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성남고’를 살릴 유일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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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성남고’를 살릴 유일한 길
  • 이영길 정책실장
  • 승인 2019.11.3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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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이영길 전교조 세종지부 정책실장, 대성학원 법인 결단 촉구 
문제의 출발점과 해결책 모두 법인에 있다 
세종시 성남고 전경. 

[전교조 세종지부 특별기고] 최근 성남고 일부 학부모들과 동문들이 중심이 되어 학급증설을 중심요구로 하는 집회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반면 시교육청은 교실 등 시설 보완이 선행되어야 하고, 학생 수요 등에 비춰볼 때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고는 세종시에 단 하나뿐인 사립 중등학교이자 대전에 있는 대성학원의 5개 학교 중 하나다. 학교법인 대성학원은 대전에 대성중학교, 대성고등학교, 대성여중, 대성여고 등 4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사립학교는 학교의 운영을 사학법인이 한다. 교원의 임용이나 전보 등 인사권, 예산 편성권과 집행권, 자체 교직원에 대한 징계권 등 학교운영의 모든 영역을 사학법인 이사회가 행사하고 있다. 교육청은 감독기관이기는 하나 실질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다.

원래 사립학교는 사학법인이 재정을 충당해서 운영하고, 부족한 부분을 ‘재정결함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런 책무성을 근거로 사립학교의 자율성이 존재한다.

#. 성남중학교가 어진중학교로 바뀐 이유

과거 연기군에 대성학원 산하의 성남중학교가 있었다. 이 학교는 2010년 폐교되었다. 세종시 출범 이후 성남고 옆에 공립중학교가 세워졌을 때, 대성학원과 행복도시건설청, 충남도교육청의 협약에 따라 성남중학교로 이름을 정했다.

그런데 2015년 당시 성남중학교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명변경을 요구했다. 학부모 등 압도적 다수의 요구에 따라 학교이름이 ‘어진중학교’로 변경되었다.

당시 왜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성남’이라는 교명의 변경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 성남고가 살아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세종시 성남고 학부모들이 10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급 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세종시 성남고등학교 학부모들이 4일 최교진 교육감과 면담을 갖고, 수 년 째 반복되고 있는 신입생 결원 발생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세종시 성남고 학부모들은 최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급 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전교조는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은 당사자는 교육청이 아니라 대성학원 법인이란 주장을 내놓고 있다. 

성남고는 실용예술을 가르치는 학과로 유명하다. 반면 인문계 반의 경우, 비평준화 시절에는 학부모들 사이에 비선호학교로 분류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성남고가 기존의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세종시에서 평준화조치가 시작될 무렵인 2015년, 2016년에 학교에서 세종의 학부모를 상대로 학교의 변화를 약속했더라면 어떠했을까?

성남고는 5개의 중등학교를 운영하는 대성학원에 속해 있다. 사립학교는 세종의 공립과 달리 경력교사들이 많은 장점이 있다. 경력이 많고 입시 등에 전문성을 가진 교사들을 성남에 배치하고, 이를 홍보했더라면 기존의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2015년을 전후해서 성남고는 교원 채용비리의 소용돌이에 빠져버렸다. 대성학원 법인운영자, 교장, 교사 등 20명 훨씬 넘는 숫자가 검찰에 송치되어 조사를 받았다. 성남고에도 교장 등 2명의 교원이 수사 대상이 되어 있었다.

결국 학교법인이 해체되고, 관선 임시이사가 파견되었다. ‘성남’의 이미지를 개선하지 못하고 비리 학교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 2015년 채용비리 이후 학교장 잦은 교체

교원채용 비리로 학교장이 물러난 후 2016년 대전부교육감 출신인 박백범 교장이 부임했다. 그러다가 1년 반 만인 2018년 박 교장이 교육부차관으로 간 후, 2019년 3월 현 교장이 부임했다. 아주 짧은 기간 동안 학교장 바뀌었다. 인사의 안정성이 장점인 사립학교에서 공립보다 더 자주 학교장이 교체된 것이다.

평준화가 시작된 이후 세종의 학부모들에게 학교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시기에 채용비리와 더불어 학교장의 잦은 교체는 안정적 학교운영을 어렵게 하였음은 당연한 일이다.

이처럼 가장 중요한 평준화 초기에 성남고는 학부모의 신뢰를 받을 만한 그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은 셈이다.

#. 성남고는 대성학원의 변방이었다

사립학교법인은 사립학교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부담할 의무가 있다. 법인이 소유한 수익용 재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학교로 전출하면 학교는 이것을 전입금으로 잡아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족한 돈만 교육청에 요청하면 교육청은 ‘재정결함 보조금’을 지원한다.

법인에서 얼마를 학교로 전출하느냐는 법으로 정해놓은 것이 없다. 다만, 꼭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있다. 사립학교 교직원의 사학연금에 법인이 부담해야 하는 돈과 건강보험공단에 법인이 부담해야 하는 돈이다. 이것을 ‘법정부담금’이라고 한다. 

다른 돈은 몰라도 법에서 정하고 있는 ‘법정부담금’은 납부해야 한다. 성남고에서 내야 하는 법정부담금은 2억 원이 조금 넘는다고 한다.

2014년 대성학원이 학교로 넘겨준 법정부담금을 보자. 대성고에는 2억 3500만원을 넘겨준 반면, 성남고에는 500만원만 넘겨주었다. 같은 법인 산하의 학교인데, 성남고에는 대성고의 1/47만 전출한 것이다.

왜 그랬을까? 대성고는 자립형사립학교로 운영되고 있었다. 대성학원이 ‘아끼고 사랑하는 학교’는 대성고였다. 법인의 모든 재정과 인적자원을 대성고에 쏟아 부은 것이다. 당시 성남고에는 정년을 앞둔 교사들만 보낸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였다.

이후에도 자사고인 대성고에 편중된 예산집행은 여전했다. 그러다가 세종시의회에서 법정부담금 문제를 제기하자 2016년부터 성남고등학교에 전출금을 증액했다가, 결국 올해에도 법인이 학교운영에 쓰겠다고 낸 돈은 단 500만원 뿐이다. 500만원으로 학교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 월 40만원 내고, 월 3억 8000만원을 받아가는 학교법인

지금 학교법인 대성학원은 성남고에 연 500만원의 재정을 부담하고 있다. 반면 대성학원이 성남고를 통해서 받아가는 교육청 예산은 운영비와 인건비, 목적사업비 보조금 등 연평균 46억원이나 된다.

학교법인 대성학원은 월 40만원을 부담하면서 월 3억 8000만원을 지원받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는 말이다. 월 40만원은 작은 원룸 월세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이다.

게다가 2016년 재단이 해체되고 임시이사가 파견되었던 대성학원에, 비리로 물러난 전 재단이사장의 며느리가 다시 이사장으로 복귀했다고 한다. 이른바 족벌 세습 사학경영의 모습이다. 이런 모습을 볼 때, 학교법인 대성학원은 5개의 중등학교를 운영할 경제적 능력도 도덕적 능력도 없다고 봐야한다.

월 40만원을 부담하면서 교직원의 채용과 인사권, 학교의 운영권 등을 학교법인이 모두 행사하고 있는 현 상황을 보면서 학교가 발전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

#. 성남고가 살아날 방법

일부 학부모들은 성남고의 인문계 학급 규모가 작아서 학부모들이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학급을 증설해주면 학교가 살아나고 학부모들의 신뢰가 높아질까? 나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영길 전교조 세종지부 정책실장.
이영길 전교조 세종지부 정책실장.

이 학교가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나은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공립화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학교운영의 재정적 도덕적 능력이 없는 대성학원은 성남고 운영권을 교육청에 넘겨주는 것이 학생들을 위하는 길이다. 

여러 곳에서 사립학교를 기부채납해서 공립화한 사례가 있다. 

현 상황 그대로 유지하면서 학급수를 늘인다 하더라도 세종 학부모들의 신뢰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의 출발도 학교법인에 있고, 문제의 해결 방법 역시 학교법인 대성학원이 가지고 있다. 

학교법인 대성학원의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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