’ 발판 마련
쾌적한 도시환경과 수준 높은 학교 교육, ‘명품도시’로 한걸음 더  
소위 SKY 대학 진학에 대한 영재학교, 국제고 의존도는 여전했다.
그동안 수도권 명문 대학 진학률에 있어 특수목적고 의존도는 상당히 높았다. 2019 대입에선 달라졌다. 고교평준화 1세대, 즉 일반계고 학생들이 괄목할만한 입시 성적을 보여줬다. 세종시가 교육특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세종시교육청은 지난 2일 일반계고에 한해 2019 대입 수시 전형 결과를 발표했다. 

국제고와 과학예술영재학교 등 특수목적고 진학 상황은 반영되지 않았지만, 매년 늘어나는 학생 수 대비 진학률은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교육의 질은 ‘미래 인재 육성’ ‘도시가치 향상’ ‘인구유입 확대’ 등의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세종시 출범 초기 ‘1인 1스마트패드 교육’ ‘특목고 설립’ ‘학급당 학생수 25명 이하’ ‘아파트 단지 생활권 내 학교 배치’ 등의 관심 지표는 도시 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런 의미에서 고교 평준화 1세대들이 보여준 기대 이상의 성적은 고무적이다. 서울시 강남 3구도 갖추지 못한 명품도시 자격을 ‘세종시’에 부여했다. 

정부세종청사 공직자 등 자녀 교육을 이유로 세종시 이주를 꺼리는 이들의 입장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  

√ 교육은 부동산 불패신화를 만든다 

행복도시 4생활권의 2019년 현재. 
대학 캠퍼스 기능이 부여될 행복도시 4생활권 전경. 

아마도 세계적으로 교육과 부동산에 대한 관심 지수가 높은 나라 중 대한민국을 따라올 나라는 없을 것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서울대 등 명문대(SKY)에 많이 들어가는 학군이나 지역이 명품도시로 평가받고, ‘교육 특구’로서 부동산 불패신화를 낳고 있다. 

강남의 부동산에 너도나도 몰리는 이유는 자녀들의 명문 대학 진학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풀질 좋은 교육 여건과 편리한 교통 환경 때문에 서울의 중산층 이상, 고학력 부모들이 너도나도 강남 3구로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대부분 기간에 걸쳐 집값 상승률 반짝 1위를 기록한 대전시. 과거부터 ‘부동산 불패’ ‘교육 중심 상권’으로 알려진 둔산동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부동산 불패 신화는 이렇게 해서 탄생된 것이다. 바로 교육 특구가 낳은 부동산 특수 효과다.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그것은 이제 부동산 시세의 기준점이 되었다. 교육 여건이 좋은 곳일수록 부동산 거품은 꺼질 줄 모른다. 

√ 정부부처 중견급 공무원, ‘세종시 정착’ 꺼리는 배경 

정부세종청사 공직자 1500여명은 여전히 매일 통근버스에 몸을 싣는다. 고단한 일상인 만큼, 지역 사회의 폐지 주장을 '지역 이기주의'로 받아들인다.
정부세종청사 공직자 1500여명은 여전히 매일 통근버스에 몸을 싣는다. 매일의 고단함을 감수하는 배경에 자녀 교육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세종시에 정부 각 부처가 80% 이상 이전해 왔으면서도 중견급 공무원 이상은 세종시로의 이주를 꺼린다고 한다. 이미 서울에 기반을 잡았다는 것과 부동산 불이익을 당하지 않겠다는 나름의 계산 때문이겠지만, 근본 이유는 교육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자녀들이 수준 높은 입시교육을 받아 명문대학에 진학해야 하는데 세종시는 신생 도시인데다, 지방이라는 선입견으로 그것을 의심받고 있다. 물론 교통, 문화 및 상업시설, 보건의료 등 불비한 여건 때문에 꺼리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자식의 진학에 대한 두려움이 이주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 ‘평준화 1세대’의 반전, 괄목할만한 성적

2020학년도 세종시 대입수능시험장 모습. (사진=세종교육청)
2020학년도 세종시 대입수능시험장 모습. (사진=세종교육청)

그런데 그런 우려를 일거에 해결하는 뉴스가 나왔다. 세종시 일반계 고교의 금년도 대학 수시 진학률이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세종포스트는 지난 2일자로 세종시의 고교생 대학 진학률이 크게 올랐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세종시 대입 수시 성적표 일반고 '두각'-고교평준화 도입 1세대 성과 가늠 지표, 서울 주요 대학 168명 합격>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본지는 세종시 고3 수험생 1175명이 올해 대입 수시에서 서울과 주요 수도권 대학, 이공계 특성화대학, 지방국공립대, 교육대학 등에 합격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보다 32% 증가한 수치다.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일반고 합격생은 168명으로 지난해 대비 무려 82.6% 늘었고, 경기 등 수도권까지 확대하면 482명으로 크게 확대되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대 6명 ▲고려대 19명 ▲연세대 8명 ▲KAIST 등 이공계 특성화대학 6명 ▲서강대 6명 ▲성균관대 11명 ▲한양대 21명 ▲이화여대 13명 ▲중앙대 34명 ▲한국외대 17명 ▲서울시립대 7명 ▲경희대 39명 ▲건국대 20명 ▲동국대 16명 ▲홍익대 10명 ▲숙명여대 12명 ▲기타 서울 경기권 대학 243명이 합격했다. 

충청권 주요 국공립 대학 합격자도 지난해 대비 20.3% 늘어 373명에 달했다. ▲공주대 139명 ▲충남대 ▲127명 ▲충북대 95명 ▲한국교원대 12명 ▲기타 충청권 국립대 115명 순이다. 특히 의·치·한의예 등 의과대학 수시 합격생은 17명으로 모두 일반고 재학생으로 확인됐다.

지방 거점 국립대는 ▲부산대 8명 ▲경북대 10명 ▲전북대 28명 ▲전남대 21명 ▲경상대 3명 ▲기타 국립대 73명이다.

교육대학 합격자도 서울교대, 공주교대, 부산교대 등 19명 중 18명 합격자가 일반고 학생인 것으로 집계됐다. 

세종시 고3 학생 수가 지난해 대비 304명 증가한 2871명인데, 학생 수에 비례한 자연 증가율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라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이번 수시 합격 결과는 중복 합격생을 포함하며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세종국제고등학교 등 특목고 합격생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 학생들까지 집계하면 명문 대학 중심으로 합격률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1개 구당 인구가 평균 50만 명이라면, 세종시 인구는 1월 현재 34만명이다. 이런 인구비로 볼 때도 진학률은 상대적으로 월등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 강남 3구에 없는 명품도시 요건, ‘세종시’에 있다 

서울 강남(사진)은 교육특구로 통한다. 하지만 이곳을 명품도시라 부르긴 어렵다. 세종시가 그 바통을 이어받을 태세다. 

이번 대입 결과는 3년 전 세종시에 고교평준화가 도입된 이후 3년간 고교 생활을 해온 평준화 1세대 합격자 성적이란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이같이 괄목할만한 성적이 나온 것은 ▲일반고 역량 강화 ▲대입지원단 개편 ▲데이터 기반 진로진학 컨설팅 ▲일선 교육의 헌신적 지도와 대입 지원 정책 지원에 따른 성과로 평가된다.

최교진 교육감은 “이번 수시 결과를 통해 일반고 학생들이 고교평준화정책과 혁신교육을 디딤돌 삼아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명품도시는 교육 여건과 교통 여건, 일자리 여건이 크게 좌우한다. 여기에 근래는 환경 조건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가 교육 여건과 교통 여건으로 부동산 불패 신화를 낳고 있지만, 근래는 여기에 더해 환경여건 항목이 추가된다. 

그런 면에서 강남 3구는 명품도시 대오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교육 여건이 양호하다는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교통대란, 배기가스, 범죄도시 집산지라는 오명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대안 도시로 세종시가 떠오르고 있다. 우려하던 교육의 품질 문제는 이번 고교 수시 합격률로 말끔히 해소되었다. 여기에 살기 좋은 쾌적한 도시 환경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걸음만 벗어나면 읍면의 전원형 주거 환경이 펼쳐져 있기도 하다.

√ ‘인구 유입 가속화’ 예고편, 만반의 준비해야   

올해로 특별공급 혜택이 종료되는 세종시교육청.
학력 저하 우려에 놓인 세종교육. 이번 수시 진학 성과가 이 같은 문제를 말끔히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되려면, 관계 기관들의 보다 많은 노력이 절실하다. 

정부세종청사 중견급 이상 공무원은 대개 서울에 자녀를 두고 있다. 대신 세종시에 유목민처럼 오피스텔에 지내다가 주말이면 서울로 올라간다. 일부는 매일 통근버스로 출퇴근한다. 

자식 교육 잘 시키겠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초창기 수백 대의 서울-세종 통근버스가 운행되었을 때 세종시의 공동화를 우려하던 시민들도 어느 정도 이해했다. 금년부터는 60대 정도로 줄었다고 하고, 이것도 어차피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 대체도시로 세종시가 부각되고 있으니 불편을 감내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고교 평준화를 통해 시민과 교육계가 발 벗고 나서니 강남 3구의 교육성과를 얻어내고 있는 것은 누구보다 이들을 고무시킬 것이다. 전국 비교를 낸 것은 아니지만 이 성적이라면 절대적인 비교 우위에 있다고 평가된다.  

풍수지리의 원리는 공기 맑고, 물 좋고 햇볕 잘 들고, 비가 오면 물이 잘 빠져서 사람 살기 좋은 곳을 말한다. 옛날이야 전국이 공기가 맑으니 공기 문제는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현대적 풍수지리는 공기 맑고 녹지 공간 많은 도시를 환경 제일의 도시로 친다.  

즉, 현대적 풍수지리의 핵심은 교통과 교육 여건에 이어 쾌적한 환경이다. 

이계홍 본지 주필.
이계홍 본지 주필.

세종시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고, 이를 실증적으로 보여준 것이 세종시 고교생들의 높은 수시 합격률이다.

앞으로 인구 유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 행복도시건설청은 이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지지부진한 집현리(4-2생활권) 단독 또는 공동 캠퍼스 부지 활성화도 함께 유·초·중·고 교육 여건 강화와 함께 고려해야할 숙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