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슬픈 역사, ‘9명 엄마의 동화집’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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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슬픈 역사, ‘9명 엄마의 동화집’ 화제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9.11.05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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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진실을 9편으로 승화한 ‘날아라 고무신’ 출간… 아이들 시선으로 풀어낸 역사책  
지난 1일 열린 '날아라 고무신' 출판기념회 북 콘서트. 이희분 작가(사진 전면 좌측 첫번째) 등 참여 작가들이 자신의 동화를 설명하고 있다.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다시는 있어선 안 되나 역사의 교훈으로 되짚어봐야 할 일제 강점기. 

9명의 평범한 엄마들이 당시의 진실을 역사동화집으로 풀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2019년이기에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더욱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촉발된 반일 감정과 불매운동은 지금도 그치지 않고 있다. 

이 동화는 “100년 전 그 때, 너와 내가 살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일제강점기,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란 물음을 던지며 전개된다. 결코 잊혀져선 안 될 슬픈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 여행을 떠난다. 

책 제목은 ‘날아라 고무신(172페이지)’으로, 이희분‧정민영‧정주아‧박은선‧최수인‧정다운‧이정란‧박경희‧양태은 씨 등 모두 9명이 지난 달 31일 구름바다 출판사와 함께 출간했다. 경기문화재단은 문화예술지원금으로 후원했다. 

9명 주부들의 독특한 시선으로 일제강점기 진실의 실타래를 한올한올 풀어간다. 참여작가 중 기성작가는 없고 모두 별도 본업을 가지고 있어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다. 

‘검은 태양’ ‘김금이 우리 누나’ ‘안녕, 명자’ 등을 써온 베테랑 역사동화 작가 장경선 씨도 이 과정에 마이더스 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박인애 시인, 최민경 작가도 한 뜻으로 참여했다. 

도서출판 구름바다는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써냈다. 교과서로 막연히 배우는 역사가 아니라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뱉어냈던 호흡을 느끼게 한다”며 “아이들은 당시의 아이들의 감정을 실감하게 된다. 완성된 원고의 첫 독자였던 이웃 아이들이 9개 동화별 삽화를 그린 점도 특별하다”고 소개했다. 

지난 달 31일 출간된 일제강점기 역사동화집 '날아라 고무신'.

아래는 이 책의 주요 줄거리다. 

#. 가마니가 일본어라는 사실, 알고 있나요?

이 책의 포문은 정주아 작가의 ‘가마니 짜기 올림픽’이 열고 있다. 일본이 조선의 식량을 공출해가면서, 곡식을 담을 가마니마저 헐값에 가져가는 장면을 그려냈다. 가마니가 일본어라는 사실, 아이들까지 이 일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올림픽 대회’를 개최했던 당시 상황을 주인공의 시선에서 잔잔하게 전달하고 있다.

#. 표제작 ‘날아라 고무신’ 스토리는 

표제작이기도 한 정민영 작가의 ‘날아라 고무신’은 신비한 힘을 가진 주인공 백의가 등장해 아이들을 상상 속 통쾌함으로 이끈다. 몸집도 작고 말수도 적고 발만 큰 백의가 신비한 고무신을 얻게 되면서 180도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다. 내년에 농사지을 볍씨마저 빼앗기고 억울하게 끌려간 아버지를 백의가 구해내는 장면이 압권이다. 

#. ‘대장촌 아이들’, 전라도 마을에 무슨 일이? 

박은선 작가의 ‘대장촌 아이들’은 실제 있었던 전라도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1915년에 ‘모범마을’ 표창까지 받은 이 마을에는 일본인과 조선인이 이웃하며 살고 있지만, 1919년 봄부터 수상한 기운이 돌기 시작한다. 

주인공 한춘이는 옆집 사는 료타와 단짝이다. 그런데 어느 날 한춘이는 료타네 담벼락에 한춘이가 선물한 ‘연’이 버려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3·1 만세운동이 아이들 사이에, 또 마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아이의 눈으로 그려냈다.

#. ‘삽살개 구출 대작전’, 슬픈 사연은 

최수인 작가의 ‘삽살개 구출 대작전’은 일제가 우리나라의 삽살개마저 다 죽였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게 한다. 군용 방한복을 만들기 위해 이 같은 살상을 자행한 일제에게 ‘곰실이’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강만이와 친구들의 노력이 절절한 마음으로 전해진다. 

#. 일본 아이들의 보드게임 ‘조선쌍육돌놀이’의 무서운 비밀 

정다운 작가의 ‘소복이’는 ‘조선쌍육놀이’를 하는 일본 소녀들의 천진난만함을 그려낸다. 이 놀이는 일제의 조선 침략을 정당화하는 주사위놀이다. ‘더러운 조센징’이라고 학대받던 식모 소복이가 동갑내기 유키코의 주사위돌을 품에 안고, 하얀 눈이 내리는 언덕을 올라가 일본 마을을 내려다본다.

#. ‘안녕, 할머니’, 세 처녀의 엇갈린 운명 

이정란 작가의 ‘안녕, 할머니’는 한 마을에 살던 세 처녀의 엇갈린 운명, 그 기억으로 평생 가슴앓이를 해 온 할머니를 지켜보는 고운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운이는 할머니의 아픔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어도, 블라우스 앞섶을 들어 눈물을 닦는 할머니 옆에서 함께 울어준다.

#. ‘어느 깜깜한 밤’, 아이들이 문화재 도굴에 나선 까닭

이희분 작가가 '어느 깜깜한 밤'이란 동화의 숨겨진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이희분 작가의 ‘어느 깜깜한 밤’은 일본의 문화재 도굴에 동원됐던 조선 아이들의 이야기다. 징용당한 아버지를 돌아오게 해 준다는 말에 영이와 철이는 일본인 하야시를 따라 나선다. 그리곤 무덤 속에 들어가 항아리와 주전자, 비녀 등을 꺼내자, 하야시는 아이들을 생매장 하려 한다.

#. ‘오냐 아저씨’, 조선말 큰사전 제작자의 비애 

박경희 작가의 ‘오냐 아저씨’는 ‘조선말 큰 사전’을 만든 정태진 선생님이 일본 경찰에 끌려갔던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선생님의 제자였던 선예는 기차에서 조선어를 썼다고 끌려가서 초죽음이 될 지경까지 일본 순사들에게 맞고 돌아온다. 학교 교무실에 있던 조선말 자료들을 지켜내기 위해 선예 동생 옥선이는 용기를 낸다.

#. ‘헝겊 귀마개’, 일본 소년이 주인공  

양태은 작가의 ‘헝겊 귀마개’는 유일하게 일본 소년이 주인공이다. 전쟁 중이어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평화롭게 지내던 일본 아이 도요아키. 그는 어느 날 지독하게 매를 맞으면서도 주눅 들지 않는 ‘번개눈빛’ 조선 사람을 만나게 된다. 전쟁의 실상을 깨달은 도요아키는 그 조선 사람과 따뜻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9명의 엄마들이 
동화를 펴낸 9명 엄마 작가들의 가족들이 출판기념회에서 축하를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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