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상징, 거리의 치어리더’, 세종시 가로수는
상태바
‘도시의 상징, 거리의 치어리더’, 세종시 가로수는
  • 이계홍
  • 승인 2019.11.14 10:17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필의 시선] 가로수 점검의 적기는 지금, 대대적 정비로 새 봄을 맞자 
고사목의 뿌리를 지지하는 흙을 철사로 감아 놓은 모습. 환경오염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사목의 뿌리를 지지하는 흙을 철사로 감아 놓은 모습(호수공원 인근). 이는 환경오염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천변을 따라 30분 정도 걸어서 사무실을 출퇴근한다. 바람이 스쳐 지날 적마다 비오듯이 낙엽이 지더니, 어느새 지금은 공기가 차가워져 겨울의 초입에 이른 느낌이다. 한기를 느끼고 집을 나서지만 사무실에 도착할 때쯤이면 더운 기가 전신으로 퍼지고, 이마에 땀이 맺힌다. 역시 운동은 에너지를 발산시킨다. 

거리를 걷다 보면 낙엽들이 거리에 수북이 쌓여있다. 아침 일찍부터 비를 들고 거리를 쓸어가는 미화원들의 수고가 있지만, 낙엽을 통해 계절의 성쇠, 인생의 흥망성쇠를 보는 듯하다. 

#. 고사목이 되어가는 가로수들 

그런데 어떤 가로수들은 지난 여름부터 시들해있고, 몇 개 잎을 달고 있는 것마저 지탱하지 못하고 벌써 떨어져 나무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애당초 고사목이 되어서 나뭇가지에 버섯이 핀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은 나무에 맞지 않는 토양 때문이라고 어느 전문가는 말했지만, 세종시의 토양이 나쁠 이유는 없다. 주변에 수천 년 잘 살아온 나무들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 세종시 고사목은 분명 ‘인재’ 

고사 직전으로 생육이 부진한 수목들 모습.
고사 직전으로 생육이 부진한 호수공원 수목들 모습. 이외에도 세종시 도로 곳곳을 지나다니면 고사목들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분명 인재라고 볼 수밖에 없다. 나무를 잘못 심었거나 관리를 잘못한 탓이다. 나무에 붉은 황토로 발라놓기도 하고, 검은 밴드로 감아준 경우도 있다. 물주머니를 채운 것도 있고, 링거를 꽂은 것도 있다. 이것만으로 가능할까. 뿌리 보호가 제대로 되었을까?

20수년 전 서울 어느 기관의 노상을 소공원으로 조성한 광경을 본 적이 있다. 아스팔트 바닥에 흙을 몇백 트럭 들여와 바닥에 깔더니 그 위에 나무를 심었다. 아스팔트를 걷어내지 않고 흙을 쌓아 나무를 심어도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한두 해 지나니 나무들이 예외없이 말라죽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느 거리에선 식생한 가로수가 1-2년 후 한결같이 죽어서 뿌리를 파보았더니 고무 밴드로 칭칭 감은 그대로 나무를 박아놓았더라는 것이다. 뿌리를 철사로 감거나 시커먼 고무 밴드를 쳤다면 그 나무가 질식할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10수년 전 서울의 일이지만 이런 눈 가리고 아웅하는 가로수 조성이 없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 고사 원인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세종시 조경업자들이 그런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가로수가 죽는다면 생육과 관리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뿌리 손상을 염려해 고무 밴드를 친다는 경우도 있다지만 고무나 석유를 받치고 사는 나무는 세상에 없다. 토양이 유해성이 있다는 것도 허구다.

수종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자연계와 생태계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행복청과 LH, 세종시, 조경업체는 식재되는 수목이 세종시 자연환경과 생태환경에 맞는지를 먼저 검토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소나무와 왕벚나무 등 수백 종이 식재된 것으로 안다. 

그러나 비싼 소나무는 고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비싼 나무기 때문에 그만큼 정성이 투입된 결과일 것이다. 값이 싸다고 정성이 깃들지 않으면 나무도 고사할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 ‘거리의 치어리더 가로수’, 감독‧관리 강화해야 

조경 지휘 감독 관청은 철저하게 관리 감독해야 한다. 가로수란 거리의 치어리더다. 그 도시를 상징하는 장식품이다. 한곳이라도 말라비틀어진 나무가 있다면 흉물스럽다. 나무 한그루 고사하는 것이 무슨 대수냐고 할지 모르지만 세종시 행정의 얼굴이다. 

따라서 시공사나 조경사에게 이에 대한 지휘 감독은 물론, 고사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고, 나무 하나당 벌과금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물을 주는 일, 해충 소독, 수종 선택, 토양관리 등을 통해 죽은 나무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느 고사목은 일 년이 지나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를 본다.

동시에 죽은 나무는 즉각 교체해야 한다. 나무는 잎이 나지 않거나 고사가 시작되면 뿌리는 회생불능이라고 한다. 이럴 때 치료해서 회복시키기보다 나무를 갈아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식목일의 관념, 가을로 옮기자> 

이계홍 본지 주필.
이계홍 본지 주필.

 

식목일은 매년 4월 5일이지만 가을이 사실상 식목일이라고 한다. 지금부터 대대적으로 가로수와 천변 공원의 나무들을 점검해 죽은 나무를 갈아 끼우고, 그래서 다가오는 봄이면 거리의 가로수들이 생기 있게 시민들에게 얼굴을 내밀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선영 2019-11-21 21:04:58
좋은 분석입니다. 저도 이 문제를 지역에 제기하고 있습니다. 세종시가 조성된 10년이 되 가는데 가로수가 안크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무분별한 가지치기 문제도 심각합니다. 여러국내 도시에 가로수길이 잘 조성되면 외부에서 많이 찾아옵니다. 세종시 각 거리를 은행나무길, 느티나무길, 벛나무길, 왕버즘나무길로 조성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가로수길 조성 계획 실패입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토양문제, 가로수에 대한 수액, 영양보급, 적절한 가로수 찾기, 거리별로 특화된 가로수길 조성으로 세종시가 발전하길 바랍니다.

송진석 2019-11-16 07:50:44
시의적절한 기사입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