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대중교통중심도시’, 옛 도시 방식 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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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대중교통중심도시’, 옛 도시 방식 답습 
  • 박규영 박사
  • 승인 2019.11.2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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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영의 세종 산책] “대중교통 생활자로 살고 싶다”, 2가지 원칙 제언

 

세종시는 지난해 대대적인 노선 개편에 이어 올해 추가 노선 조정에 나선다. 쏟아지는 민원에 기준 없이 대응하다 보니, 구도시에서 만연한 굴곡 노선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대중교통 서비스 질은 점점 더 하락하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해 대대적인 노선 개편에 이어 올해 추가 노선 조정에 나선다. 쏟아지는 민원에 기준 없이 대응하다 보니, 구도시에서 만연한 굴곡 노선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대중교통 서비스 질은 점점 더 하락하고 있다. 

[박규영 세종교통연구소장 기고] 자동차 운전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세종시로 이사하며 대중교통중심도시라고 홍보해온 도시에서 대중교통 생활자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면 운전을 안 하는 것 이외에도 차량 유지비가 절약되어 가계에도 도움이 되고 많이 걸어 건강도 좋아지며,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사하고 첫 두 달은 일을 내려놓고 집을 중심으로 사방팔방 1시간씩 동네 걷기를 하거나, 버스를 타고 동네를 넘어 구경하고 다녔으니 별 불편한 게 없었다. 

그러나 대전으로 출근하기 시작하면서 한 달도 채 안되어 대중교통 생활자 포기선언을 했다. 

세종시의 대중교통은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그럭저럭 이용할만했지만 직업상 이동이 많은 생활인으로서 필요한 서비스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았다.

도시계획에서 대중교통중심도시로 개발한다는 것은 대중교통의 편리성에만 방점을 두어 우리 집 앞에서 어디든 대중교통으로 연결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중교통중심도시란 TOD(Transit Oriented Development) 기법으로 개발된 도시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TOD는 ‘대중교통 결절점 중심의 고밀도 복합적 토지이용 및 보행친화적인 도시설계’를 지향하고 있다. 

성현곤 박사가 2017년 공개한 ‘대중교통중심개발, 녹색건축인증전문가 시범교육 강의자료’에서 잘 설명한 개념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는 개발 초기부터 TOD를 도입해 계획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TOD 목표 중 복합적 토지이용(mixed land use)과 보행친화적 환경(pedestrian-friendly design)이 행복도시에 제대로 구현되었는지 이번 기고에서는 논외로 하고자 한다.  

이를 대신해 대중교통 결절점 중심 개발(physically oriented to transit)을 초점을 맞춘 ‘버스전용차로 순환망’ 현주소에 집중해본다.    

서울과 부산 등 오래된 도시는 공간 확보가 쉽지 않아 노면표시로 버스전용차로를 구분하고 있다. 

새롭게 만들어진 행복도시는 다르다. 구조물로 완전 분리된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여 철도 서비스가 없는 도시에서 대중교통중심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처럼 물리적인 시설인 버스전용차로 순환망을 건설하고도, 대다수 시민들은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세종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중교통이 편리한 도시가 되려면 물리적인 시설 위에 버스노선과 공급용량 및 배차간격 등의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어야 한다. 

저녁시간대 오송역에서 버스를 이용해 본 시민이라면 세종시 비알티(BRT) 공급용량이 얼마나 턱없이 부족한지 알 것이다. 또한 세종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몇 몇 버스 노선도를 보면 물리적인 도시구조를 이해한 대중교통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행복도시를 모두 연결하는 노선 사례. 소위 굴곡 노선이다보니 비효율이 발생한다. 

오래된 도시의 대중교통 문제점은 민원에 따라 노선을 조정하다 보니 굴곡도가 심해지는데서 드러난다. 그만큼 배차간격이나 통행시간이 길어져 서비스 수준이 하락한다. 

새로운 계획도시 행정중심복합도시, 더욱이 도시구조가 대중교통중심개발 콘셉트로 이뤄진 곳에서 똑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 

다른 도시처럼 주먹구구식 노선 조정방식은 안 된다. 더 늦기 전에 5생활권과 6생활권 개발이 진행되어도 계속 적용할 수 있는 도시구조에 맞는 창의적인 원칙 마련이 필요하다. 

본 필자는 향후 원칙을 마련할 때 꼭 포함되었으면 하는 2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대전이나 오송으로 연결되는 광역접근 대중교통은 간선도로에서만 탑승할 수 있도록 한다. 광역접근 버스노선은 간선기능을 하도록 수송용량이 커야하고 배차간격이 좁아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BRT 구간의 수송용량을 최대화해야 한다. 수송용량을 늘리는 방법은 고용량 교통수단을 도입하고, 정류장 시설 개선으로 가능할 것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100인승에 가까운 고용량 비알티 4대가 우선 도입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올해 말 비알티 순환도로에 4대 투입되는 전기 굴절버스 모델.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앞 북측 정류장에서 시범 운행 중 정차한 모습.
올해 말 비알티 순환도로에 4대 투입되는 전기 굴절버스 모델. 필자는 비알티 중심도로 뿐만 국도 1호선과 절재로 등에도 이 같은 노선과 차량을 도입하길 제언한다. 

대중교통의 간선이 BRT 구간(중심도로)에만 한정된다는 생각에서도 벗어났으면 한다. 최근 고운동과 아름동, 종촌동 주민들의 아우성도 이 같은 틀을 탈피해달라는 요구라 볼 수 있다. 
오송과 대전을 광역접근 버스 서비스가 필요한 노선으로 본다면, 세종로(국도 1호선)와 절재로(고운동 앞 국도 1호선~아름동~홈플러스~정부세종청사~국무총리실 공관~햇무리교~국책연구단지)도 간선기능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대중교통 간선 축으로 접근이 빠르고 쉬워야 한다. 

간선 축에서 도보권(300m 이내)에 사는 주민들은 쾌적한 보행공간을 조성하여 직선거리로 접근하게 해줘야 한다. 도보권보다 장거리인 경우에는 직선거리 지선버스를 제공해야 한다. 

BRT 정류장을 가기위해 동네를 굽이굽이 돌고, 오랜 시간 대기해야 한다면 대중교통 간선 서비스가 아무리 잘되어 있어도 소용없다. 

행복도시는 계획도시여서 마을마다 복합커뮤니티센터와 초‧중‧고교 등의 동네 거점이 될 만한 시설들이 있다. 우리 집에서 가까운(도보거리 200m 이내) 동네 거점에 가서 버스를 타고 직선도로를 이용하여 간선 축에 바로 접근하게 해줘야 한다. 

박규영 공학박사(세종교통연구소 소장).
박규영 공학박사(세종교통연구소 소장).

세종시가 대중교통중심도시의 이름에 걸맞게 되려면, 더 늦어지기 전에 대중교통 서비스 제공방식과 원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선 조정원칙은 도시계획과 서비스 수요, 운영자의 경영상태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마련되어야 한다. 본 필자가 제안한 두 원칙이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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