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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키운 건 세종시 '방만 운영'? 불어난 이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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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키운 건 세종시 '방만 운영'? 불어난 이자까지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9.11.12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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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금고 외부 은행에까지 손 벌려 이자 가중, 중기재정계획은 뒷전
김원식 의원이 12일 세종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세종시 재정난의 원인으로 재정 운용 부실을 지적했다. (사진=세종시의회)
김원식 의원이 12일 세종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세종시 재정난의 원인으로 재정 운용 부실을 지적했다. (사진=세종시의회)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가 추경과 본예산을 통해 내년까지 새로 떠안아야 할 빚 1586억 원. 시가 부실한 재정 운용을 해왔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시의회에서 나왔다.

세종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김원식(51, 조치원읍 죽림·번암리) 의원은 12일 오전 10시 열린 제2회 본회의 시정질의에서 '세종시 재정 운용 부실'에 대해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올해 제3회 추경을 통해 시는 지방채 300억 원, 지역개발기금 50억 원을 추가 발행·운용할 예정이다. 내년 본예산에도 지방채 736억 원, 지역개발기금 500억 원을 편성했다.

올해 추경분 이자만 46억 원에 이르고, 내년 본예산분 이자(14억5000여 만 원)를 합치면, 60억 원이 넘는다.

반면, 급격한 세수 감소에 따라 3회 추경에서는 지방세 558억 원이 감액됐다. 코앞으로 다가온 재정난에도 시가 이전 1, 2회 추경에서 각각 712억, 525억 원을 증액하는 등 방만한 재정 운용을 해왔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

김 의원은 “3회 추경과 내년 본예산, 지방세 감액분까지 시는 총 2144억 원의 재정 흐름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열악한 재정에도 미리 추경을 감액 편성하지 않아 350억 원에 대한 이자 46억 원이 발생된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2019년 제3회 추경 및 2020년 본예산 편성 융자 이자 현황. (자료=김원식의원실)
세종시 2019년 제3회 추경 및 2020년 본예산 편성 융자 이자 현황. (자료=김원식의원실)

실제 시는 당장 시 1금고인 농협 은행에서 지방채 300억 원을 일시 차입키로 했다. 이는 재정위기 사태가 급박하게 전개된 상황임을 알려주는 대목 중 하나다.

김 의원은 “미리 계획을 세워 기획재정부 공공자금을 빌렸다면 시 금고 대비 12억 원의 이자를 절감할 수 있었다”며 “올해와 내년 융자 1586억 원에 대한 총 이자 232억 원, 값아야 할 원금까지 오로지 후대의 책임으로 남겨놨다”고 밝혔다.

중기지방재정계획과 결산액 차이분도 언급했다. 예산 편성 추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근거로 삼았다. 2016년만 보면, 중기지방재정계획상 예산 규모는 1조 2899억 원이었지만, 결산액은 1조 7991억 원으로 5092억 원(30%)의 차이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이용석 기획조정실장은 “가급적이면 예산 편성 때부터 추계를 정확히 하겠다”며 “세수추계보다 적게 걷힌 것이 올해가 처음이다. 실적이 저조하거나 불필요한 사업은 구조조정을 통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도록 하고, 투기지역 해제나 우수 기업 유치로 세입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순세계잉여금 추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순세계잉여금은 지방정부에 ‘남은 돈’을 말한다. 예산이 남았다는 것은 집행 결과가 당초 계획과 달라졌다는 의미로 재정 운용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더불어민주당 이태환(33·지역구 조치원 신안·서창·봉산·신흥) 의원은 추가질의에서 “올해 예산에 대한 결산액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1년치를 가추정한 결과 약 1389억 원 규모의 순세계 잉여금 추계가 나왔다”며 “시가 추계한 403억 규모는 과소 추계로 보인다. 수납액이 늘지 않고 지출액이 증가한다고 봤을 때, 사업비를 100% 집행하더라도 수백 억대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순세계잉여금을 과소 추계하지 않았다면 세입예산을 추가로 더 반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며 “이번 본예산에 대해 예결위에서도 심도 있게 심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재정난에 애꿎은 사업 불똥

부실한 사업계획으로 인한 예산 낭비 사례도 드러났다.

조치원 공영터미널 인근 마을 공방 사업, 조치원 청자장(목욕탕) 부지 매입 과정이 그 예다. 사업 변경이나 부지 변경 과정을 거치며 필요치 않은 예산이 낭비됐다는 점이 언급됐다. 

김 의원은 “두 곳은 건물 리모델링을 전제로 시가 부지 매입을 실시했으나 각각 42년, 35년 된 건물로 누가 봐도 오래된 건물”이라며 “실제 안전등급 E등급을 받는 등 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고 말했다.

이번 본예산에 편성된 예산 항목의 적절성을 두고도 논쟁이 이어졌다. 역사 깊은 읍면동 체육대회 운영 예산이나 농민들을 위한 시설하우스 재배 관정 설치 지원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된 반면, 한시적 스케이트장 운영 사업에 4억 9000만 원이 배정됐다는 사실 등이 언급됐다. 

이전해 2021년 다시 개교하는 조치원중학교 사례도 마찬가지다. 4차선 도시계획도로 사업 예산이 반영되지 못해 개교 이후 사업이 진행될 상황에 처하는 등 벌써부터 안전 문제와 다수 민원 발생이 예측되고 있다.  

추가 질의에서 차성호 의원은 “올해 1억 5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66개 관정을 개발했고, 당시 신청 관정 수는 100개가 넘었다”며 “추가 수요가 계속 있음에도 내년 예산이 전액 삭감한 점에 대해 농민들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2차 정례회에서는 ▲19년도 주요업무 추진상황 보고·청취 ▲19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변경안 ▲2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조례안 및 동의안 등 71건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내달 2일부터 11일까지 열리며 본회의는 같은달 13일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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